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전 경찰 폭력에 의해 사망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유가족이 25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만나 흑인 등 유색인종을 보호하는 법적 조치를 마련해달라고 요구했다.
플로이드는 지난해 5월 25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경찰관인 데릭 쇼빈에게 무릎으로 목을 9분 이상 졸려 사망했다. 플로이드는 경찰들에게 "나는 숨을 쉴 수 없다"며 풀어줄 것을 요청했으나 끝내 사망했고, 이 사건을 계기로 미국 전역에서는 인종차별 항의시위가 거세게 일어났다.
그의 죽음은 미국 사회에 큰 영향을 끼쳤지만, 정작 그의 죽음을 야기한 경찰 폭력, 인종차별 등을 개선하기 위한 법적, 제도적 변화를 하나도 일어나지 않았다.
때문에 플로이드 유가족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의 초대로 백악관을 방문하고, 이어 의회에도 초대를 받아 상하원 지도부를 만났지만, 유가족들에게 크게 위로가 되지 않았던 자리로 보인다.
플로이드의 동생인 필로니스는 비공개로 진행된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면담에서 "대머리 독수리를 보호하기 위한 연방법을 만들 수 있다면 유색인종을 보호하기 위한 연방법도 만들 수 있다"며 관련 법 제정을 촉구했다고 AFP가 보도했다. 미국의 국조이자 멸종 위기종인 대머리 독수리는 연방법으로 위협, 포획 등을 금지하고 있다.
의회에서 유가족들을 만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플로이드의 딸에게 지안나에게 "네 예상이 현실이 되고 있다"고 격려의 말을 건네기도 했다. 올해 7살인 지안나는 아버지의 죽음에 대해 "우리 아빠가 세상을 바꿨다"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져 많은 이들을 안타깝게 하기도 했다.
미국 의회에서는 플로이드의 이름을 딴 경찰개혁법안인 '조지 플로이드 정의 치안 법'(George Floyd Justice in Polities Act)이 발의돼 민주당이 다수를 점하고 있는 하원을 통과했다. 하지만 상원에서는 경찰에 대한 면책특권을 폐지하는 문제에 대해 공화당이 반대하고 있어 비공개 협상 중이다. 소수당이 법안 통과를 반대하기 위한 필리버스터를 저지하기 위해선 60명이 법안에 찬성해야 하기 때문에 공화당에서도 10명의 상원의원이 법안 통과를 찬성해야 하기 때문에 법안 통과를 낙관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플로이드 가족 변호사이자 흑인 민권변호사인 벤자민 크럼프 변호사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플로이드 가족들은 "조속한 법안 통과"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의미있고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법안 통과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