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법규 위반 차량만 노려 ‘꽝’…보험사기 일당 32명 붙잡혀

SNS로 20대 초반 공범 지원자 29명 모집…양산‧울산서 12회 고의사고 후 보험금 7,400만원 타내

도로를 주행하며 교통법규를 위반한 차량들만을 골라 고의로 접촉사고를 낸 뒤 보험금을 타낸 보험사기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특히 이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20대 초반의 공범 지원자들을 모집한 뒤 고의접촉사고를 내는 방법과 보험처리 등에 관해 교육하고 역할을 나눠 조직적으로 범행을 저질러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남경찰청에 따르면 이들은 양산과 울산 지역을 중심으로 교통법규를 위반한 차량들을 골라 고의로 접촉사고를 낸 뒤 보험금 7,400만 원을 타내 가로채는 수법으로 범행을 이어왔다.

▲경남 양산과 울산을 배경으로 12회에 걸쳐 고의교통사고 후 보험금을 타낸 일당들은 SNS를 통해 20대 초반의 공범 지원자들을 모집했다. ⓒ경남경찰청

이와 관련해 양산경찰서는 지난 8일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 혐의로 A 씨 등 3명을 구속하고 공범 29명을 불구속 송치했다.

조사 결과 A 씨 등 주범 3명은 지난해 12월 말쯤 양산시 서창동에서 원룸을 임대해 사무실을 차려놓고 범행을 준비했다.

이후 SNS를 통해 일당 30만~40만 원을 주는 조건으로 교통사고 보험사기 공범들을 모집했으며, 이번에 붙잡힌 공범들은 주로 20대 초반으로 여성도 5명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범행 일당의 차량(원안 왼쪽 흰색)이 정차된 차량을 피해 중앙선을 침범해 달리던 차량(원안 가운데)을 상대로 고의 첩촉사고를 일으키고 있다. ⓒ경남경찰청

▲범행 일당이 로터리에서 진로 변경을 위해 차선을 변경하는 차량(왼쪽)을 고의로 들이받고 있다. ⓒ경남경찰청

이렇게 모집된 공범들은 사고 일으키기, 보험처리 등에 관해 교육을 받고 역할을 분담한 뒤 올해 2월부터 1개월가량 모두 12회에 걸쳐 범행을 저지르고 보험금을 타낸 것으로 드러났다.

범행의 표적이 된 차량들은 중앙선 침범이나 원형 로터리에서 진로변경을 위해 차선 바꾸기를 시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양산경찰서 교통범죄수사팀 서인구 팀장은 “왕복2차선 도로에서 길가에 정차한 차량을 피해가기 위해 중앙선을 침범해 진행하는 차량이 주요 범죄 대상이었다”며 “도로를 주행하며 그런 차량들을 발견하면 맞은편 차선에서 주행해오며 고의로 접촉사고를 일으켰다”고 설명했다.

또 “원형 로터리에서 진행 신호를 받은 뒤 진로변경을 하기 위해 차선 변경을 시도하는 차량을 대상으로도 고의접촉사고를 일으켰다”며 “주로 일반 병원보다 치료비가 적게 나오는 한의원에서 진단과 치료를 한 뒤 보험금을 타내는 수법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경찰 수사에 대비해 공범자 명의로 범행에 이용될 차량을 대여했으며, 주범 중 한 명인 B 씨가 고의사고를 내면 조수석에 동승한 공범과 운전자를 바꿔치기 하는 방법을 사용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해온 사실도 밝혀졌다.

서인구 팀장은 “코로나19 상황이 계속되고 취업마저 어려운 현실을 고려하면 이 같은 범행이 계속될 우려가 높다”며 “이번 경우처럼 보험금을 노린 고의교통사고 범죄의 표적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항상 교통법규를 준수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밝혔다.

또 “만약 고의가 의심되는 접촉사고가 발생하면 즉시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며 “범죄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차량 블랙박스 영상을 보관해 두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