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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찾아주세요”…경남 치매환자 실종자 수 증가추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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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찾아주세요”…경남 치매환자 실종자 수 증가추세

지난해 도내 실종신고 703건…경남경찰청-경남광역치매센터 18일 업무체계 강화 협력

치매를 앓고 있는 어머니가 집으로 돌아오지 않자 아들 A 씨는 덜컥 겁이 났다. 노인주간보호센터에서는 아파트 입구에 어머니를 내려주었다고 했다. 하지만 오후 7시30분이 가까워오자 A 씨의 불안감은 극에 달했다.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다. 경찰은 위치추적부터 했다. 하지만 실종자의 휴대전화는 꺼져 있었다. 거주지 부근과 예상되는 경로에 대한 수색이 이뤄졌다. 가슴이 바짝 타들어가던 A 씨와 가족들에게 낭보가 들린 건 밤 12시가 가까워져서였다. 지역 지구대 근무자들이 지역안전순찰을 하던 중 횡단보도를 건너려던 실종자를 발견했다. 실종자의 집에서 3㎞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이었다. 그러나 무사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기까지 배회한 시간은 6시간이나 걸렸고, 경찰이 수색에 나선 뒤에도 4시간가량이 걸렸다. 경찰도 가족도 모두 가슴을 쓸어내렸다. 실종자가 아무 탈 없이 무사히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던 건 어쩌면 천운이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이달 초 경남에서 발생한 치매노인 실종과 구조 과정이다. 일명 노인유치원이라 불리는 주간보호센터 차량을 타고 집으로 귀가한 뒤 아파트 입구에서 사라졌다가 무사히 집으로 돌아온 사연이다.

고령화 사회가 가속화되면서 경남지역 치매환자 수와 실종자 발생 건수도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경남광역치매센터 통계에 따르면 최근 3년 동안 도내 치매환자는 2018년 5만3653명에서 2019년 5만6435명, 2020년 5만9286명으로 꾸준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또 경찰청 통계를 보면 경남도내 치매환자 실종신고 건수도 2018년 600건에서 2019년 660건, 2020년 703건으로 함께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5월 기준으로는 2018년의 절반수준인 300건에 도달하기도 했다. 그만큼 치매환자 실종 예방과 신속한 대응체계 강화가 더욱 절실해지고 있음을 반증하고 있다.

▲경남경찰청과 경남광역치매센터가 18일 치매환자 실종자 예방과 대응체계 강화 업무협약식을 하고 있다. ⓒ경남경찰청

경남경찰청은 이 같은 치매환자 실종 예방 체계를 더욱 강화하고, 실종자를 신속하게 발견하기 위해 경남광역치매센터와 업무협력 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진주 경상대학교병원에서 18일 열린 업무 협약식에서 우선 치매환자용 ‘배회감지기’ 보급의 효율적 운영을 위해 경남경찰청과 시‧군 치매안심센터의 협력 관계를 유기적으로 가져가기로 했다.

배회감지기는 위성위치추적장치(GPS)가 내장돼 있어 보호자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환자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또 안심구역 설정으로 치매환자의 위치이동에 따른 자동 문자를 제공받을 수도 있다.

경남의 경우 각 시·군 치매안심센터에서 배회감지기 보급사업의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자치단체 중에는 창녕군과 양산시가 이 사업에 동참하고 있다. 경찰도 보급사업을 진행해 왔다.

경남광역치매센터 업무협약 담당 부서는 “경남 평균으로 따지면 치매안심센터에서 700~800대 정도 보급하고 있고 장기요양보험에서 380대 정도, 경찰에서 200여대 정도 보급해왔다”고 설명했다.

경남경찰청 여성청소년과 아동청소년계 담당자는 “경찰청으로부터 지원받아 해마다 도내에 190대씩을 지원해왔다”며 “경찰 업무 특성상 치매환자 실종자 수색과 배회감지기 보급 사업을 함께 병행할지, 치매안심센터에 보급업무 협조를 요청할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상남도광역치매센터 측은 큰 무리는 없다는 반응이다. 담당 부서는 “경찰 담당 부분만큼의 서비스 공백이 생기는 것을 차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지속적으로 해오던 업무이기 때문에 경찰청에서 경남에 배정하는 물량과 관련한 보급업무는 얼마든지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치매환자 실종신고 때 치매안심센터와 정보를 공유해 신속한 실종자 수색에 나설 수 있는 대응체계도 갖추기로 했다. 이에 따라 각 시‧군 치매안심센터는 경찰이 연계한 치매환자에 대해 각종 프로그램을 지원하도록 하는 제도적 기반도 마련할 방침이다.

치매환자 지문 사전등록을 확대하기 위한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경찰측 업무와 관련해 치매가 의심된다고 의뢰를 할 경우 시·군 치매안심센테에서 지문 사전등록을 미리 함으로써 실제 실종 때 보다 효율적이고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경남경찰청은 “이번 협약이 치매환자 실종 대응 인프라 구축의 선도사례로서 도내 치매환자 실종 예방에 기여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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