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성범죄 대책 토론회에서 "연약한 여성" 발언 논란

안희정·오거돈·박원순 피해자 언급하며 "연약한 비서·여성" 표현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성범죄 대책 토론회에서 피해자들을 '연약한 여성'이라고 표현해 논란을 일으켰다.

김 위원장은 4일 오전 통합당 양금희 의원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위력에 의한 성범죄 근절을 위한 긴급 간담회'에 참석해 한 인사말에서 "안희정 전 충남지사, 오거돈 전 부산시장 그리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 이르기까지 지자체장들이 자기들이 데리고 있던 연약한 비서들, 연약한 여인들에게 행한 여러 가지 성범죄는 굉장히 상상하기 어려운 것들이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또 "최근에 (안희정 사건 피해자) 김지은 씨가 쓴 책을 보니까, 조직 문화가 '조폭 문화' 비슷하게 돼 있어서 '조직을 배반하면 죽는다'는 식"이라며 "거기에서 가장 피해를 보는 사람이 연약한 여인들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하기도 했다.

제1야당이 별도 대책특위까지 만드는 등 권력형 성폭력 범죄에 적극 대처할 의지를 보이고, 특히 야당 당수이면서 정치권 최고 원로이기도 한 김 위원장이 <김지은입니다>를 읽었다고 공개 석상에서 언급한 것은 일면 평가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여성이 '사회적 약자'임을 인정하는 것과, 그들을 '연약한 여인'으로 인식하는 것은 다르다는 면에서 김 위원장의 발언은 부적절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연약한 여인'이라는 표현 자체가 차별적 성 역할 인식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조혜민 정의당 대변인(전 정의당 여성본부장)은 이날 논평에서 "위력을 사용하기에 피해가 발생하고 피해자가 나타나는 것이지, (피해자가) '연약한 여인'이기에 피해자가 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김 위원장의 발언을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