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선전선동부 부부장이 담화를 통해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맹비난하고 나섰다.
30일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김 부부장이 "지난 26일 그 무슨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이라는데 나타나 남조선(남한) 집권자가 한 기념사는 또다시 우리 사람들을 놀래웠다"며 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당시 기념식에서 문 대통령은 북한이 25일 '신형전술유도탄'을 시험 발사한 것에 대해 "어제 있었던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에 국민 여러분의 우려가 크신 것을 잘 알고 있다. 대화의 분위기에 어려움을 주는 일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지금은 남·북·미 모두가 대화를 이어 나가기 위해 노력해야 할 때"라고 밝힌 바 있다.
김 부부장은 이에 대해 "당당한 우리 자주권에 속하는 국방력 강화 조치가 남녘 동포들의 우려를 자아내고 대화 분위기를 이어가려고 노력하는 때에 어려움을 주고 장애를 조성하였다는 것이다"라며 "실로 뻔뻔스러움의 극치가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 부부장은 지난해 7월 23일 문 대통령이 국방과학연구소를 방문했을 때 "한반도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충분한 사거리와 세계 최대 수준의 탄두 중량을 갖춘 탄도미사일을 개발하기에 이르렀다"를 발언을 비롯해 남한의 미사일 개발에 대해서는 자화자찬했다며 "며칠 전의 기념사(서해수호의 날 기념사)와 너무나 극명하게 대조되는 모순된 연설"이라고 평가했다.
김 부부장은 "북과 남의 같은 국방과학연구소에서 진행한 탄도 미사일 발사시험을 놓고 저들이 한 것은 조선반도(한반도) 평화와 대화를 위한 것이고 우리가 한 것은 남녘 동포들의 우려를 자아내고 대화분위기에 어려움을 주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라니 그 철면피함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김 부부장은 "이처럼 비 논리적이고 후안무치한 행태는 우리의 자위권을 유엔 '결의' 위반이니, 국제사회에 대한 '위협' 이니 하고 걸고 드는 미국의 강도적인 주장을 덜함도 더함도 없이 신통하게 빼닮은 꼴"이라며 "미국산 앵무새라고 '칭찬'해주어도 노여울 것은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북한은 지난 25일 진행한 신형전술유도탄 시험 발사 이후 미국과 남한을 비롯해 국제사회의 비판 및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소집 등의 움직임이 가시화되자, 지난 27일 리병철 당 중앙위원회 비서를 시작으로 연일 자신들의 탄도 미사일 시험이 정당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한편 김 부부장은 이번 담화를 통해 본인이 선전선동부에 속해있다는 점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 부부장이 본인이 소속된 부서를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그간 당국을 포함해 남한에서는 그가 조직지도부에 소속됐다고 파악해왔다. 이에 지난 1월 8차 당 대회 이후 조직지도부에서 선전선동부로 옮긴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김 부부장의 이번 담화에 대해 정부는 유감의 뜻을 표명했다. 이날 기자들과 만난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 김여정 부부장의 이번 담화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면서 "어떤 순간에도 서로를 향한 언행에 있어 최소한의 예법은 지켜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일부 표현 등이 대화 협력 상대방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이나 기본적인 예의를 벗어났다고 판단된다"면서도 "담화의 언행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 것이고, 남북 대화의 흐름을 만들기 위한 노력은 일관되게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말해 대화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는 점을 언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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