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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위원장 “폐특법 시효폐지에 올인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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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위원장 “폐특법 시효폐지에 올인하겠다”

“폐특법은 폐광지역 생존과 직결”

‘폐광지역의 희망’ 강원랜드가 코로나 때문에 ‘적막랜드’로 변한지 10개월째다.

총 200일의 카지노 휴장과 90일 가까운 제한 영업 등 ‘코로나 후유증’으로 올해 매출이 지난해의 1/3에도 미치지 못하고 천문학적인 적자 등 ‘쌍끌이 폭탄’이 대기하고 있다.

▲김태호 공추위 위원장이 폐특법 시효폐지의 당위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프레시안(홍춘봉)

이 때문에 강원랜드 인근 고한·사북·남면 등의 지역상경기 초토화로 폐광회오리가 몰아치던 당시보다 더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

이런 최악의 상황에서도 폐광지역을 대표하는 ‘신뢰의 간판’을 달고 지역의 희망을 끊임없이 펌프질하는 ‘고한사북남면신동지역살리기공동추진위원회(공추위)’의 역할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1990년대 폐광촌 모습과 데자뷔되는 상황에서 지난달 김태호 위원장이 14대에 이어 15대 위원장으로 다시 추대되었다.

김태호 위원장은 “작금의 코로나19 사태를 보면서 폐특법이 종료되면 지역이 어떻게 파탄 날지 예고편을 보는 것 같다”며 “폐특법 시효폐지 등 현안문제 해결에 앞장서라고 다시 추대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강원랜드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폐광지역은 적막강산이 되었다”며 “코로나19 사태로 강원랜드는 천문학적인 적자에 폐특법 종료시한이 임박해지면서 사면초가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1일 정선군 사북 공추위사무실에서 김태호 위원장을 만났다.

-14대에 이어 15대 공추위 위원장으로 재추대되었다.

“폐광지역 주민들은 폐특법 10년 연장이 아니라 시효폐지 외에는 대안이 없다고 생각한다. 카지노 개장 20년이 지났지만 지역의 인구는 계속 감소하고 있다. 지난 20년간 도내 18개 시군 중 인구감소 1~4위는 정선과 태백 등 폐광지역이 차지한다. 2003년 메인카지노가 개장하고 곧장 (폐특법이)연장되었고 컨벤션호텔이 개장한 뒤 두 번째 연장되었다. 폐특법이 10년 단위로 연장되는 등 한시법의 취약한 구조 때문에 외지자본이 투자를 기피하고 지역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강원랜드 직원들도 회사가 언제 문을 닫을지 모른다며 불안해한다.

“그렇다. 지난해 고한 고층아파트가 입주를 시작했는데 젊은 층 직원들이 입주를 안 하더라. 이유를 물어보니 ‘회사가 언제 문을 닫을지 모르는데 왜 이곳에 입주하느냐’하고 오히려 반문하더라. 원주에서 출퇴근하는 직원이 200명이 넘고 영월도 15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강원랜드 직원들조차 회사가 언제 문을 닫을지 모른다면서 불안해하는 것은 10년 단위 시효연장 때문이다.

10년이 지나면 문을 닫을지 모르는데 누가 이런 불안한 곳에 투자를 하겠나. 강원랜드와 폐광지역 입장에서는 이번이 (시효폐지의)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땅을 치고 후회해도 두 번 다시 기회가 오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한다.”

-주무부처인 산업부의 반응은 지역정서와 상반된다.

“산업부는 지난 9월 국회답변을 통해 폐특법 종료가 5년이나 남았는데 시효폐지를 (벌써부터)거론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했다. 이는 폐광지역에 5년간 고통의 시간일 뿐 아니라 폐광지역을 묵살하는 위험한 발상이다. 탄광지역이 정점을 달리던 1980년대 후반, 정부가 에너지정책을 ‘주유종탄’으로 변경하면서 탄광지역을 붕괴시켰다.

폐광촌 문제는 정부가 100% 가해자이고 당연히 정부가 책임을 져야하는 사안이다. 폐광촌은 핵폐기물 처리장이라도 세워달라고 호소했고 결국 정부는 보상차원에서 내국인출입 카지노를 허가했다.”

-새만금과 부산, 제주도에서 내국인출입 카지노 개설요구가 줄기차다.

“새만금과 부산 및 제주도의 내국인카지노 요구는 명분도 없는 주장에 불과하다. 새만금은 이미 많은 기업과 자본이 들어오고 있고 입지조건도 뛰어난 곳이다. 부산은 제2의 도시이고 카지노 말고도 할 사업이 무궁무진한 곳이다. 특히 제주도는 세계적인 관광휴양단지다. 중국인을 포함해 세계적인 휴양지로 개발할 수 있는 가치가 매우 뛰어난 곳 아닌가. 제주도는 이미 외국인전용 카지노가 8곳이다. 우리도 직원 6000명과 매출 1조 5000억 원을 대체할 수 있는 대안이 있다면 굳이 강원랜드를 고집하지 않겠다.”

-폐특법 시효폐지를 원하는 점이 궁금하다.

“폐특법 시효폐지는 우리만 잘 살겠다는 것이 결코 아니라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을 달라는 것이다.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설계를 준비하는 시기라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지금 강원랜드는 10년 ‘시한부 인생’을 살아왔는데 이제는 경쟁력을 갖기 위한 시간이 필요할 뿐이다. 중앙부처에서도 공감대가 형성되도록 하겠다.”

-폐광지역의 목소리가 ‘각자도생’처럼 들린다.

“얼마 전 일부 언론에서 1면 톱으로 오는 2025년이 지나면 전국에 내국인 출입카지노가 우후죽순처럼 생기게 된다는 식으로 보도했다. 팩트를 외면하고 눈요기 감으로 기사를 뽑았는지 모르겠으나 법안의 내용을 모르고 주민들에게 좌절감을 안긴 보도였다고 생각한다.

또 지난번 한 언론사 주최의 토론회가 열렸는데 영월군수는 동강시스타 문제를, 삼척시장은 하이원추추파크 문제를, 태백시장은 오투리조트 문제를 강원랜드와 연결시켜 말하더라. 폐특법 연장에 목소리를 하나로 내야 하는데 선거유세처럼 지역에서 애물단지가 된 사업을 거론하는 것은 시기적으로 아니라고 생각한다.

특히 삼척시의회 의장은 한술 더 떠서 카지노 분점을 도계지역에 설치하자는 주장을 했다. 말도 안 되는 발상이지만 카지노 유치를 기대하는 지역에서는 강원도에서 갈등과 내분으로 비칠 수 있는 위험한 발상이라고 본다. 현명한 대응을 당부하고 싶다.”

-강원랜드는 ‘난장판 카지노’ 이미지가 강하다

“강원랜드 카지노 입구에 ‘도박은 NO, 게임은 YES’라는 현수막이 붙어있다. 그러나 강원랜드를 방문한 고객들은 강원랜드 카지노가 도박장이지 오락장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것은 모두 정부의 지나치게 까다로운 규제 때문이다. 매출총량제로 묶어 놓고 2500명 수용 규모의 카지노에 8000명이 넘는 고객이 입장하고 있다. 2중, 3중 줄서서 베팅을 하고 운 좋게 자리에 앉아 게임하다가 휴식을 위해 자리를 벗어나면 다시는 자리에 앉을 수 없다. 휴식도 없이 계속 게임을 위해 자리를 지켜야 하는 강원랜드의 시스템에서는 도박중독자만 양산하게 된다. 국가가 오히려 도박중독자를 쏟아내고 있는 셈이다.”

-난장판 카지노 개선책을 어떻게 생각하나.

“현재 200대인 게임테이블을 500대로 늘려야 한다. ‘카지노 왕국’ 마카오는 고객들이 편안하게 앉아서 게임을 즐기는 곳이라 카지노를 오락장으로 표기하고 있다. 하루 8000명의 고객이 편안하게 앉아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 개선이 시급하다. 한두 번 강원랜드를 방문한 고객들은 난장판 같은 게임 환경에 실망해 원정도박, 온라인 등 불법도박으로 빠져 나간다.

게임테이블을 대폭 증설하면 고용규모도 1000명 이상 늘릴 수 있다. 서비스 개선 없이 일본이 복합카지노리조트를 개장하면 강원랜드는 끝장이다. 카지노리조트 산업은 서비스가 경쟁력이고 생명인데 강원랜드는 최악이라는 지탄을 받고 있는지 오래다.”

-매출총량제는 강원랜드의 악법으로 유명하다.

“그렇다.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매출총량제로 인해 2007년 매출 1조 원 시대에 진입한 이후 매년 1조 5000억 원에서 한 푼도 더 매출을 높이지 말라는 말도 안 되는 규제를 했다. 매출이 증가해야 정부의 관광기금과 각종 세금을 더 확충할 수 있고 폐광지역 기금도 더 늘릴 수 있는데 꽁꽁 묶어 놓았으니 한심하다.”

-강원랜드 부사장 선임에 대해 논란이 많다.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의 부사장 공모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부사장에 보좌관 출신이 선임된다면 향후 강원랜드 사장도 보좌관 출신이 맡을 가능성도 있다. 강원랜드는 폐광지역의 희망이다. 부사장 선임에서 강원랜드의 위상 추락이 되지 않기를 기대한다.”

-지난 2년간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렇다. 정선군의회에서 3·3 주민운동의 날에 관한 조례 제정과 사북민주항쟁 40주년 기념식 강원도 행사 격상 및 국가기념일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어 강원랜드 카지노의 영업시간 연장과 테이블 수 증설 등 게임 환경 개선을 위해 발 벗고 나섰다. 폐광지역 4개 시군과 강원도는 물론 중앙부처와 국회, 기타 사회단체와도 끊임없는 교류와 소통을 통해 공추위의 역할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왔다.

지금까지 누구를 만나더라도 지역과 지역주민을 위해 당당하고 소신 있게 공추위원장의 역할을 해왔다고 자부한다. 상당한 성과도 있었지만 아직도 할 일이 많다. 최대 현안인 폐특법 시효폐지에 혼신의 힘을 쏟아 넣겠다. 지역 주민들의 생존권이 걸린 폐특법의 독소조항인 시효 폐지를 위해 목숨을 걸고 투쟁하면서 주민을 믿고 폐광지역 미래와 발전을 위해 헌신할 각오다.”

▲김태호 공추위 위원장 책상에 부착해 놓은 '위원장의 의지'. ⓒ프레시안(홍춘봉)

한편 김태호 공추위 위원장은 책상에 ‘위원장의 의지’를 부착해 놓고 있다.

위원장의 의지는 ▲흔들리지 않는 소신과 철학 ▲위압적이지 않은 품격과 위엄 ▲오만하지 않은 자신감 ▲비굴하지 않은 적당한 겸손 등 4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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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춘봉

강원취재본부 홍춘봉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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