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당시 현장에서 근무했던 노동자가 쿠팡의 화재 초기 대응이 미흡했다고 주장했다. 자신이 최초 신고자보다도 더 빨리 화재를 발견했지만, 보안요원에 의해 묵살됐다는 것이다.
2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덕평쿠팡물류센터 화재는 처음이 아니었다'에서 청원인은 자신을 화재 당시 최초 신고자보다 10분 더 빨리 화재를 발견한 노동자라고 소개했다.
청원인은 "사고 당일 1층에서 근무하는데 오전 5시 10~15분경 화재 경보가 울렸지만, 평소 잦은 오작동을 경험한 탓에 하던 일을 계속했다"며 "이후 오전 5시 26분께 퇴근 체크를 하던 중 C구역에서 D구역으로 연결되는 계단 밑에서 연기가 솟았고, 화재로 센터 셔터가 차단되고 있었다"고 전했다.
청원인은 쿠팡에서 첫 근무를 할 때도 화재 경보가 울렸지만 쿠팡 관계자는 "오작동"이라고 답했고 이후로도 잦은 화재 경보 오작동을 경험했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화재 때문에) 입구로 달리는데, 아직 많은 분들이 화재를 인식하지 못하고 일을 하고 있었다"며 "동료들을 향해 미친 듯이 뛰어 손을 흔들고 젖 먹던 힘까지 다해 불이 났다고 소리쳤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청원인은 "휴대전화가 있었다면 빠른 신고가 가능했을 텐데, 없어서 신고를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쿠팡 측은 물류센터 근무자들의 휴대전화를 수거해 보관한 뒤 퇴근 때 돌려주고 있다.
청원인은 쿠팡 측이 화재 신고를 묵살했다고도 주장했다. 청원인은 "무전기도 있고 휴대폰도 소지할 수 있는 물류센터 보안팀 관계자인 검색대 보안요원에게 화재 제보와 조치 요청을 드렸지만 사람을 미친 사람 보듯이 쳐다보면서 '불난 거 아니니 신경쓰지 말라'는 답변을 받았다"며 "이에 다시 한 번 '연기가 심하다는데 확인도 한번 안 해보고 왜 자꾸 오작동이라 하시는 거냐', '안에 일하시는 분들이 아직 많이 남았으니 확인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보안요원은 듣는 척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결국, 청원인은 다른 층을 찾아 또다른 보안요원에게 화재를 알렸지만 "원래 오작동이 잦아서 불났다고 하면 양치기 소년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상황의 심각성을 얘기하는 나에게 '수고하셨다 퇴근하라'는 말만 했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관리 관계자들을 믿고 화재 제보와 조치 요청을 하려던 그 시간에 차라리 휴대폰을 찾으러 가서 전원을 켜고 신고를 했더라면 대형화재로 번지기 전 초기 진압돼 부상자 없이 무사히 끝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청원인은 "평소에도 정전 등 크고 잦은 화재 경보 오작동이 있었으나 회사 측의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실행된 적은 없다"며 "화재 당일 대피방송은 없었고, 오작동이 많다며 꺼둔 스프링클러는 화재 당일에도 작동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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