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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아들 앞 경찰 총 맞은 흑인 아빠...트럼프 아들은 경찰 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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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아들 앞 경찰 총 맞은 흑인 아빠...트럼프 아들은 경찰 옹호

공화당 전대에선 BLM 시위에 총 겨눈 부부 연설...바이든 "미국 영혼 관통한 총격"

미국 위스콘신주에서 지난 23일(현지시간) 비무장 흑인 남성이 경찰이 등 뒤에서 쏜 총 7발을 맞고 중태에 빠졌다. 특히 차에 타려는 이 남성의 등 뒤에서 경찰이 총을 쏘는 장면을 채 열살도 안된 3명의 자녀가 차 뒷좌석에서 고스란히 봤다.

이런 끔찍한 사건이 일어난 다음 날인 24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서는 지난 6월 인종차별 항의시위대에 총을 겨눠 검찰에 기소된 백인 부부가 초청 연사로 등장해 연설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사건에 대해 아직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하지만 그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24일 이 흑인 남성이 경찰을 폭행한 전과가 있고 가정 폭력으로 체포 영장이 발부된 상태였다며 경찰을 두둔하는 글을 트위터에서 리트윗했다. 그는 또 이번 사건으로 분노한 흑인들의 항의 시위와 관련해 "민주당이 11월 (대통령 선거)에 승리하면 당신이 사는 곳 근처에 바로 이런 장면이 펼쳐진다. 이게 당신 뒷마당에 올지 여부는 당신에게 달렸다"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 이번 사건이 발생한 커노샤에서 벌어진 항의시위. 한 흑인 아동이 "우리 아빠를 죽이지 말라"라고 쓰여진 손팻말을 들었다. ⓒAFP=연합뉴스

경찰, 비무장-무저항 흑인 남성 등 뒤에서 총 난사

23일 오후 위스콘신주 커노샤에서 일어난 이 사건은 경찰 총격 장면이 온라인을 통해 확산되면서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동영상을 보면, 흑인 남성 제이컵 블레이크가 자신의 차를 타려고 이동을 하는데 경찰 2명이 총을 겨누면서 뒤쫓아왔고, 블레이크가 운전석에 타려는 순간 경찰이 바로 뒤에서 총을 연달아 7발이나 쐈다. 이 총격으로 블레이크는 차량 안쪽으로 쓰러졌는데, 이 차 안에는 그의 3세, 5세, 8세의 아들 3명이 타고 있었다. 당시 경찰은 주민들간 싸움이 발생해 출동했다고 한다.

24일 CNN 보도에 따르면, 블레이크의 변호인은 그가 다른 주민들 간 싸움을 말리려는 중 경찰 총에 맞았다고 밝혔다. 블레이크 아버지는 아들이 경찰의 총을 맞고 하반신이 마비된 상태라고 밝혔다.

블레이크를 쏜 경찰 2명은 사건 직후 바로 휴직에 들어갔다. 경찰이 왜 무기를 소지하지 않았고 자신들을 상대로 폭력을 가하는 등 물리적 충돌 상태도 아니었는데 블레이크에게 무차별 총격을 가했는지에 대해선 알려지지 않고 있다.

블레이크가 경찰 총격으로 쓰러지는 동영상은 소셜 미디어 등 온라인을 통해 빠르게 확산되면서 커노샤에는 분노한 흑인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항의 시위를 벌였다. 시위가 이틀째 계속 이어지자 토니 에버스 위스콘신 주지사는 24일 주요 기간시설과 소방관 등의 보호를 내세우며 이 지역에 주방위군 125명을 투입했다.

지난 5월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 폭력으로 사망하면서 인종차별 항의시위(Black Lives Matter, 흑인들의 생명도 소중하다)가 전국적으로 벌어졌지만, 불과 3개월도 채 안 되어 또 이런 끔찍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흑인들의 분노는 극에 달한 것으로 보인다. 24일과 25일에는 커노샤 뿐 아니라 뉴욕, 캘리포니아 등 각지에서 인종차별 항의시위가 진행됐다.

트럼프는 '침묵'...아들은 경찰 두둔...공화당 전당대회에선 백인 인종주의자 부부가 연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사건에 대해 아직 별다른 언급이 없다. 지난 24일부터 열리고 있는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1시간 넘게 연설을 했지만 이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노골적으로 BLM 시위와 민주당에 대한 비난을 이날 전당대회 연설에서도 쏟아냈다. 트럼프 주니어는 "이번 선거는 교회, 일터, 학교냐, 아니면 폭동, 약탈, 공공기물 파손이냐를 선택하는 것"이라면서 자신의 아버지를 지지해달라고 호소했다. BLM 시위를 폭동, 약탈, 공공기물 파손이라고 비난한 것이다.

전당대회 첫날인 이날에는 지난 6월 미주리주에서 자신의 집 앞 도로에서 BLM 시위대가 행진을 하자 자동소총과 권총을 들고 시위대에 맞선 마트와 패트리샤 매클로스키 부부가 초청 연사로 등장했다. 이들은 "미국은 총을 소유하고 자신을 방어하는 데 사용할 권리가 있다"며 자신들의 행위가 정당했다고 주장하면서 시위대를 "폭도"로 규정했다.

이들은 또 민주당이 주로 백인 중산층이 거주하는 교외 지역(suburb)을 없앨 것이라는 근거 없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이들은 "그들은 혼돈과 폭력을 우리 지역 사회에 퍼뜨리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단독 주택 구역 설정을 없애 교외를 모두 폐지하고 싶어한다. 이는 저급 아파트를 교외로 가져오게 만들 것"이라며 "트럼프는 이런 접근을 현명하게 끝냈지만 바이든은 그것을 되찾고 싶어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는 이날 이번 사건에 대해 성명을 내고 "이 총격이 우리나라의 영혼을 관통했다"며 "즉각적이고 철저하고 투명한 조사가 필요하며 총을 쏜 경찰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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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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