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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 연기론' 수면 위로…'이재명 견제'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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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 연기론' 수면 위로…'이재명 견제' 본격화

민형배 "경선 연기할 이유 없다" 공개 반발

더불어민주당이 대통령선거 경선 연기론을 둘러싸고 벌어진 내부 갈등이 표면화됐다. 차기 대선주자들의 유불리가 엇갈리는 경선 시기 싸움이 본격화된 것이다.

민형배 의원은 7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처럼 해도 이길 수 있는데 (경선 시기를) 연기할 이유가 없다"며 "당 지도부가 입장을 명백하고 분명하게 정리하고, 당원들은 당 지도부 결정에 따라야 한다"고 했다.

대선 180일 전까지 대선후보를 선출토록 규정한 현행 민주당 당헌에 따라, 늦어도 오는 9월 10일까지 대선후보를 결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최근 친문계를 중심으로 '180일 전' 규정을 '120일 전'으로 바꿔 2달 가량 선출 시기를 늦추자는 경선 연기론이 제기되자 반박한 것.

경선 연기론은 민주당 대선후보가 야권 후보보다 빨리 결정되면 이후 야권 경쟁 시기에 정치적 주목도에서 밀려날 수 있다는 것이 명분이다. 한동안 물밑에서만 언급됐으나, 송영길 대표 체제가 들어선 이후 본격화됐다.

전날 전재수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대선 180일 전에 이미 대선후보를 만들어놓고 국민의힘이 진행하는 역동적인 후보 경선 과정을 멀뚱멀뚱 쳐다만 봐야 하는 당황스러운 상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연기론을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민형배 의원은 "국민의힘이 이전투구 싸움을 시작할 때 민주당은 두 달이나 먼저 시민의 마음을 얻는 작업을 시작할 수 있다"면서 "전열을 정비하고 탄탄한 준비를 해야 할 시간이지, 소모적 논란으로 블랙홀을 만들 때가 전혀 아니다"고 반박했다.

현행 당헌을 지켜야 한다는 '원칙론'은 현재 여론조사에서 앞서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에게, '연기론'은 친문 진영 후발주자들에게 유리할 것으로 관측된다. 민형배 의원은 이재명 지사를, 전재수 의원은 대선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이광재 의원을 돕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대선 주자인 김두관 의원도 전날 정세균 전 국무총리를 만나 경선 연기론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총리는 자신의 입장을 분명하게 전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이낙연 전 대표는 지난 4일 "원칙은 존중돼야 한다"고 말했지만, 경선이 연기되면 이 지사를 추격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선 연기론과 원칙론이 최대 이슈로 부각되면서 공은 송영길 대표에게 넘어갔다. 송 대표는 지난 2일 "대선 승리에 도움이 되느냐 안 되느냐에 따라 판단할 것"이라고 변경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특정 후보를 배제하거나 불리하게 룰을 바꿀 수는 없다"고 이 지사 측의 반발에도 촉각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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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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