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술집과 음식점 문을 닫는 등 역대 가장 강력한 봉쇄 조치에 들어간다. 코로나19 변종이 대규모로 확인되는 등 감염 차단에 어려움이 생기리라는 우려가 반영됐다.
14일(현지시간) BBC 등 현지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영국 정부는 오는 16일부터 수도 런던 일대의 코로나19 위험 단계를 기존 2단계 '높음'에서 3단계인 '매우 높음'으로 격상하기로 했다. 영국의 방역 대응 수준은 총 3단계다.
이에 따라 술집과 음식점, 카페의 실내 영업이 전면 제한되고 배달과 포장만 허용된다. 극장, 콘서트장 등 비필수 영업 시설은 완전히 봉쇄된다.
아울러 공원 등 외부가 트인 넓은 야외에서는 최대 6명까지 만남이 가능하지만, 실내 모임은 제한된다. 특히 다른 가구 구성원끼리의 실내 모임은 전면 금지된다.
이번 조치로 영국 인구의 60%가량이 3단계 제한 대상이 돼, 기본적인 이동권마저 통제받게 됐다.
영국 정부가 이처럼 강력한 대응책을 마련한 배경으로는 유럽 전역을 휩쓰는 코로나19 확산세가 빠르다는 점 외에도, 특히 영국 남부 지방에서 코로나19 변종 바이러스가 속속 확인된다는 점이 꼽힌다.
맷 핸콕 영국 보건장관은 런던과 켄트, 에섹스 등 영국 남부 지역을 포함해 총 60곳의 장소에서 1000건의 변종 바이러스 확인이 보고됐다고 밝혔다.
현지 전문가들은 이들 변종의 변이 수준이 특별히 더 강력한 전염성을 보이거나, 치명률이 높은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변이가 쉽게 일어나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특성을 고려할 때 바이러스 차단의 필요성은 더 커졌다고도 전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변이에 관한 연구가 계속 진행돼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이 나온 까닭이다.
국제 통계사이트 월도미터(worldometers)에 따르면, 영국의 코로나19 누적 감염자 수는 186만9700여 명이며 6만4000여 명이 코로나19로 인해 사망했다. 세계 6위 규모다.
영국을 제외한 다른 유럽 국가에서도 봉쇄 수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독일은 크리스마스 감염 확산을 사전 차단하기 위해 오는 16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생활필수품 판매 시설(식료품점)을 제외한 모든 상점과 학교, 보육시설을 완전 차단한다. 극단적인 봉쇄가 시행되는 셈이다. 독일은 현 감염 상황이 이어질 경우 독일 사회복지 체제의 핵심인 사회보험 체제가 무너질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에서 상대적으로 피해 규모가 작았던 독일의 누적 감염자 수는 135만7000여 명이고 2만2900여 명이 사망했다. 최근 들어 매일 수백 명의 사망자가 나오는 등 감염 피해가 커지가 독일 정부가 극단적 조치를 고려하게 됐다.
네덜란드는 앞으로 5주간 전국의 이동을 통제하는 전국 봉쇄를 실시하기로 했다. 사망자 기준으로 유럽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이탈리아(사망자 6만5000여 명) 역시 크리스마스 전 전국봉쇄를 검토 중이다. 체코는 이미 야간 봉쇄에 들어갔고, 프랑스는 이전 실시한 이동제한 조치를 푸는 대신, 앞으로 야간통행을 금지하기로 했다.
한편 최근 일부 성에서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다시 발생하는 중국 역시 헤이룽장성 등 4곳을 봉쇄하기로 했다. 세계 최대 코로나 피해국인 미국의 경우 뉴욕시가 완전 봉쇄 여부를 고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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