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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 발전의 견인차 농민공의 감소, 인구 감소의 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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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 발전의 견인차 농민공의 감소, 인구 감소의 폐해?

[원광대 '한중관계 브리핑'] 농민공에 대한 인식과 처우 개선 시급

올해 초, 중국 기업들은 인력난이라는 전대미문의 난관에 봉착했다. 조금 과장해서 말하자면 취업 박람회에 사람을 구하러 온 사람이 직업을 구하려는 사람보다 많았을 정도라고 한다. 그 이유는 1년 만에 농민공이 500만 명가량 줄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간 농민공은 많은 수와 값싼 노동력으로 중국의 경제 발전을 이끌어왔다. 농민공의 급감은 곧바로 노동력의 위기로 이어지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농민공의 수가 감소한 이유는 중국의 노령화와 인구 감소 추세가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과연 그것뿐일까?

농민공과 경제 발전

농민공은 호적이 농촌인 '농민(農民)'이지만, 도시에서 일하는 '노동자(工)'를 뜻한다. 중국 경제 발전의 아버지로 일컬어지는 등소평은 개혁개방을 선포하며 여러 정책을 도입하였다. 그 주요한 정책 중 선부론(先富論)이라는 것이 있다. 즉, 능력이 되는 자와 지역이 먼저 부유해진 후에 이들이 다른 지역의 발전을 이끈다는 것이다.

실제로 심천(深圳) 등 지역이 경제특구로 설정되면서 이들을 중심으로 해외 자본을 유치하는 등 중국의 경제 발전에 크게 이바지하였다. 하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도 적지 않았다. 그것은 바로 빈부격차.

중국의 빈부격차는 사람 간 양극화도 문제지만 지역간 격차, 특히 도시와 농촌의 빈부격차가 매우 심각하다. 농민이 일 년 내내 열심히 땀 흘리며 농사를 지어 얻는 수입이 도시민의 약 1/3에 달한다고 한다. 이것도 그나마 많이 개선된 수치라고 한다. 도시의 높은 수입과 도시의 현대화 과정에서 많은 노동력이 필요하자, 농민들이 대거 도시로 진출하여 필요한 노동력을 제공해왔다. 농민공은 바로 이러한 과정에서 탄생했고, 일선에서 중국 경제를 이끌어 왔다.

농민공이 도시에서 일하는 분야는 매우 광범위하다. 식당, 카페 등 삶의 현장 곳곳에서 이들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으며, 새로 지어진 빌딩 중 농민공의 손을 거치지 않은 것이 없을 정도이다. 과학기술과 최첨단 산업이 갈수록 발달하면서 사람의 손이 필요하지 않은 일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렇지만, 광활한 중국에는 아직 현대화가 필요한 지역이 많아, 앞으로 오랜 기간 농민공의 방대한 노동력이 필요할 것이다. 농민공이 지금처럼 계속 줄어든다면 이후 중국의 행보에 대대적인 변경이 불가피하다.

농민공 감소의 원인

2020년 중국의 『농민공감측조사보고』에 따르면, 중국의 농민공 총수는 2억 8천만 명으로 2019년에 비해 517만 명이 줄었다고 한다. 2020년 중국의 사망자 수가 1000만 명 정도였고, 이들 대부분이 노동을 할 수 없는 고령자이었던 것에 비교하면, 농민공 500만 명의 감소는 중국의 노동력 공급에 빨간 불이 들어온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 대체 농민공은 무슨 이유로 이렇게 줄었을까? 중국에서는 공식적으로 농민공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아래의 몇 가지 사항을 거론하고 있다.

첫째로, 60세 이상은 통계에 넣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중국에서 정식으로 계약서를 체결할 수 있는 법적 연령은 60세 이내로, 60이 넘으면 정년퇴직해야 한다. 중국 전역에서 노령화가 가속화하면서 농민공 중에도 정년퇴직한 이들이 적지 않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둘째로, 농촌 진흥 사업이 활발히 전개됨에 따라 본업인 농민으로 돌아간 농민공도 적지 않다고 한다. 실제로 최근 중국은 발전지상주의에서 벗어나 부의 재분배로 정책을 전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그 결과 그간 소외받던 농촌에 활기가 일고 있다. 고향에서도 높은 임금을 받고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자 굳이 도시에서 일할 필요를 못 느껴 돌아간 이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셋째로, 한 곳에 정착하며 오랜 기간 일하는 농민공보다 유동적이고 임시로 일하는 사람이 늘었다는 분석이다. 돈을 덜 벌더라도 언제든지 그만 둘 수 있고, 바로 보수를 받을 수 있는 직종을 선호하는 농민공이 많아진 것이다. 이들은 정식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기 때문에 통계에 서 빠졌다.

넷째로, 창업 인구의 증가이다. 현재 중국 정부에서는 창업을 적극 장려하며 여러 우대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 결과 어느 정도 자본을 모은 농민공이 창업의 길로 접어들어 더 이상 농민공의 신분이 아니게 된 것이다.

농민공에 대한 인식과 처우 개선 시급

위와 같은 공식적인 이유로 농민공이 급감한 것 외에도 중요하게 짚어볼 문제가 있다. 도시민의 농민공에 대한 처우와 인식이 매우 좋지 않다는 것이다. 도시에서 일하는 농민공들은 도시의 높은 물가에 적응할 수 없어 도시의 변두리에 터를 잡고 생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농민공 대부분은 고향에 있는 가족에게 가져다줄 돈을 벌기 위해 격무에 시달리면서도 최대한 돈을 아낀다. 이런 농민공들을 도시민은 불결하고 교양이 낮은 하층민으로 여기며, 그들과 그들이 사는 곳을 매우 기피한다. 하루 종일 노동에 시달린 농민공들이 하루를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이 도시민에게는 슬럼가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농민공의 도시 생활 역시 심각한 문제이다. 중국 대도시는 인구의 과도한 유입을 막기 위해 엄격한 호적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외부인이 대도시에 와서 살 수는 있다. 하지만, 이들은 자신의 호적지 외 다른 도시에서 공공 서비스를 받기가 어렵다.

예를 들어 농민공이 몸이 아파 병원에 갔을 경우, 일반 도시민들은 의료보험 서비스를 통해 저렴한 가격에 병원을 이용할 수 있지만, 농민공들은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높은 의료비를 지불하거나 복잡한 수속을 거쳐야만 병원을 이용할 수 있다.

이 밖에도 가족 전부가 함께 도시에 와서 일하는 농민공 자녀의 학업도 문제이다. '차독비(借讀費)'라는 막대한 비용을 학교에 지불하고, 부모가 도시에 몇 년을 거주했어야 하는 등 여러 복잡한 조건을 갖추어야만 농민공 자녀는 도시의 학교에 입학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웬만큼 성공한 농민공이 아니고서야 도시의 학교에 자녀를 입학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다.

고용주가 농민공에게 임금을 제때 지불하지 않는 것도 문제이다. 뉴스에서 체불된 임금을 받기 위해 위험한 장소에서 시위하는 농민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사회적 약자인 농민공을 기만해 임금을 체불하는 악덕 업주들이 지금도 적지 않다.

앞서 농민공 감소의 세 번째 원인, 즉 정식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는 농민공이 많아진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장기간 노동력을 제공했다가 임금을 못 받을 위험 때문에, 단기이고 보수가 적더라도 제때 임금을 받을 수 있는 일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도시민의 농민공에 대한 이러한 편견과 차별 때문에 젊은 농촌 인력들이 부모 세대와는 달리 도시로 유입해 농민공이 되려고 하지 않는다고 한다. '농민공'은 이미 불결·비위생·무식 등 온갖 부정적인 이미지로 뒤덮여져 있으며, 도시민의 질시를 받고 있다.

노동을 최고의 가치로 삼았던 사회주의국가 중국이 경제 개발에 성공하고 나서 오히려 경제 개발의 주역인 농민공을 이처럼 대우한다는 것이 참 아이러니하다. 전국적인 인구 감소 추세 속에서도 농민공에 대한 불평등한 처우가 지속된다면 농민공의 수는 갈수록 줄어들 것은 자명하다.

이는 결국 머지않아 중국의 노동력 감소와 그로 인한 경제 개발의 둔화로 이어질 것이다. 중국의 경제 발전이라는 화려한 이면에 땀과 먼지로 더렵혀진 농민공이 있으며, 이들에게 정당한 대우를 해줘야한다는 사실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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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광대학교 한중관계연구원

'중국문제특성화' 대학을 지향하면서 2013년 3월 설립된 원광대학교 한중관계연구원은 중국의 부상에 따른 국내외 정세 변화에 대처하고, 바람직한 한중관계와 양국의 공동발전을 위한 실질적 방안의 연구를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산하에 한중법률, 한중역사문화, 한중정치외교, 한중통상산업 분야의 전문연구소를 두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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