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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한국 선박·선장 억류 해제…"오늘 무사히 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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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한국 선박·선장 억류 해제…"오늘 무사히 출항"

'동결 자금' 문제 교감있나? 정세균 이란 방문 주목

지난 1월 환경오염을 이유로 이란 당국에 의해 발이 묶였던 한국 화학 운반선 '한국케미'호와 선박 선장의 억류가 해제됐다.

9일 외교부는 "이란 당국에 의해 억류되어 이란 반다르압바스 항 인근 라자이 항에 묘박 중이던 우리 국적 선박(한국케미호)과 동 선박의 선장에 대한 억류가 오늘 해제됐다"며 "선장 및 선원들의 건강은 양호하며, 화물 등 선박의 제반 상황도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선박은 현지 행정절차를 마친 후 오늘 오전 10시 20분 (이란 현지 시각 오전 5시 50분) 무사히 출항했다"고 전했다.

▲ 지난 1월 4일(현지 시각) 이란에 억류됐던 한국 화학 운반선 '한국케미'호가 최종 억류 해제됐다. ⓒ외교부

해당 선박은 지난 1월 4일(현지 시각) 아랍에미리트(UAE)로 향하던 중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이란의 혁명수비대에 의해 나포됐다. 이란은 이 선박이 환경오염을 일으켰다며 이와 관련한 기술적‧법적 차원에서 억류 조치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환경오염은 명분일 뿐이며, 이란의 실제 목적은 한국 내 동결된 원유 수출 자금을 사용하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이 자금은 한국과 이란의 물품 거래를 위해 미국이 예외적으로 용인해준 거래 계좌인데, 지난 2018년 미국이 이란 핵 합의를 탈퇴하고 대 이란 제재를 복원, 이란 중앙은행을 제재 명단에 올리면서 거래가 중단됐고 이 때문에 자금이 묶여있는 상태다.

이에 이란이 해당 자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국 정부가 미국 정부를 설득하라고 압박을 넣기 위해 선박을 나포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힘을 얻어 왔다.

외교부도 이러한 점을 인식하고 이란 당국과 수 차례 협의를 진행했다. 특히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사건 초기인 1월 10~12일 이란을 직접 방문해 이란 지도층 인사들과 면담하며 해당 자금의 문제를 논의하기도 했다.

이후 2월 2일 이란 측은 해당 선박의 선원 20명(한국 국적 선원 5명, 미얀마 국적 11명, 베트남 국적 2명, 인도네시아 국적 2명) 중 선장을 제외한 19명에 대한 억류 해제 조치를 취했다.

당시 외교부는 "(한국과 이란) 양 차관은 신뢰회복의 중요한 첫걸음을 양국 정부가 시작했다면서, 동결된 원화자금 문제 해결을 통해 서로가 어려울 때 돕는 전통적 우호관계를 회복해 나가자는데에도 공감하였다"며 자금 문제에 대한 협의가 있었음을 밝혔다.

이어 외교부는 "최 차관은 이란 동결자금 관련 우리 정부가 독자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은 속도감 있게 추진해 나가면서, 미국측과 협의가 필요한 문제에 대해서는 대미 협의를 투명하게 진행해 나갈 것임을 이란측에 설명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에 선박의 완전 억류 해제로 이란 자금 문제를 두고 양국의 합의가 이뤄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이날 기자들과 만난 외교부 당국자는 "동결자금에 대해서는 미국 정부가 개방된 입장이었다. 트럼프 행정부 때와 다르게 확고하게 해결 의지를 표명했고 (우리는) 미국 포함해 유관국과 적극적 협의를 해 왔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란의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귀가 동결 자금 문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 합의의 당사국인 미국뿐만 아니라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국가들과도 다각적으로 협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실제 이번 선박 억류 해제가 있기 전에 지난 6일(현지 시각) 오스트리아 빈에서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을 위한 첫 당사국 회담이 열렸다. 미국은 이란의 반대로 회담에 직접 참가하지 못했지만 당사국인 이란과 독일, 프랑스, 영국, 러시아, 중국은 모두 참여해 복원의 기초적 논의를 시작했다.

이번 회담을 계기로 이란 핵합의가 다시 유효하게 작동할 수 있을지 주목되는 가운데, 이란은 미국 측에 제재를 먼저 해제하라고 요구하고 있고, 미국 측은 이란이 핵 합의를 준수하는 것이 먼저라며 맞서고 있는 상태다.

한편 이란이 선박의 억류 명분으로 내세웠던 환경오염에 대해 이 당국자는 "환경오염 여부에 대해서는 최종 확인되지 않았다"며 "우리 선사는 환경오염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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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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