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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윤석열‧이재명 '공정 경쟁'에 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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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윤석열‧이재명 '공정 경쟁'에 쓴소리

"윤석열, '형식적 공정' 밑을 봐야…이재명, 숟가락 올려놓기"

진중권 동양대 전 교수가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 여야 대선주자들이 앞다퉈 뛰어든 '공정' 경쟁에 비판적 견해를 밝혔다.

2030 세대를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는 공정론에 포퓰리즘으로 영합하거나(이재명), '조국 사태'로 분출된 형식적‧법적 공정성 논란으로 정치적 수혜를 얻은 데에 머물러있다(윤석열)는 것이다.

21일 윤 전 총장을 지지하는 전문가 모임인 '공정과 상식 회복을 위한 국민연합' 창립 토론회에서 기조발제를 맡은 진 전 교수는, "모든 대선주자들은 (2030 세대의) 진짜 욕망, 진짜 불만에 대한 대답을 내놓아야 한다"고 했다.

진 전 교수는 우선 "이 정권에서 공정이 깨졌기 때문에 공정은 시대의 화두가 됐다"며 "윤 전 총장이 주목받은 것도 그것 때문"이라고 했다.

진 전 교수는 "법 위의 특권을 인정하는 것에 대한 견제를 해왔기 때문에 윤 전 총장이 절차적 공정성의 상징이 됐다"며 "그러나 윤 전 총장을 통해 표출된 공정은 법적, 형식적 공정"이라고 했다.

그는 "법적, 형식적 공정은 모두 똑같아야 한다는 것인데, 법적으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내가 차별받지 않지만 (실제로) 공정한가"라며 "원초적 불공정 상태가 (조국 사태를) 트리거로 강렬하게 표출이 된 것일 뿐이다. 빙산의 일각이 아니라 그 밑을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검찰총장으로서 (법적) 잣대를 엄밀하게 댔다고 해서 대선후보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며 "형식적 공정이 아니라 경제적, 실질적 공정으로 나아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진 전 교수는 이어 이재명 지사에 대해선 "'기본소득 시리즈'는 전형적인 평등주의적 정책인데, 평등주의적 생각이 인기가 없으니 성장과 공정을 슬쩍슬쩍 얘기하면서 숟가락을 올려놨다"고 했다.

그는 "기본소득 시리즈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조국 사태 때 한마디도 안 했던 분이 공정이 시대의 화두가 되니 전형적인 포퓰리즘적 접근을 하고 있다"고 했다. 또한 "모든 대선주자들이 어떻게 하면 표를 얻을까 하는 나쁜 정치를 하고 있다"며 "정치가 여기저기 영합해 표를 얻어먹는 노략질로 잘못 이해되고 있다"고도 했다.

진 전 교수는 이어 "과거에는 노무현처럼 소신을 가진 정치인들을 더러 볼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정치인이 한 명도 없고 정치 모리배만 남아있다"며 "진영논리로 사람들 수준을 돌머리로 만들고 광신도로 만들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노무현 정부까지는 보수든 진보든 사회를 진보시켰는데,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사회가 진보한다는 느낌이 없다"며 이 같이 말했다.

진 전 교수는 2030 세대를 중심으로 제기된 공정론의 표리도 짚었다. 그는 "이 세대는 해방 이후 최초로 부모 세대보다 못 살게 될지도 모르는 세대"라며 "근로소득으로 자산 격차를 따라잡을 수가 없는 절망감 때문에 주식을 하고 가상화폐 투자를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게임의 규칙만 공정하게 해달라고 요구할 뿐, 그 이상의 전망을 가질 여유가 주어지지 않았다"고 했다.

이처럼 개인 간 경쟁에 내몰린 젊은층이 불공정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를 설명하면서도 그는 "조국 전 장관 자녀와 평택항 노동자가 공정하게 경쟁한다고 경쟁이 되나"며 "능력주의와 실력주의는 환상에 불과하다"고 했다.

그는 '인국공 사태'를 언급하며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한다고 하니 젊은이들이 반발했다. 나는 정규직이 되려고 공부를 했는데, 공부 안 하고 바로 정규직이 되는 것(은 싫다는 게) 젊은이들의 마인드"라고 했다.

또한 "조직이 아닌 개인들이 경쟁하면서 온라인 네트워크에 묶여서 종족화하고 부족화하는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며 "여성주의에 대한 백래시가 반동적으로 일어나기도 했다"고 진단했다.

진 전 교수는 이어 "대부분의 노동자, 청년들은 꿈을 가질 수가 없다"며 "1% 승자와 99% 패자가 있는 경쟁에 대한 사회적 해법을 제시하는 정치인이 나와야 한다"고 정치권에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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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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