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일 열사 50주기를 기리는 창작판소리 <전태일>이 처음으로 무대 위에 오른다.
창작판소리연구원은 18일 노동자의 후원과 참여로 제작되는 창작판소리 <전태일>이 오는 21일 오후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글로리아홀에서 공연된다고 알렸다.
창작판소리 <전태일>은 목숨을 바치면서까지 노동자들의 권익을 부르짖었던 노동운동의 투사이기 이전에 그 누구보다도 마음이 여리고 효심 깊은 청년 전태일이 분신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에 이르기까지의 불꽃같은 삶의 과정을 판소리 형식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열사의 이야기는 비극이나 판소리는 비극만을 담지 않는다. 어려운 삶 속에서도 굴하지 않는 태도와 노동의 본질을 꿰뚫어 보는 전태일의 올곧은 인식을 창작판소리 <전태일>은 촌철살인의 풍자와 해학으로 구성되어 있다.
작품은 '우리 시대의 광대' 임진택이 직접 작창하고 소리한다. 임진택은 정권진 명창으로부터 소리를 사사했으며 1970년대 이후 마당극 운동을 주도한 연출가이자 문화운동가이다.
임진택은 익히 알려져 있지만 벌써 이미 오래된 지난 역사를 다시 꺼내어 판소리로 구성한 이유에 대해 "그가 절규한 피의 목소리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약자에 대한 배려, 인간존엄의 추구, 따뜻한 공동체를 희망했던 전태일 형(兄)의 정신으로 현재를 사는 모든 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주고 싶다"고 했다.
임진택은 이처럼 50년 동안 가슴 깊이 간직한 전태일 열사에 대한 존경을 담아 문화운동가로서 마음에 진 빚을 갚기 위해 진지한 창작판소리 한판을 내놓는다.
창작판소리 <전태일>은 일반적인 판소리 형식에 변화를 주었다. 한 사람의 광대가 1인 다역을 하는 전래의 방식에서 다수의 소리꾼이 청년 전태일, 어머니 이소선, 시다, 동료, 분신현장 목격자 등 배역을 맡는 입체창으로 구성되었다. 특히 열사와 같은 시기에 평화시장에서 일했던 노동자들이 '전태일의 마지막 편지(유언)' 대목에서 상여소리를 하고, 노동자 소리꾼들이 목격자 역할로 참여해 전태일 시대를 증언한다.
특히 이번 공연은 현대·기아자동차 노동조합의 노동자들이 십시일반 모은 제작후원금으로 제작됐으며 노동자들이 직접 소리꾼으로 참여해 명창 임진택에게 사사하거나 노동자 판소리패 '한판'에서 갈고 닦은 기량을 선보일 예정이다.
전태일50주기범국민행사위원회와 함께 창작판소리연구원은 지난 9월 창작판소리연구원과 창작판소리 <전태일>의 제작 MOU(업무협약)를 체결했다.
창작판소리 <전태일>은 11월 21일(토) 오후 3시,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전석 초대로 공연되며, 코로나19 확산 방지하기 위해 사전 예약을 받는다. 첫 공연을 마친 후 전국 노동조합 중심으로 지방 순회공연을 계획하고 있다.
공연 문의는 창작판소리연구원(02-733-1518)으로 하면 되며, 문자 예약은 해당 번호(010-3675-1518)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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