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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 의원 “이름뿐인 ‘시설안전등급 B’ 전면 재검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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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 의원 “이름뿐인 ‘시설안전등급 B’ 전면 재검토해야”

올여름 폭우‧태풍 피해 시설물 대부분 ‘B(양호)’ 등급 이상

시설안전공단, 판정 기준 수립에 그치지 않고 적극 관리 나서야

올여름 폭우‧태풍 피해 시설물 대부분이 안전점검 ‘양호’등급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허영 의원(더불어민주당, 춘천‧철원‧화천‧양구갑)이 한국시설안전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여름 기상재해로 인해 붕괴 등 치명적 손상을 입은 시설물의 91.7%가 안전점검에서는 B(양호) 등급 이상을 획득한 것으로 확인됐다.

▲허영 국회의원. ⓒ허영 국회의원실

‘시설물안전법’의 적용을 받아 시설물통합정보관리시스템(FMS)에 등록된 시설물의 홍수‧태풍 피해 현황을 확인한 결과 모두 12건의 사고신고 중 11건이 안전점검에서 B등급 이상의 판정을 받았던 시설물에서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시설물의 유형으로 분류하면 교량시설물의 피해가 5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하천시설물도 4건이나 되어 두 유형이 피해 건수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지난 8월 집중호우 당시 무너져내린 낙동강 본류 제방인 장천제는 A등급을 받았으며, 급류에 유실되기 직전에 마을 주민들이 직접 통행 금지 안내에 나서서 인명 피해를 막을 수 있었던 강원도 평창 송정교 역시 시설물 안전점검에서는 B등급의 판정을 받았다.

특히 1989년 준공한 평창 송정교와 같은 3종 시설물은 지자체가 직접 정기안전점검을 수행하는데, 시공 당시의 낮은 기술력과 시설물 자체의 노후화 외에도 허술한 등급 판정이 더 큰 피해로 이어진 이유로 지목된다.

우선은 설계도면과 같은 시설물의 기본 정보 상당수가 유실된 상태로 드러났으며, 현장에서는 교량, 제방에 대한 전문적 지식이 부족한 담당자가 육안만으로 외양을 보고 등급 판정을 내리는 사례가 공공연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현행 시설물 안전점검 기준을 재검토하는 동시에, 한국시설안전공단의 점검‧관리기능 강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시설물 안전에 관한 전문성을 갖춘 기관인 공단이 재난‧재해의 선제적 예방 기능을 수행하는 적극적 역할을 맡을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연내로 예상되는 국토안전관리원의 출범과 함께 관련 법령의 정비를 통해 점검기능 강화 외에도 필요 조치 권고의 권한 부여 등 구체적 방안들이 거론될 수 있다.

허영 의원은 8일 “안전에 대한 국가의 보증과도 같은, 안전점검제도가 도리어 ‘안전불신조장제도’로 취급받아서는 안될 일”이라며 “이번 여름의 뼈아픈 경험을 통해 보다 확실한 안전으로 향하는 길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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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준

강원취재본부 전형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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