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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온 노출' 의심 독감 백신 중 48만 도즈 수거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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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온 노출' 의심 독감 백신 중 48만 도즈 수거키로

대부분 백신 품질에는 이상 없어...유통과정서 적정온도 이탈 사례 196건 확인

상온 노출 의심 독감(인플루엔자) 백신 예방접종 논란에 관한 중간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유통 과정서 백신이 196회나 상온에 노출되는 등 제대로 된 냉장 유통(콜드체인)이 이뤄지지 않았음이 공식 확인됐다.

상온 노출 백신 대부분의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었다. 다만 적정온도를 크게 벗어나는 등 문제가 컸던 백신 48만 도즈는 수거 대상으로 확정됐다.

8일 질병관리청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충북 오송 질병관리청에서 합동 브리핑을 열어 이 같은 내용을 전달했다. 질병청과 식약처는 지자체와 합동으로 지난 달 10일부터 21일까지 전국 17개 시도 1만1808개 접종기관에 공급된 539만 도즈의 신성약품과 디엘팜 독감 백신의 유통과정을 조사했다.

독감 백신은 품질 유지를 위해 생산에서 투여에 이르는 운반 및 보관 과정에서 섭씨 2도~8도 안에서 보관돼야 한다. 해당 온도 범위를 벗어나면 품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백신 유통 중 단시간의 온도 범위 일탈은 어쩔 수 없는 것으로 보지만, 이 경우에도 최고온도 평균 섭씨 14.4도(11톤 트럭 운송 시)와 11.8도(1톤 트럭), 최저온도 평균 섭씨 1.1도(11톤) 및 0.8도(1톤)를 88분 이상 벗어나서는 안 된다.

그러나 이번 상온 노출 사례의 경우, 일부 차량의 백신 보관 온도가 운송 중 섭씨 0도 미만으로 내려간 사례가 확인되는 등 기준 온도를 한참 벗어난 사례가 있었다.

호남지역으로 이동한 일부 11톤 차량은 유통 과정에서 일부 백신을 야외 주차장 바닥에 내려놓은 채 1톤 트럭으로 배분한 사실이 확인됐고, 영남과 제주로 이동한 11톤 차량은 물류센터에서 팔레트를 이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백신을 유통한 사실도 확인됐다.

운송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백신이 상온에 노출되는 환경을 만든 셈이다.

독감 백신은 수도권과 강원, 충청 지역의 경우 배송차량이 도매상에서 백신을 받은 후, 이를 직접 의료기관과 보건소로 배송했다. 반면 호남과 영남, 제주에서는 도매상이 11톤 냉장트럭을 이용해 권역별로 직접 운송한 후, 일정 권역에서 1톤 냉장차량에 다시 옮겨 실어 의료기관과 보건소로 배송했다.

호남과 영남, 제주의 유통 과정이 더 복잡해지면서 상온 노출 위험이 더 커진 것으로 평가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해당 조사 기간에 1톤과 11톤 트럭의 전체 운송 횟수는 391회였고, 이 과정에서 적정온도를 잠시라도 벗어난 상황은 196회 확인됐다.

WHO의 온도 규정 일탈 기준(88분)을 벗어난 운송시간 적발 사례를 보면, 대부분(88%)이 3시간 이내였으나, 1톤 차량 1건에 실린 백신은 무려 800분간 적정 온도를 벗어났다.

다만 신성약품과 디엘팜이 도매상에 백신을 공급하기 이전에 보관한 과정에서 적정온도 유지 조건이 지켜지지 않은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 같은 상황이 확인됐으나, 대부분 백신의 품질에는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청과 처는 5개 지역(광주, 전북 전주, 충남 계룡, 서울 양천, 서울 구로)의 상온 노출 의심 제품 2품목 750도즈를 수거해 안전성 검사를 실시했고, 9개 지역(경북 영주, 서울 도봉, 경북 봉화, 서울 강남, 경북 구미, 전북 군산, 광주, 경북 경산, 서울 관악)에서는 3품목 1350도즈를 수거해 안전성 검사를 실시했다.

아울러 인천 요양병원에서 백신 접종 후 사망 사고가 발생함에 따라 해당 병원이 보관하던 백신 58도즈도 수거해 검사했다. 전문가 자문회의 결과 해당 사망 사고는 백신과 연관성이 없음이 확인된 바 있다.

품질 안전성 검사에 소요된 백신은 총 8개 제품 1만2736도즈다.

조사 결과, 8개 품목 모두 섭씨 25도 상온에서 24시간 노출된 조건에서도 품질이 유지됨이 확인됐다. 8품목 중 5개 품목은 섭씨 37도 조건에서 72시간 이상, 1개 품목은 48시간 이상 품질이 유지됐고, 나머지 2개 품목은 12시간 조건에서 품질 이상이 나타났다.

이들 2개 품목은 섭씨 25도에서 같은 조건으로 상온 노출 실험을 거쳤으며, 그 결과 24시간이 지나도 품질이 유지됐다. 즉, 모든 백신이 섭씨 25도 상황에서 24시간 동안 상온에 노출돼도 품질이 유지됐다.

이번 유통 과정에서 섭씨 37도 이상 상황에 노출된 백신은 없었다. 품질에 문제가 없다는 조사 결과가 나온 배경이다.

청과 처는 다만 독감 백신이 동결될 경우 접종 효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전문가 지적에 따라 유통 과정에서 (상온이 아닌) 섭씨 0도 미만에 노출된 백신 27만 도즈는 전량 수거하기로 했다.

아울러 백신 상하차 과정에서 야외 바닥에 백신이 노출된 물량 17만 도즈, 적정 온도 이탈시간이 비정상적으로 길었던(800분) 물량 2000도즈, 온도 확인이 되지 않은 물량 3만 도즈 등도 전량 수거하기로 했다. 총 수거 물량은 약 48만 도즈다.

한편 이날(6일) 오후 2시 현재 상온 노출이 의심된 백신 접종 사례는 총 16개 지역에서 3045건으로 늘어났다. 이 중 수거 대상 물량이 접종된 사례는 7개 지역에서 554건으로 집계됐다.

여태 상온 노출 의심 백신 접종자 중 이상반응이 신고된 경우는 12건이다. 이 중 3건은 수거 대상 물량이 접종된 사례다. 아직까지는 모두 증상 없음으로 확인됐다.

정은경 질병청장은 "국민께 불안과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접종기관 안전관리를 강화해, 앞으로 독감 백신 국가예방접종사업이 더 안전하고 원활히 추진되도록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예방접종 지원사업은 예방접종전문위원회 심의를 거쳐 오는 12일부터 재개될 예정이다.

▲질병관리청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6일 오후 5시 충북 오송 질병관리청에서 합동 브리핑을 열고 문제가 된 백신의 품질검사 결과를 발표했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의 한 병원 입구에 붙어있는 독감 예방접종 관련 안내문.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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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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