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를 원색적으로 비난해 공화당 내 분열을 부추겼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하 직함 생략)은 이날 오후 자신 소유의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열린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기부자 만찬에서 매코널이 지난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 큰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비난하면서 그를 "멍청한 X자식(dumb son of a bitch)"이라고 비난했다고 NBC뉴스가 보도했다.
고성을 지르며 1시간 가량 진행한 연설에서 트럼프는 재차 '대선 부정선거론'을 주장하며 매코널과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을 맹비난했다.
트럼프는 "진정한 리더는 결코 지난 대선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매코널을 "얼음장처럼 차가운 패배자"라고 주장했다. 그는 매코널 대신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인 척 슈머였다면 "결코 그런 일이 일어나게 놔두지 않았을 것이며 그들(민주당)은 싸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매코널 부인(엘리슨 차오)을 교통장관으로 임명한 사실을 언급하며 "내가 아내를 고용했는데 그가 고맙다고 한 적 있느냐"고 강조했다. 차오 전 장관은 지난 1월 6일 트럼프 지지자들에 의한 의회 폭동 다음날 당시 각료 중에서는 처음으로 사퇴 입장을 밝혔었다.
트럼프는 펜스에 대해서도 의회 폭동의 원인이 됐던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조 바이든의 당선을 확정한 것에 대해 "실망했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한편 이날 행사는 억대에 가까운 참가비(10만 달러 이상)에도 불구하고 수백명의 참석자가 몰려 공화당 내 트럼프의 위상이 여전하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연회에는 로나 맥대니얼 전국위원회 의장, 토미 힉스 공동위원장을 비롯한 공화당 관계자들과 지지자 360명이 참석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11일 보도했다. 공화당내 트럼프 열성 지지 그룹인 론 드산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크리스티 놈 사우스다코타 주지사, 톰 코튼 아칸소 상원의원, 린지 그레이엄 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 등도 참석했다.
WP는 이날 만찬이 성황리에 진행된 것이 트럼프의 공화당 내 입지가 여전히 굳건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공화당의 모든 길은 마러라고로 이어진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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