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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철도 운송 체계의 실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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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철도 운송 체계의 실상은?

[북한경제 '전환기' 읽기] 철도운수부문

■ 철도운수부문

철도운수부문은 금속‧화학‧석탄공업의 수송에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철도운수는 전기기관차 위주이기 때문에 전력공업과 송배전의 영향을 받는다. 기관차의 속도 증강은 전기기관차공장의 생산력에 달려 있다.

화물차의 다양한 중량을 견디는 중량레일은 철강재의 강도에 달려 있다. 철도운수부문의 정상화에는 전력‧기계‧금속공업의 지원이 요구되는 것이다. 기관차의 무사고 정시운행과 같은 수송규율의 중요성 때문에 철도운수부문에서 엄격한 규율이 강조되며 실제로 군대처럼 운영된다.

철도운수부문을 향상하기 위해서는 철도건설과 능력 증강, 도로 보수와 신규 건설이 필요하다. 철도건설은 산업 및 인민 수요 지역에서 꾸준히 추진해오고 있지만, 도로 건설은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도로 이용률이 상대적으로 낮고 도로공사의 투자 소요가 엄청나기 때문이다. 북한은 도로 이용률이 높아지면 수입산 기름의 사용량이 급증하고 고속도로가 많아지면 곳곳에서 전투기의 이착륙이 가능해진다는 경제적‧군사적 고려를 해왔다.

남한에서 고속도로와 국도가 산업의 젖줄이 되었음을 북한은 잘 알고 있다. 남북한 당국은 북한 철도‧도로의 개보수와 확충을 경협의 1호 아이템으로 삼아왔다. 한반도에서의 비핵화의 절차가 개시되고 유엔 안보리 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안이 철회되면 북한의 철도운수부문은 비약적으로 발전할 기회를 맞을 것이다. 북한은 그 전에 점진적으로 도로 확충에 나설 계획을 갖고 있겠지만 5개년계획에서 그런 분위기는 보이지 않는다.

북한 정부에서 철도운수부문을 담당하는 부서는 내각의 철도성과 육해운성이다. 철도성은 정치국(당 정치기관), 종합계획관리국, 기관차국, 객화차국, 수송지휘국, 차량연합총국, 역(驛)사업국, 철길국, 철도건설연합총국, 전기철도건설대, 공장관리국, 자재국, 전기통신국, 과학기술국, 국제교통국, 대외철도협력국, 수출입지도국, 행정조직국, 후방국 등의 국(局)을 두고 있다.

철도성은 평양항공역(공항), 평양철도국, 개천철도국, 함흥철도국, 청진철도국, 순천철도관리국, 신성천철도관리국, 해주철도관리국, 혜산철도관리국, 강계철도분국, 고원철도분국, 남포철도분국, 북창철도분국, 사리원철도분국, 신의주철도분국, 원산철도분국, 정주철도분국 등 철도국‧철도관리국‧철도분국을 두고 철도를 관리한다.

철도성은 철도연구원과 산하 연구소까지 갖춘 거대한 조직이다. 육해운성에는 계획국, 수송생산종합국, 자동차관리국, 자동차운수관리국, 항만수상운수관리국, 해운관리국, 갑문관리국, 법규조사국, 옥류선박운영국, 외국선박사업국 등이 있다(통일부, <2020 북한 기관별 인명록>).

철도운수부문의 정책 흐름

북한의 육상 수송망은 '주철종도(主鐵從道)'의 구조이다. 화물의 90%와 여객운송의 62%를 철도가 맡고 있어 철도의 수송 부담률은 86%에 이른다(도로 12%, 해운수송 2% 수준). 철도는 대량수송‧정기수송이 가능하며 수송시간이 짧고 수송원가가 저렴하다.

북한의 철도 총연장은 2014년 말 기준 5302㎞로 남한(3590㎞)의 148% 정도였다. 남한에서 철로 복선화로 궤도 총연장이 8465㎞인 점을 감안하면 북한의 철도 규모는 남한의 63% 정도이다(<2020 북한의 산업> 1권, 150쪽).

북한의 철도정책은 전철화‧표준궤화‧중량화를 기본축으로 한다. 북한이 전철화에 주력한 것은 전기기관차의 마력이 디젤기관차에 비해 커서 경사가 심한 산악지형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철도운수부문에 대해서는 간략한 지침을 제시해왔다. 2014년에 전력‧석탄‧철도운수부문에서의 '연대적 혁신'을, 2016년에 수송조직과 지휘 개선에 의한 열차의 정상운행 보장을, 2017년에는 발전소와 금속‧화학공장에 대한 수송 수요의 최우선적 보장을 각각 강조했다.

그는 2018년 신년사에서 석탄‧광물 철도수송에서의 연대적 혁신, 수송조직과 지휘의 과학화‧합리화, 철도부문에서의 군대와 같은 강한 규율과 질서 수립(열차의 무사고 정시운행 보장) 등의 과업을 제시했다.

철도운송체계에 과잉 의존하는 물류시스템에서 '열차의 무사고 정시운행 보장'은 가장 중요한 과제다. 2019년 신년사에서는 철도를 비롯한 교통운수부문에서의 규율 강화의 된바람, 수송능력과 통과능력의 제고에 의한 수송의 긴장성 해소 등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철도운수부문에 대한 현지지도를 하기는 했으나 자주 있는 일은 아니었다. 그는 김종태전기기관차연합기업소에서 생산한 지하전동차에 탑승해 평양지하철의 일부 구간의 시운전을 살펴보거나 평양무궤도전차공장에서 생산한 무궤도전차에 탑승해 평양 시내의 시운전을 살펴보았다.

그는 동해안의 철길(고암지구와 답촌지구 등)을 시찰하기도 했는데 이는 어촌지구에서 잡은 수산물의 수송통로를 확보하는 의미가 있었다. 이전에 철길공사가 중공업단지와 광산지구나 교통이 열악한 북부산악지대에 집중됐던 데 비해 동해 어촌지구를 연결하는 철길공사가 늘어난 것은 김정은 집권기의 새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철도운수부문에서 5개년계획의 첫해(2021년) 1/4분기 물동수송계획을 완수했다는 보도가 있었다(로동, 2021.4.2.). 아래는 2013년부터 현재까지의 철도운수부문의 정책 흐름을 정리한 것이다.

1. 2013년 3월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

① 인민경제 선행부문과 기초공업부문 주력

2. 2016년 5월 제7차 당대회 5개년전략

① 유일사령지휘체계 확립, 수송조직의 과학화?합리화, 규율 강화를 통한 철도수송의 신속성과 정확성, 원활성과 안전성 보장

② 김종대전기관차연합기업소의 현대화, 그것을 본보기로 하여 철도 공장기업‧소의 기술개건 촉진

③ 교류전기 기관차 같은 현대적인 철도수송수단의 개발 증산

④ 철도망 완비

⑤ 철길의 중량화‧고속도화 추진

⑥ 철도시설과 장비의 현대화, 관리운영의 정보화 실현

3. 2019년 4월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차 회의 시정연설

① 현실적 조건에 맞게 철도수송?배수송 강화를 위한 혁명적인 대책 수립

② 수도와 도소재지들의 여객운수문제의 우리식 해결

4. 2019년 12월 당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전원회의

① 경제사업에서 진일보를 가져오기 위한 과학적이며 실질적인 대책 제시

② 10대 전망목표의 지표별 계획들의 과학적 타산 및 수립, 전인민적인 생산투쟁과 창조투쟁 전개

5. 2021년 1월 제8차 당대회 5개년계획 /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4차 회의 <내각사업보고>

① 철도의 현대화 추진, 수송사업의 혁명적 개선, 철도수송의 수요 보장

② 세계적인 선박건조기술 발전추세에 맞는 대형짐배(컨테이너선) 생산 증대

③ 새 형의 지하전동차, 무궤도전차, 궤도전차, 여객버스의 생산 증대

6. 2021년 2월 당중앙위원회 제8기 제2차전원회의

① 철도의 정비 보강

② 철길상태 개선사업의 강력한 추진

정책과제를 주제별로 분류하면 다음과 같다.

철도운수부문의 기본방향① 철도 수송사업의 개선

첫째, 철도 수송사업의 개선이다.

* 유일사령지휘체계 확립, 수송조직의 과학화‧합리화, 규율 강화를 통한 철도수송의 신속성과 정확성, 원활성과 안전성 보장 2-①

* 철도망 완비 2-④

* 철길의 중량화‧고속도화 추진 2-⑤

* 철도시설과 장비의 현대화, 관리운영의 정보화 실현 2-⑥

* 현실적 조건에 맞게 철도수송 강화를 위한 혁명적인 대책 수립 3-①

* 철도의 현대화 추진, 수송사업의 혁명적 개선, 철도수송의 수요 보장 5-①

* 철도의 정비 보강 6-①

* 철길상태 개선사업의 강력한 추진 6-②

철길공사에서 최근 년에 눈에 띄는 것은 혜산-삼지연철길이었다. 철길이 완공되어 2019년 10월 15일 위연청년역에서 개통식이 진행됐다. 216사단 철길건설여단의 지휘관들과 돌격대원들은 수십 개의 차굴과 다리, 12만 여㎡의 옹벽공사 등을 완료해 혜산과 삼지연 사이의 철길구간을 전변시켰다.

혜산-삼지연철길이 건설됨에 따라 백두산지구 혁명전적지‧혁명사적지를 찾는 답사자들의 편리를 보장하고 철도망을 완비하는 사업에서 진전이 있었다고 한다. 개통식에는 김재룡 총리,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 오수용, 내각부총리 동정호, 철도상 장혁, 건설건재공업상 박훈, 량강도인민위원장 리성국 등 책임자들이 총출동했다(중통, 2019.10.16).

철도운수부문의 기본방향② 철도부문 공장‧기업소의 현대화

둘째, 철도부문 공장‧기업소의 현대화이다.

* 김종대전기관차연합기업소의 현대화, 그것을 본보기로 하여 철도 공장‧기업소의 기술개건 촉진 2-②

* 교류전기 기관차 같은 현대적인 철도수송수단의 개발 증산 2-③

철도부문 공장‧기업소의 현대화와 관련해 내각 철도성 정보기술연구소의 과학자‧기술자들이 주목할 만한 연구 성과를 냈다는 보도가 있었다(중통, 2016.1.15). 이들은 레일맞땜용접기, 천정기중기, CNC터닝반의 원격조종체계들과 지리정보체계, 철길곡률계산프로그램 등을 연구 완성해 열차의 정상운행, 철도의 물질기술적 토대 축성에 기여했다.

2016년 1월 1일에 운행을 시작한 지하전동차의 개발, 수송지휘정보체계를 도입한 북창지구의 화물수송 등에도 기여했다. 정현철 기사장에 따르면, 정보기술연구소는 2016년에 수송지휘정보체계의 완비, 철도운수부문 공장‧기업소 생산 공정의 CNC화‧무인화 주력, 여러 가지 첨단정보기술제품 생산 등의 계획을 갖고 있었다.

철도성 철도연구원 산하에 정보기술연구소 외에도 연구소가 많이 있는 것으로 보아 과학기술을 접목한 크고 작은 개발이 이뤄지고 있을 것이다. 그와 관련된 보도를 찾지 못해 정보기술연구소의 성과를 소개하는데 그친다.

◎ 박봉주 당 부위원장은 2019년 12월 중순 평양시 서성구역에 있는 김종태전기기관차연합기업소를 방문해 현장 실태를 파악했다. 그는 제관직장‧객차직장 등에서 객차 생산의 질을 높은 수준에서 보장할 것을 지시했다. 현지협의회에서는 연관단위들에서 자재와 협동품을 보장하는 문제 등이 토의됐다(중통, 2019.12.13.).

◎ 김재룡 총리는 그해 9월 중순 이 기업소의 여러 곳을 돌아보면서 CNC설비들을 갖추고 생산과 수리정비를 정상화하여 수요를 충족시킬 것, 기업소의 현대화에서 간부들이 창조적 지혜를 발휘할 것 등을 지시했다(중통, 2019.9.13.). 그는 같은 해 11월 초순에는 원산철도차량연합기업소를 방문해 생산정형을 파악하고 경영전략‧기업전략을 올바로 세위고 화차 생산을 증대하기 위한 대책을 강구했다(중통, 2019.11.8).

철도운수부문의 기본방향③ 평양과 도 소재지의 여객운수 개선

셋째, 평양과 도 소재지의 여객운수 개선이다.

* 수도와 도소재지들의 여객운수문제의 우리식 해결 3-②

* 새 형의 지하전동차, 무궤도전차, 궤도전차, 여객버스의 생산 증대 5-③

◎ 김재룡 총리는 2019년 8월 하순 평양버스공장‧평양무궤도전차공장 등을 방문해 '우리의 힘과 기술'로 만든 새 형의 버스와 축전지차(전기차) 등을 보면서 이곳 간부들과 노동계급의 성과를 격려했다. 그는 조립공정에 선진기술을 적극 도입할 것을 지시했다. 현지협의회에서는 생산공정을 자동화‧로보트화하는 문제, 연관단위들에서 협동품을 원만히 공급하는 문제 등이 토의됐다(중통, 2019.8.26).

철도운수부문의 기본방향④ 컨데이너선박 생산

넷째, 해양수송과 관련한 컨테이너선박 생산이다.

* 세계적인 선박건조기술 발전추세에 맞는 대형짐배(컨테이너선박) 생산 증대 5-②

<김종태전기기관차><평양버스공장><평양무궤도전차공장>의 현장 지휘에서 확인된 포인트는 다음과 같다.

- 객차 생산의 질 보장

- CNC설비 구비 및 생산과 수리정비 정상화

- 생산 공정의 자동화‧로봇화

- 조립공정의 선진기술 도입

- 연관단위들에서 자재와 협동품 공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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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구

한양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해 동 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한양대학교 중소(中蘇)연구소 연구원, 중앙일보 북한문제 전문기자, 월간 <민족21> 편집기획위원, 사단법인 현대사연구소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저서로 <김정은의 경제발전전략>, <남북을 오고간 사람들 : 남의 조직사건과 북의 대남사업>, <박병엽 증언록 1- 조선민주주의인미공화국의 탄생>(공저), <박병엽 증언록2-김일성과 박헌영 그리고 여운형>(공저) 등이 있고 역서로 <김정일과 수령제 사회주의>(스즈키 마사유키 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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