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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오세훈·MB는 한 세트" vs. 오세훈 "박영선은 존재 자체가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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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박영선 "오세훈·MB는 한 세트" vs. 오세훈 "박영선은 존재 자체가 거짓말"

내곡동땅·태극기·BBK·공시지가·용산참사…마지막 토론회 난타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열린 마지막 방송 토론회에서 여야 서울시장 후보들이 또 한 번 진흙탕 싸움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는 '내곡동 땅', '태극기 집회', '이명박 측근' 등의 소재로 상대 후보 흠집내기에 주력했고,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는 집값 폭등, 재개발, 부동산 세금 등의 이슈로 '욕망의 정치'를 재현했다.

두 후보는 5일 오후 방송기자클럽 주최 TV 토론에서 다시 정면으로 충돌했다. 그간 쟁점이 돼온 오 후보의 내곡동 처가 땅 의혹과 관련해 박 후보가 준비해온 패널을 들고 의혹을 제기하자, 오 후보는 내곡동 국민임대주택 사업 제안은 자신이 시장으로 당선되기도 전인 2006년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박 후보는 "오 후보는 2002년 이명박 서울시장 대변인이었다"며 "이명박 시장과 내통한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

오 후보는 발끈하며 "제가 측량 현장에 간 사실이 중요하지도 않다.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도 언론 인터뷰에서 '시장이 되기 전에 현장에 간 것이 무슨 이해관계 충돌이냐'고 했는데, 이런 말을 존중했으면 한다"고 반박했다. 당시 내곡동 땅 측량 현장의 알리바이를 놓고 인근 식당 주인이 오 후보를 봤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는 "수사기관에서 대질신문 한 번이면 해결될 것"이라며 "이미 고소를 했다"고 일축했다.

이에 박 후보는 "BBK와 똑같은 형국을 만들려는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 '이명박과 내통' 발언에 이어 '오세훈=이명박2' 프레임을 씌우려는 전술로 해석됐다. 박 후보가 "이명박의 BBK에 대해 사과하셨나?"라고 묻자, 오 후보는 황당하다는 듯 "제가 알 바 아니다. 그것을 내가 왜 설명하느냐"고 맞서기도 했다. 박 후보는 "이명박과 한 세트(set) 아니었느냐? 이명박 대통령 때 서울시장이었지 않느냐"고 공세를 이어갔다.

오 후보가 "이게 (토론 주제인) 민생과 무슨 관계가 있느냐"고 항변하자 박 후보는 "시민들이 거짓말 난무하는 시장을 원하지 않는다. 다 민생과 관계가 있다"고 했다. 오 후보는 "오히려 박 후보가 거짓말 본체"라며 "박 후보의 존재 자체가 거짓말 아니냐? (민주당은) 후보를 안 내기로 하지 않았느냐"고 민주당의 당헌 개정을 파고들었다.

이에 대해 이번엔 박 후보가 발끈했다. 박 후보는 "무슨 그런 말을 하느냐. 상대 후보에 대해서 '존재 자체가 거짓말이다'(라고 한) 그것은 아주 몹쓸 이야기"라고 정색을 했다. 오 후보도 "지금까지 계속 오세훈을 거짓말쟁이라고 한 게 누구냐?"라고 언성을 높였다. 박 후보는 "거짓말쟁이지 않느냐"고 받아쳤다. 오 후보는 "아니 본인은 거짓말쟁이라고 해도 되고, 저는 하면 안 되느냐"고 혀를 찼다.

오 후보에 대한 박 후보의 공세는 "'태극기 집회'와 함께하느냐? 전광훈 목사와 같이하느냐, 안 하느냐?"로 이어졌다. 오 후보는 "그때 (2019년 10월) 가서 연설 한 번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독재자라고 했다"고 답했다.

박 후보가 "독재의 의미가 뭐냐"고 따지자, 오 후보는 "야당을 무시하는 것이다. 국민 의사를 무시하는 것이다"라고 답했다. 박 후보가 "야당을 무시하면 독재냐? 국민 의사를 무시하면 독재냐?"라고 다시 묻자, 오 후보는 어리둥절한 듯 "아니냐?"고 되물었다. 박 후보는 "독재가 참 쉬워졌다"고 비꼬았지만, 표준대국어사전에 따르면 독재는 '민주적 절차를 부정하고 통치자의 독단으로 행하는 정치'를 뜻한다.

오 후보가 "이게(태극기 집회가) 민생과 무슨 상관이냐"고 따지자, 박 후보는 "태극기 집회는 소상공인들 매출에 찬물을 끼얹은 주체다. 매출이 회복되고 있었는데 8.15 집회 이후 코로나 팬데믹이 생겼다"며 "소상공인들이 피해를 보고 영업을 못 했다"고 근거를 댔다.

태극기 집회 논쟁은 내곡동 문제로 다시 돌아왔다. 오 후보가 "내곡동 땅이 또 민생하고 어떻게 연결되느냐"고 항의하자, 박 후보는 "다 민생하고 관련이 있다"며 "집값이 민생하고 관련이 없느냐"고 맞받았다. 오 후보는 "생태탕 매출 때문에 관련되느냐"고 비꼬고, 박 후보는 "아 그러네. 가르쳐줘서 감사하다"는 빈정거림으로 맞받기도 했다.

박 후보는 파이시티 비리 사건과 관련, 오 후보 캠프 비서실장을 맡고 있는 강철원 전 서울시 특보가 유죄 판결을 받은 일을 문제삼기도 했다. 오 후보는 "제 참모 중 한 명"이라며 "그렇게 따지면 민주당 이광재, 안희정, 박지원 등은 다 실형 살고 나왔지만 지사도 되고 국정원장도 되지 않았느냐. 민주당에도 그런 사례가 있는데 왜 제 주변 사람 한 명을 골라서 그러느냐"고 했다.

이처럼 박 후보의 전략이 오 후보에게 개발 비리, 극우 집회, 이명박 전 대통령 등 부정적 이미지를 덧씌우려는 것이었다면, 오 후보의 전략은 집값·재건축·세금 등 서울 유권자들의 부동산 관련 이익 추구를 부추기는 것이었다.

오 후보는 박 후보에게 "며칠 전 '이 정부 부동산 정책이 꼭 잘된 것만은 아니다'라고 했는데 어떤 점이 잘못이냐"고 물었다. 박 후보가 "1인 가구 증가를 공급이 쫓아가지 못한 부분을 반성한다"고 답을 하자, 오 후보는 재차 "잘못한 게 그거 한 가지냐? 이 정부 부동산 대책 다른 것은 다 잘 됐고 1인가구 공급을 제때 못 했다는 것?"이라고 되물어 "그렇다"는 답을 이끌어냈다.

오 후보는 또 "공시지가를 급격히 상향한 것이 잘한 것이냐"고 물어 담세자들의 공감을 유도하기도 했다. 박 후보는 이에 대해 "6억 이하 아파트는 재산세가 내렸고, 공시지가가 올라간 것은 그 이상(가격대)이다"라고 방어했다. 2020년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9억 원을 돌파했다.

오 후보는 이어 "지난 1년 동안 노원·도봉·강북구는 공시지가가 20~30% 올랐다, 너무 많이 올라서 당장 동결해도 부담스럽다"며 "동결시키지 않고 앞으로 10%씩 더 올리면 엄청난 부담이 된다"고 공격했다.

박 후보는 이에 대해 "10%씩 올린다는 게 아니라 ('최대' 10%로) '캡'을 씌운다는 것"이라며, 최대 10% 상승도 무리라는 오 후보의 주장에 대해서는 "뭐가 무리냐. 부동산 값이 올라가지 않으면 공시지가도 올라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박 후보는 오 후보의 재개발 공약 발표에 대해 "용산참사 같은 일이 다시 생길 수 있다"며 "용산참사의 본질이 뭐냐", "그래서 용산참사 같은 일을 또 일으키겠다는 것이냐"는 역공을 펴기도 했다. 오 후보는 "거기서 용산참사가 왜 나오느냐. 용산참사는 임차인 관련 문제였다"며 "자꾸 '내쫓는다'는 표현을 쓰시는데, 내쫓은 게 서울시가 아니다"라고 했다.

토론 사회자가 격한 분위기를 진정시키려 토론 중간에 상대 후보의 장점을 말해보라는 주문을 해도 돌아온 답은 순수한 칭찬이 아니라 언중유골이었다. 오 후보는 "집념과 열정"을 박 후보의 장점으로 꼽았다. 자신에 대한 집요한 공세를 비꼬는 것으로 보였다.

박 후보는 오 후보에 대해 "언변과 패션 감각이 뛰어나다"고 했다. 내곡동 땅 의혹과 관련해 민주당이 연일 '거짓말', '말 바꾸기'라고 비난 공세를 펴고 있는 점, 측량 당시 호 후보가 흰 면바지에 선글라스, 페라가모 구두를 착용했다는 인근 식당 주인의 증언 등을 연상시켰다.

▲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왼쪽)와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5일 서울 양천구 목동 예총회관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토론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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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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