김여정 "미국, 잘못된 기대로 더 큰 실망에 빠질 것"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이 미국이 잘못된 기대를 가지고 있다며 더 큰 실망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22일 김여정 부부장은 본인 명의의 담화에서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우리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가 이번에 천명한 대미 입장을 '흥미있는 신호'로 간주하고 있다고 발언하였다는 보도를 들었다"며 "미국은 아마도 스스로를 위안하는 쪽으로 해몽하고 있는 것 같다. 스스로 잘못 가진 기대는 자신들을 더 큰 실망에 빠뜨리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0일(현지 시각) 미국 방송 ABC의 <디스위크>에 출연, 김정은 위원장이 당 전원회의에서 미국과 대응에 있어 "대화에도 대결에도 다 준비되어 있어야 하며 특히 대결에는 더욱 빈틈없이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흥미로운 신호"라는 평가를 내린 바 있다.

설리번 보좌관은 "우리는 그들(북한)이 앞으로 우리에게 어떤 직접적인 의사소통을 취하는지 지켜보기 위해 기다릴 것"이라며 "미국은 북한과 원칙에 입각한 협상에 관여할 준비가 돼 있다. 우리는 그들이 이 방향으로 일을 시작하기 위해 (협상) 테이블에 앉을 준비가 돼 있는지 여부에 대한 평양의 분명한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후 지난 19일 한국을 방문한 성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21일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에서 "대화와 대결 모두에 준비돼있다는 김정은 위원장의 발언을 주목한다"며 "김 위원장이 대화를 언급한 것은 우리가 곧 긍정적인 반응을 얻을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기를 바란다"고 밝혀 북한과 접촉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또 "북한에 제안한 만남에 대해 여전히 답을 기다리고 있다"며 "전제조건 없이 언제 어디서나 만날 수 있다는 우리의 제안에 대해 북한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를 희망한다"고 공개적으로 촉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여정 부부장이 이날 담화를 통해 미국의 접촉 제안을 사실상 거절하면서 북미 간 대화 분위기는 다소 수그러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김 부부장이 위의 내용 외에 미국의 접촉 제안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은 만큼,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한 일종의 압박 전술 차원에서 이같은 입장을 밝힌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