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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김정은, 핵능력 축소하면 만날 의향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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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김정은, 핵능력 축소하면 만날 의향 있다"

마이크 음소거로 난장판 피한 마지막 TV토론...바이든 아들, 트럼프 코로나 방역실패 논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의 마지막 대선후보 TV토론은 다행히 일반적인 TV토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지난 9월 29일 있었던 1차 TV토론 때 트럼프 대통령(이하 직함 생략)이 바이든 후보의 발언을 무려 70여 차례나 끊으면서 토론이 아니라 난장판이 됐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이번 토론에서는 2분간의 정견 발언 시간에 상대방이 끼어들 수 없도록 음소거 장치를 도입했다. 또 지난 1차 토론에서 보였던 공격적이고 무례한 태도가 트럼프 캠프 측의 기대와 달리 상당수 유권자들에게 반감을 사서 지지율이 떨어지는 역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에 자체 폐기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22일(현지시간) 밤 9시 테네시주 내슈빌의 벨몬트대 체육관에서 열린 이날 토론회에서 트럼프는 바이든의 둘째 아들 헌터 바이든 관련 의혹을 주요 공격 지점으로 삼았고, 바이든은 트럼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실패의 책임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트럼프는 바이든을 "부패한 정치인"으로 몰아가려고 했고, 바이든은 트럼프의 세금 문제, 중국 계좌 보유 등을 문제 삼으며 이중성과 사적 이익에 치중하는 태도를 비판했다.

이날 트럼프는 전과 달리 비교적 차분한 태도를 유지했지만 "링컨 대통령 이후로 내가 흑인들을 위해 한 일이 가장 많다", "이 방에서 내가 가장 덜 인종차별주의자다", "코로나19에 살균제를 주입하자는 발언은 농담이었다" 등 여전히 사실과 다른 발언을 쏟아냈다.

트럼프 "내가 북한과 전쟁을 막았다" vs 바이든 "김정은, 핵능력 축소 동의하면 만나"

북한과의 관계에 대한 논쟁은 외교안보 이슈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사회자가 이에 대해 두 후보에게 질문을 하면서 시작됐다.

트럼프는 자신이 대선 승리 후 오바마 전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오바마가 북한 문제에 대해 거론하며 북한과 전쟁을 암시했다면서 "오바마 정권은 엉망이 된 북한 문제를 내게 남겼지만 내 임기 동안 전쟁은 없었다"고 말했다.

바이든은 이에 대해 "나는 중국에 가서 왜 북한을 압박하지 않냐고 시(진핑)에게 물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깡패'인 김정은을 좋은 친구라고 말했지만 북한은 이전보다 더 쉽게 미국에 도달할 수 있는 고성능 미사일을 갖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사회자가 "김정은을 만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바이든은 "그가 한반도를 비핵지대화 하기 위해 핵능력을 축소하는데 동의하는 조건이라면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몇주 안에 백신 나온다" vs. 바이든 "트럼프, 여전히 코로나에 아무 대책 없다"

트럼프는 이날 코로나19 사태에 대해 "전 세계적인 문제"이며 "내 잘못이 아니라 중국의 잘못"이라면서 최대한 자신의 잘못과 책임을 축소시키려고 애썼다. 트럼프는 또 "내가 아니었으면 220만 명이 사망했을 것"이라는 근거 없는 주장을 되풀이 했으며 "몆주 안에 백신이 나온다"고 장담을 했다가 사회자가 구체적인 설명을 요구하자 "몇주 안에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존슨 앤 존슨, 화이자, 모더나 등에서 백신 개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톤다운시켜서 말을 바꾸기도 했다.

바이든은 "오늘 하루 코로나19로 10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신규 확진자는 6만 여명이 넘어섰다"며 "그런데도 트럼프 정부는 여전히 코로나19 사태에 대해 어떤 대책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바이든은 이제까지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22만 명이 넘어섰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이에 책임이 있는 사람이 대통령을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트럼프 "바이든, 중국에서 돈 받아" vs. 바이든 "중국에서 돈 번 사람은 트럼프"

트럼프는 이날 헌터 바이든 문제를 틈이 날 때마다 거론하며 바이든을 자극하려고 했다. 트럼프는 바이든이 부통령 시절 아들 헌터가 아버지를 이용해 우크라이나와 중국으로부터 거액의 부당이익을 챙겼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바이든은 부패한 정치인"이라면서 "러시아, 중국, 우크라이나로부터 돈을 받았다(헌터가 받았다는 의미)"고 주장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바이든이 러시아로부터 350만 달러를 받았다는 주장을 하기도 했지만,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바이든은 "나는 아들이 우크라이나에서 일할 때 아들의 회사와 관련된 대화를 나눈 적이 없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또 러시아와 중국으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부인했다. 바이든은 트럼프가 중국에 비밀 계좌를 개설했었다는 보도를 언급하면서 "중국에서 돈을 번 사람은 바로 당신"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트럼프 "바이든 되면 증시 폭락" vs. 바이든 "재생 에너지로 더 많은 일자리 창출"

트럼프는 바이든이 당선되면 경제가 나빠질 것이라고 공격을 했다. 특히 트럼프는 "내가 재선되면 증시는 다시 붐이 일어나겠지만 바이든이 되면 시장이 폭락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바이든은 "내 고향 사람들은 주식으로 먹고 살지 않는다"고 답했다. 바이든은 펜실베이니아주 스크랜튼 출신으로, 이는 주가와는 크게 상관이 없는 노동자 계층을 겨냥한 발언이다.

기후변화를 '사기'라고 주장하는 트럼프와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등 민주당 진보진영이 주장하는 '그린 뉴딜' 정책을 일부 수용한 바이든은 기후변화 이슈를 놓고도 격돌했다. 이 이슈는 그 자체로도 매우 중요하지만 대선에서는 주요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 오하이오 등의 화석연료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의 표심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 이슈다.

이날 바이든은 기후변화와 관련해 태양열, 풍력 발전 등 재생 에너지로의 전환의 중요성을 강조하자 트럼프는 "듣고 있나, 텍사스, 펜실베이니아, 오클라호마, 오하이오"라고 이들 지역의 노동자들을 부추기는 듯한 발언을 했다. 바이든은 "재생 에너지 산업을 통해 질이 높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며 트럼프의 주장에 반박했다.

▲2020년 미국 대선 마지막 TV토론회가 22일 테내시주 내슈빌에서 열렸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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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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