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춤을 배운지 오랜 세월이 지났다고 하지만 어떤 춤을 추는지 관심 있는 사람은 별로 없다. 단지 전통이라는 수식어 붙으면 모두 우리 춤으로 해석을 하는 얇은 지식으로 이해를 한다.
1900년대 초 조선의 가무악을 가르치는 전문예술학교가 생기는데 이곳을 권번이라고 부른다. 어린 동기들은 이곳에 입학을 해서 최소한 4년간의 전통가무악을 배우고 시험을 통과해야만 비로서 정식 기생이 되어 활동하지만 그 과정은 결코 쉽지는 않았다. 이들은 조선의 '예인'이었다.
1920년대 태어난 김애정, 장금도 조갑녀 이 세 사람들은 권번에서 배출한 마지막 예인이지만 떳떳하게 춤추기에는 세상이 변하고 있어 들쳐 낼 수가 없었다. 다행히 이분들의 명성이 역사에 남을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제자들과 딸의 끈질긴 설득과 노력에 의해서였다.
장금도는 군산소화권번에서 생짜로 배운 기생으로 춤과 소리에 능한 마지막 기생으로 알려졌다. 특히 노무현 전 대통령 앞에서 췄던 민살풀이 춤은 최고의 명무로 꼽힌다.
김애정은 마산권번과 군산소화권번을 다니면서 소리와 춤을 배워 영남의 명창과 춤꾼으로 소문이 났다.
조갑녀는 남원권번 출신으로 제 1회 춘향제에서 춤을 춘 역사적인 인물이다. 이분들은 고인이 되었지만 한결같이 그 뒤를 따라 춤을 계승하는 고집스러운 춤꾼들이 있다.
권번과 기생에 대한 과거의 이미지를 새롭게 해석해서 전통춤의 무본을 보여주는 춤판이 벌어진다.
공연의 주인공들은 장금도의 제자 신명숙(대진대학교 교수) 김애정의 제자 장순향( 진해문화센타 본부장) 조갑녀의 딸인 정명희(조갑녀 전통춤보존회대표) 세 명이 권번삼전을 결의해서 군산에서 최초로 공연을 준비한다.
백만송이 꽃을 피우기 위해 사랑을 하듯이 춤을 추기 위해 스승의 무본(舞本)을 찾는 작업은 무용역사에 뜻 깊은 행사로 남을 것이다.
장소 : 군산 시민 예술촌
날짜 : 2020년 11월 15일 오후 5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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