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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의회 폭동 알고도 대비 안했다..."지옥에서처럼 싸워라"던 트럼프 조사는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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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의회 폭동 알고도 대비 안했다..."지옥에서처럼 싸워라"던 트럼프 조사는 못해

"경찰 지휘 체계 무너져"...공화당 반대로 의회 폭동 조사위원회 무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지난 1월 미 국회의사당 무장 난입 사태에 대해 의회 경찰은 물론 군과 행정부까지 광범위한 대응 실패가 있었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폭도들이 공개적으로 소셜 미디어 등을 통해 무장 폭동을 계획했음에도 불구하고 의회 경찰, FBI, 국방부, 국토안보부 등이 아무런 대비를 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상원 국토안보 및 정부업무 위원회와 의사운영위원회는 8일(현지시간) 128쪽 분량의 의사당 난입 사태 조사보고서를 발표했다고 AP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위원회는 보고서에서 "의사당 정보국 요원들은 1월 6일 의사당 내 폭력 사태를 요구하는 소셜 미디어 게시물, 의사당 내부 구조 공유, 기타 폭력사태에 대한 구체적인 위협 등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상부에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사 과정에서 뇌손상, 골절 등 의회 경찰들의 추가적인 피해 내용도 새롭게 밝혀졌으며, 폭동 당일 지휘 체계가 완전히 무너져서 경찰과 군병력들은 개별적인 대응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도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지휘 체계는 전혀 기능하지 않았으며, 경찰 무선 통신에는 몇시간 동안 비명소리만 들려 일선 경찰관들을 더욱 위축시켰다고 한다. 위원회와 익명으로 인터뷰한 한 경찰관은 "현장은 어떤 지시도 존재하지 않았고, 부상을 당한 경찰관들은 도와달라고 애원하고 있었다. 이런 광경은 상상할 수 없었고 완전히 통제력을 잃었다"고 말했다고 한다.

또 다른 경찰관은 인터뷰에서 폭도들로부터 인종적 비난을 들었고, 폭도들 사이에서 나치식 경례를 주고 받는 것을 봤다고 한다.

폭도들은 노골적으로 경찰관들에게 의원들과 경찰관들을 죽이겠다고 협박했다. 한 경찰관은 "내가 살아서 집으로 돌아가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고 보고서는 적시했다.

보고서는 의회 폭동 발생을 막지 못한 근본 원인이 정보당국이 폭력 행위 가능성과 위협 정보에 대해 이를 분석하고 평가하는 법 집행 기관에 전달 하는데 실패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때문에 의회 경찰 뿐 아니라 국토안보부, 국방부 등 다수의 행정기관도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다.

공화당 반대로 상원에서 의회 폭동 조사위원회 관련 법안 통과 못해...의회 폭동 진실 묻히나

트럼프 행정부 당시 행정과 안보 실패의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는 의회 폭동 사태와 관련해 의회 차원에서 초당적인 위원회를 구성해 조사 보고서를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보고서가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고 미 언론들은 지적했다.

하원은 지난 5월 2001년 9.11 테러를 조사했던 위원회를 본딴 위원회를 만드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상원에서는 공화당 의원들의 반대로 법안이 통과되지 못했다.

또 이 보고서는 의회 폭동 당일 오전 백악관 앞에 집결한 지지자들에게 "의사당으로 가라", "지옥에서처럼 싸워라"라고 독려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책임에 대해선 조사하지 않았다는 한계가 있다.

▲트럼프 지지자들이 저지른 의회 무장 폭동에 대한 상원 조사 보고서가 8일 발표됐다.ⓒABC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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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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