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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이해찬 "32년 정치생활 마감"...'진보 20년 집권론' 재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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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이해찬 "32년 정치생활 마감"...'진보 20년 집권론' 재강조

추미애-윤석열 갈등엔 "檢 정상화 과정"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퇴임 기자간담회를 갖고 "내일로 32년간의 정치 생활을 마감하게 된다"며 소회를 밝혔다. 이 대표는 8.29 전당대회로 대표 임기를 마치게 되면 정치 일선에서 물러날 뜻을 밝혀 왔다.

이 대표는 28일 민주당 유튜브 채널로 생중계된 온라인 퇴임 간담회에서 향후 거취에 대해 "저는 현역에서 떠나 한 명의 당원으로 돌아간다. 당원 역할에 충실히 하도록 하겠다"며 회고록 집필과 이사장을 맡고 있는 '동북아평화경제협회' 활동에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내년 재보선이나 차기 대선 등 선거에서 '킹메이커'로 자신의 역할을 기대하는 이들도 있다는 질문에는 "저는 현역에서 은퇴하는 것이기 때문에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은 많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재야에서 민주화 운동을 하다 DJ에 의해 발탁돼 1988년 36세의 나이로 13대 국회의원에 당선되며 정치 활동을 시작한 그는, 김대중 정부에서 교육부 장관을, 노무현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냈다.

국회의원으로서는 18대 국회를 제외하고 20대 국회까지 7선을 했다. 당직도 최고위원(2000년 새천년민주당), 대표(2012년 민주통합당) 등을 역임했다. 정당과 입법부·행정부를 거치며 두루 경력을 쌓은 그는 현 여권의 원로이자 대표적 전략가로 불린다.

그는 이번 대표 임기 중 자신의 공과를 묻는 질문에 '공'은 총선 승리를, '과'로는 남북관계 발전에 이바지하지 못한 점을 꼽았다.

평가 기간을 대표 임기 2년이 아니라 정치 인생 32년 전체로 늘려 잡은 질문에는, '공'은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여러 공직을 맡으며 봉직했던 경험을, '과'로는 이명박-박근혜 정부로 정권을 넘긴 것을 들었다.

그는 "국민의정부, 참여정부가 재집권에 실패해서 이명박-박근혜 정부로 정권이 넘어가면서 (앞선 정부들이) 추진했던 정책들이 왜곡되는 걸 봤을 때 안타깝고 아쉬웠다"며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돌아가시기 전 '민주주의, 경제, 남북관계가 무너졌다'고 아쉬워하셨는데 그 말씀을 듣고 나도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그 연장선상에서 그는 이른바 '진보 20년 집권론'을 재강조했다. 그는 "정치가 완전히 뿌리내려 흔들리지 않으려면 적어도 20년 가까이 걸린다"며 "안정적으로 정권이 재창출돼서 정권을 뿌리내리게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재집권이 성공했을 경우 차기 정부의 과제가 무엇이 될지에 대해 그는 '남북관계 발전'과 '민주주의 성숙'을 꼽았다.

차기 대권 구도를 묻는 질문에는 "현재 여러 명이 거론되는데,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후보가 새로 나오기도 하고 지금 잘 나가는 분이 어려움을 겪기도 할 것"이라며 "정치는 살아 있는 생물이라는데 실제로 그렇다"고 말했다.

이해찬이 본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의 문제는…없다?

현직 대표인 만큼, 문재인 정부와 여당인 민주당의 상태를 보는 그의 시각은 비판적·반성적 관점과는 상당히 거리가 멀었다.

행정부 내 최대 이슈라 할 수 있는 법무장관-검찰총장 간 갈등에 대해 그는 "추미애 장관이 취임 후 펼치는 사법 개혁은 정상화 과정"이라며 "(과거 검찰은) 특수부, 중수부에 편향된 운영이 많았다. 공판부, 형사부 등 일반 국민에 해당하는 부분을 체계화하고 강화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는) 갈등이 아니라 정상화 과정"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저도 국무총리 시절 검경 수사권 조정을 하려 검찰과 많이 대화해 봤다"며 "검찰은 민주적 통제를 받지 않기 때문에 편향된 권력을 줘서는 안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민주당이 핵심 지지층에 좌지우지돼 다양성을 잃고 비판을 허용치 않는 당이 돼간다는 지적이 나오자 그는 "우리 당은 극렬 지지층만 대변하지 않는다. 건전한 비판은 얼마든지 수용한다"며 "인위적으로 통제하지 않는다. (비판적 목소리도) 다 기사가 나오지 않느냐"는 인식을 보였다.

금태섭 전 의원 징계 재심이 길어지는 것이 지지층 눈치보기 아니냐는 질문에는 ""윤리심판원은 자율적 기구라 당 대표나 최고위가 영향을 미칠 수 없다"며 "차기 지도부에 '넘기는' 것이 아니라, 내일 임기가 종료되니 불가피하게 '넘어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최근 당 지지율이 하락세인 데 대해서는 "우리 당 지지율은 35%에서 43% 범위 내"라며 "올라갈 때도 있고 내려갈 때도 있다. 일희일비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오늘 조사를 보면 40%를 약간 넘는다"며 "우리가 (통합당에) 뒤진 적이 한 번 있었는데, 왜 뒤지는가 분석하고 대응을 잘 해나가면 된다"고 대수롭지 않다는 태도를 보였다.

그는 자신의 정치 활동 목표가 "민주적 국민정당"이었다면서 차기 지도부에 대한 조언을 해달라는 질문에도 "당을 민주적으로 운영하는 게 재집권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나도 2년간 500회 넘는 회의를 했지만, 민주적으로 충분히 의견을 두루두루 잘 듣고 토론해서 의견을 내어(야 한다)"고 말해 주목을 끌기도 했다.

또 후임 당 대표에 대한 당부의 말에서도 "국민, 당원, 여야 간 소통이 매우 중요하다. 소통하는 자세로 임해 달라"고 했다. "당을 민주적으로 운영하고 안정시키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며 자부심도 드러냈다.

이 대표에 대한 정치권 안팎의 평이 대체적으로 '분석과 판단이 빠르고 명석하며, 오랜 경험을 내세운 강한 리더십으로 효율적으로 조직을 이끌지만 때로는 비판을 허용하지 않는 독선적 모습으로 비칠 때가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특히 눈길이 가는 대목이다.

야당과의 소통, 협치 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협치가 중요하지만 어떤 사안은 시한에 맞춰야 한다. 충분히 토론하되 매듭을 지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이 대표 본인과 민주당 지도부가 취재기자의 코로나19 확진으로 능동감시 대상이 된 상태여서, 이날 간담회는 사상 최초로 온라인 생중계 형식으로 진행됐다.

사회를 맡은 강훈식 당 수석대변인이 사전 취합한 기자 질문을 이 대표에게 대신 전달하거나, 라디오 방송처럼 질문할 기자들을 전화로 연결해 질문을 하고 답변을 듣는 등 이색적인 모습이 연출됐다.

이 과정에서 한 신문사 정치부 기자에게 가야 할 전화 연결이, 동명이인인 다른 방송사 사회부 기자에게 가는 바람에 강 대변인과 당직자들, 전화를 받은 기자 모두가 당황해 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 대표는 다음날로 예정된 전당대회 참석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코로나 음성 판정을 받아서 갈 수는 있지만, 아직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참석 여부는) 고민해 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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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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