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의 표명 후 거취를 고심하며 이틀간 휴가를 낸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이 지인들에게 복귀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의사를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휴가 후 신 수석의 복귀를 고대했던 청와대는 당혹감 속에서도 차분히 신 수석의 결정을 기다리는 중이다.
21일 <한겨레>에 따르면, 신 수석은 지난 18일 휴가원을 낸 이후 "이미 저는 동력을 상실했다", "박(범계) 장관과는 평생 만나지 않을 것", "법무부와 검찰의 안정적 협력관계는 시작도 못 해보고 깨졌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자신의 거취에 대해 명확하게 밝히진 않았지만, 맥락상 복귀는 어렵다는 뜻에 가까워 보인다. 이 매체는 "신 수석은 민정수석을 그만둘 것 같다"며 신 수석 측근의 말도 전했다.
신 수석이 전날인 20일까지도 지인들에게 이런 의사를 전한 점에 비춰볼 때, 신 수석이 휴가 기간 동안 박 장관과 만나지 않았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박 장관은 지난 18일 신 수석의 사의 표명에 대해 "마음이 아프다. 보다 더 소통하겠다. 신 수석과 이번 (검찰 고위간부) 인사와 관련해 여러 차례 만났고 얼마든지 따로 만날 용의가 있다"며 "민정수석으로 계속 계셔서 문재인 대통령 보좌를 함께 하길 진심으로 희망한다"고 밝힌 바 있다.
설령 두 사람이 만났더라도 원리원칙주의자로 알려진 신 수석이 이미 여러 차례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한 만큼 마음을 바꾸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높다.
청와대는 숨을 죽이고 신 수석의 결정을 기다리는 중이다. 여러 전언에 따르면, 청와대와 여권 인사들은 신 수석의 휴가 기간 동안 물밑에서 설득 작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임명 두 달도 안 된 신 수석이 자리를 박차고 나가면 국정 운영에 장애가 생기는 만큼, '최종 사표'로 분위기가 기우는 가운데서도 복귀 소식을 간절히 고대하고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지난 18일 신 수석의 휴가 소식을 전하면서 "개인적으로는 충분히 숙고하시고 원래의 모습으로 복귀하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도 한 바 있다.
청와대는 신 수석의 거취 표명을 기다리는 동안 관련 언론 보도에 예민하게 대응하고 있다. 자칫 신 수석의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 20일 정만호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기자들에게 "무리한 추측 보도 자체를 당부드린다"고 했다. 이날 <동아일보>는 이날 박 장관이 문 대통령의 정식 재가 없이 검찰 고위간부 인사를 발표했고, 이에 신 수석이 박 장관의 감찰을 요구했으나 문 대통령이 거절했다고 보도했다.
신 수석은 다음날인 22일 청와대로 출근해 자신의 거취와 관련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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