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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익스프레스 산업재해 참사 1년..."우리 가족은 아직도 그날에 갇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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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익스프레스 산업재해 참사 1년..."우리 가족은 아직도 그날에 갇혀 있다"

유족과 노동단체, 오는 29일 한익스프레스 참사 1주기 맞아 추모주간 선포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집에 오실 아버지를 기다리던 중 한익스프레스 이천 물류창고 화재와 아버지의 소식을 들었습니다. 1년이 지난 지금도 전혀 괜찮지 않습니다.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을 뿐이며 저의 삶은 2020년 4월 29일 그 날에 갇혀 있습니다."

'한익스프레스 이천 물류창고 건설현장 산재 참사' 유족이 참사 1년을 맞아 사측의 진심어린 사과와 건설안전특별법 제정 등 참사 재발 방지 대책을 촉구했다.

유족은 민주노총, 건설노조, 중대재해기업처벌법운동본부 등과 함께 26일 한익스프레스가 입주한 서울 대한건설사회관 앞에서 한익스프레스 참사 추모주간 선포 기자회견을 열었다. 참사 1주기는 오는 29일이다.

유족 "공사 결정 권한 있는 사람이 '책임 없다'고 말했다"

한익스프레스 참사로 희생된 고 김일수 씨의 딸 김지현 씨는 "저희 아버지는 아침마다 손수 제 교복을 다려주시던 가정적이고 사랑 많고 상냥한 아버지였다"며 "매일 수도 없이 지금 내 옆에, 지금 이 세상에 왜 아버지가 계시지 않는지, 누가 이런 참사를 발생시켰는지,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지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씨는 "재판을 방청하면서 (물류창고의) 효율성을 높이려 설계를 변경했고 설계 변경이 피해를 크게 만들었다고 들었다"며 "한익스프레스 전무는 재판에서 자신이 (설계 변경을) 결정한 것이 아니고 기억이 없고 몰랐기 때문에 책임이 없다고 했다고 들었다"고 했다.

김 씨는 "공사 결정 권한이 있는 사람이 책임이 없다면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책임 져야 하는 사람들의 입에서 죄송하다는 사과의 말이 나왔지만 그 사과와 사죄가 고인과 유가족에게 하는 사과인지 판사에게 하는 것은 아닌지"라고 지적했다.

김 씨는 "저는 진심어린 사죄와 사과를 받고 싶다"며 "제발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게 하겠다는 약속도 받고 싶다"고 말했다.

유족과 노동단체는 한익스프레스 참사 추모주간 건설현장 산재사망 사진전, 시민분향소 운영, 추모문화제 등의 추모사업을 진행하고 건설안전특별법 제정 등을 요구할 계획이다.

▲ 한익스프레스 이천 물류창고 산재 참사 유족과 민주노총, 건설노조, 중대재해기업처벌제정운동본부가 26일 한익스프레스 본사가 입주한 대한건설사회관 앞에서 추모주간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프레시안(최용락)

안전조치의무 위반, 공사기한 단축이 원인이었던 인재(人災)

한익스프레스 참사는 지난해 4월 29일 한익스프레스가 시공사인 건우에 발주한 이천 물류창고 건설현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일용직 노동자 등 38명이 숨진 사건이다.

수원지방법원은 지난해 12월 한익스프레스 1심 재판에서 업무상과실치사상,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 혐의로 △ 한익스프레스 팀장 금고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 건우 관리소장 징역 3년 6개월 △ 감리단장 금고 1년 8개월 등 5명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건우 법인에도 벌금 3000만 원을 부과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관계자 4명에게는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화재가 대형 참사로 이어진 원인으로 경보설비 미설치, 대피훈련 미실시 등 시공사와 감리담당자의 안전조치의무 위반을 지목했다. 한익스프레스의 지시에 따라 건우가 공사기한을 단축하고 여러 작업을 동시에 진행한 점도 사고 위험을 높인 이유로 봤다.

이에 대해서는 검찰과 변호인은 모두 항소해 지난달 24일 항소심이 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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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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