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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언론사주, 보안법 위반혐의 체포...개인 비리까지 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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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언론사주, 보안법 위반혐의 체포...개인 비리까지 뒤지고 있다

서방5개국 공동성명, 금융제재 등 반중연합전선 강화

홍콩보안법이 반정부 인사는 누구라도 신체를 구속할 수 있는 공포의 법률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체포가 이뤄졌다. 대상은 홍콩의 주요 일간지 <빈과일보(蘋果日報·Apple Daily)>의 창업주이자 의류 브랜드 지오다노의 설립자 지미 라이(Jimmy Lai· 黎智英. 72)다. 라이는 의류 사업으로 번 돈으로 반중 성향의 홍콩 일간지 <빈과일보>와 홍콩 주간지 <넥스트 매거진>을 창간했다. 이후 지속적으로 이들 매체들은 중국과 홍콩 정부에 대해 비판적인 논조를 견지했다.

라이는 지난 2월 작년 8월31일 불법집회 참가 혐의로 체포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체포는 지난 7월1일 이후 시행된 홍콩보안법에 따른 체포라는 점에서 파장이 전혀 다르다.

<뉴욕타임스>는 10일 "이날 오전 홍콩 호만틴 지역에 위치한 자신의 집에서 홍콩보안법 위반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면서 "외국 또는 외세와 결탁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홍콩보안법은 외세와의 결탁 등에 대해 최대 무기징역에 처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일찌감치 라이를 외세와 결탁한 ‘4인방’ 중 한 명으로 지목한 바 있다. 라이는 홍콩보안법이 통과된 직후 '우산혁명의 주역' 으로 불리는 조슈아 웡과 함께 이미 기소됐었다.

▲홍콩 <빈과일보> 사주이자 의류브랜드 지오다노 창업주 지미 라이가 10일 자택에서 홍콩보안법 위반혐의로 체포됐다. ⓒAP=연합

미국, 대만과 단교 이후 최고위급 인사 방문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빈과일보>와 <넥스트 매거진> 등 언론매체들과 관계없는 라이의 두 아들까지 체포됐다는 점에서 홍콩보안법 전담집행기구인 홍콩 국가보안처가 라이 일가의 개인 재산까지 뒤져 비리를 찾아내는 조사도 함께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경찰은 이날 7명을 홍콩 보안법 위반으로 체포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라이는 1948년 중국 광둥성 출신으로 13살에 홍콩으로 건너와 의류 공장에서 일하며 모은 돈으로 파산한 의류 공장을 사들이며 의류 브랜드 지오다노를 키워냈다. 그는 1989년 중국 천안문(톈안먼) 유혈진압 사태에 충격을 받아 <빈과일보>와 주간지 <넥스트>를 창간해 민주주의를 옹호하며 반중 성향의 언론 활동에 나섰다.

<빈과일보>는 판매부수에서 한 때 홍콩 일간지 시장에서 2위, <넥스트>는 홍콩 주간지 1위를 차지할 정도의 유력지로 성장했으며, 라이는 이들 매체들을 지원하면서 친중 세력들의 테러과 위협을 여러 차례 겪어왔다.

홍콩보안법 시행 이후 미국과 영국 등 서방권과 중국과의 외교적 갈등도 격화되고 있다. 미국과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이른바 '파이브 아이즈'로 불리는 서방 정보동맹 5개국 외교장관들은 9일(현지시간) 홍콩 정부의 총선 연기 및 민주 인사 출마자격 박탈을 규탄하는 공동 성명을 냈다. 5개국이 반중 공동성명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홍콩 정부는 지난달 말 조슈아 웡 등 민주파 인사 12명의 입법회 의원 선거 출마자격을 박탈한 데 이어 코로나19를 이유로 입법회 선거를 1년 연기했다.

공동성명은 "우리는 홍콩 정부의 부당한 자격박탈과 입법회(의회) 선거 연기를 심각히 우려한다"며 "진정하게 자유롭고 공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선거를 통해 입법회 의원을 선출하겠다는 홍콩 주민의 합법적 기대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또한 성명은 "홍콩 주민의 근본적 권리와 자유를 약화시키는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면서 "중국은 일국양제 하에서 홍콩 주민들에게 자치권과 자유를 약속했고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미국 재무부는 지난 7일 성명을 내고 캐리 람(林鄭月娥) 홍콩 행정장관을 포함한 홍콩과 중국 고위 관료 11명에 대한 제재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들이 홍콩 표현의 자유와 민주적 절차를 억압하는 정책을 이행하는 데 ‘직접적 책임’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번 조치에 따라 이들의 미국 내 자산은 동결되고 미국 금융기관과의 거래도 금지된다.

제재 대상에는 람 장관과 경찰 총수인 크리스 탕 경무처장, 전임자인 스티븐 로, 테레사 청 법무장관, 존 리 보안장관 등 홍콩 전·현직 고위 관료들, 그리고 중국 국무원의 홍콩·마카오 사무판공실 샤바오룽 주임과 장샤오밍 부주임, 뤄후이닝 홍콩주재 중앙정부 연락판공실 주임 등 중국 본토 관리들이 포함됐다.

이에 대해 홍콩 금융관리국(HKMA)은 이번 제재가 유엔을 통과한 국제 제제에 해당하지 않아 홍콩에서 법률적 효력이 없다고 맞섰다. 10일 사우스차이나모니포스트(SCMP)에 따르면, 미국의 제재에 따른 갈등으로 홍콩 금융업 관계자들은 진퇴양난에 빠졌다고 호소하고 있다. 어느쪽을 따르던 제재를 받을 가능성으로 홍콩 금융계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졌다는 것이다.

이 와중에 '하나의 중국'을 내세우는 중국의 강력한 반발에도, 앨릭스 에이자 미 보건복지부 장관이 대만을 방문했다. 10일엔 차잉잉원 대만총통과 면담했다. 에이자 장관은 미국이 대만과 단교한 1979년 이후 대만을 방문한 미 정부 최고위급 인사다.

그동안 미국 정부는 1979년 중국과 수교하면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하고 대만과 단교하고, 대만 정부와의 고위급 교류에 나서지 않았는데, 트럼프 정부 들어 친대만 외교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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