쩌렁쩌렁한 호통은 여전했다. 마치 죽음 따위야 뒤로 물려놓고 여전히 하실 말씀이 많은 것 같았다.
“눈깔을 똑바로 뜨고 곧장 앞으로”
“딱 한 발 떼기에 목숨을 걸어라”
쉽고도 뚜렷한 말들이 선생의 호통치는 얼굴과 겹쳐져 생생했고, 노동자를 품에 안고 한없이 자애롭게 웃는 모습의 대형 인형이 행렬의 중심에 있었다. 선생의 장례는 그의 삶을 닮은 듯 한편 따뜻했고, 한편 매서웠다.
15일 타계한 백기완 선생의 장례가 19일 마무리됐다.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발인한 행렬은 통일문제연구소와 학림다방, 대학로와 종로를 거쳐 시청에서 영결식을 치렀다. 선생은 마석 모란공원에 안장됐다.
마지막이었으나 마지막 같지 않았던, 어제를 이야기하면서도 오늘이 더 선명했던 백기완 선생의 장례 마지막 날의 풍경을 사진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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