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걸렸다 완치된 이들에게서 탈모와 피로감 등의 후유증이 폭넓게 관측됐고, 회복 6개월이 지나서도 폐섬유화 후유증이 관찰되는 사례도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19 감염 후유증 관찰을 위한 장기 모니터링 필요성이 더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14일 중앙방역대책본부는 국립보건연구원과 국립중앙의료원이 공동 연구 중인 코로나19 확진자의 임상적 후유증 연구 중간 결과를 발표하며 이 같이 전했다.
공동 연구는 코로나19 감염 후 입원한 성인 환자 40명을 대상으로 3개월마다 검진과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회복 후 시기에 따라 후유증의 양상이 조금 다르게 관찰됐다.
완치 3개월이 지난 시점에서는 탈모와 운동 시 숨참 증상이 상대적으로 많이 관찰됐다. 6개월 후에는 피로감을 호소하는 이들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방대본은 완치 후 일부 환자에게서 폐기능 저하가 확인됐으나, 이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회복하는 모습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완치 3개월이 지난 시점에서는 폐 CT 관찰 결과 폐 염증이 상당 부분 남았으나, 6개월 후에는 대부분 환자가 호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일부 폐섬유화(fibrosis)가 관측되기도 했다.
방대본에 따르면 완치 후 긴 시간이 지나서도 폐기능 저하가 확인되는 계층은 주로 60세 이상 고령층 및 중증 환자였다.
정신과적 후유증으로는 우울감과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가 주로 나타났다고 방대본은 전했다. 주목할 부분은 시간이 지날수록 우울감은 해소됐으나, 외상후스트레스장애는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는 점이다.
방대본은 "앞으로도 코로나19 회복 환자를 대상으로 후유증 증상과 지속기간 등에 대한 다각적 분석과 장기 모니터링을 지속 수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권준욱 방대본 제2부본부장은 "오늘 말씀드린 내용은 최종 결과가 아니고 중간 진행 상황"이라며 "향후 임상적인 증상이나 여러 기능검사뿐만 아니라 정신과적 분석, 나아가 영상의학검사 등을 진행해 수시로 후유증에 관한 설명을 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후유증이 생각보다 길다는 점은 해외 사례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베이징 소재 병원의 차오빈 박사 연구팀이 8일 의학저널 <랜싯>에 기고한 논문을 바탕으로 "코로나19 감염 후 퇴원한 사람들의 76%가 6개월이 지나서도 적어도 한 가지 이상의 후유증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가장 흔한 후유증은 피로감(63%)이었고, 환자 3분의 1 이상은 신장 기능 장애 징후를 보였다. 4분의 1가량은 6개월이 지나서도 우울감과 불안감을 호소했다. 연구진은 이처럼 긴 시간이 지나서도 우울감과 불안감을 보이는 원인이 충격적 경험으로 인한 외상후스트레스장애인지, 뇌신경 손상 후유증인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는 연구진이 후베이성 우한의 진인탄 병원에서 퇴원한 환자 1733명(중위연령 57세)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완치 후에도 폐손상이 확인된다는 사실은 스페인 연구진 또한 확인한 바 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스페인 국립 암 셈터 마리아 블라스코 박사 연구팀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폐에 침투하면 폐 세포의 텔로미어(telomere) 길이가 짧아져 조직 재생이 어려워지고 폐섬유증과 같은 후유증이 발생한다고 발표했다.
텔로미어는 염색체 양 말단에 존재하는 특수 입자로, 염색체를 손상으로부터 보호하고, 염색체 간 융합을 막는 역할을 한다. 텔로미어는 세포 분열이 발생할 때마다 길이가 짧아지고, 한계에 달해 텔로미어가 염색체 보호 능력을 잃으면 세포 분열도 중단된다. 이는 노화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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