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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WTO 분쟁 중대 변수...美, 일본 편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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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WTO 분쟁 중대 변수...美, 일본 편 섰다

"안보상 규제는 제소 대상 안돼"...WTO 상소 기능 마비로 장기화 우려

세계무역기구(WTO) 분쟁해결기구(DSB)가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 규제 강화 관련, 지난달 29일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에 위배되는지를 판단할 분쟁처리소위원회(패널)를 일본 반대 속에서 설치했다.

일본은 지난 6월 29일 1차 DSB회의에서도 패널 설치에 반대했지만, WTO 협정에 따라 7월 29일 두 번째 회의에서 자동으로 패널이 설치됐다. WTO 규정상 두 번째 패널 설치 요청 시 164개 회원국들이 만장일치로 거부하지 않는 이상 자동으로 패널이 설치된다. 이에 따라 앞으로 심리를 담당할 패널 위원 선정 및 심리 등 쟁송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패널 위원은 3인으로 구성되며 위원 선임은 제소국과 피소국의 협의로 결정된다.

패널 설치부터 판정까지는 원칙적으로 10∼13개월 소요된다. 한국 정부는 일본과의 협의가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지난 6월 WTO 분쟁해결절차 재개를 결정했다. 정부는 "일본 수출 제한 조치가 자의적이고 차별적이며 WTO 협정에 합치되지 않는다는 점을 입증하고 조치 철회를 촉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WTO 분쟁 해결은 2심제로 패널은 1심에 해당하는 절차이고, WTO 개혁을 요구하는 미국의 반대로 최종심을 담당할 상급위원회의 공석이 지속돼 사실상 최종적인 결론이 나오기까지 분쟁의 기간만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다.

일본 정부는 한국 주도의 WTO 채널 설치는 한일 양국의 갈등만 더 심화시킬 것이라고 공개 비난하고 나섰다. 가지야마 히로시(梶山弘志) 일본 경제산업상은 지난달 31일 각료회의(국무회의)가 끝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국 측의 일방적인 대응은 일한(한일) 양측이 대화를 통해 현안을 해결하기로 한 지금까지의 '수출관리정책대화'에서의 합의를 어긴 것으로 매우 유감"이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정책대화의 개최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작년 12월 이후 수출규제 문제 논의를 위해 두 차례 열린 국장급 수출관리정책대화의 추가 개최에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낸 것이다.

게다가 미국이 일본 편을 들고 나섰다. DSB 회의에서 미국 대표는 일본이 수출규제의 최대 명분으로 내세운 안보상 이유라는 타당성에 대해 "일본만이 자국의 안보에 필수적으로 필요한 조치를 판단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본의 수출규제가 안보상 이유라면, 그 자체로 제소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이같은 발언은 이날 공개된 DSB 회의 요약본을 통해 알려졌다.

나아가 미국은 안보상 이유로 무역규제를 하려면 합리적 이유가 필요하다는 지난 2019년 '러시아-우크라이나' 판결을 거론하면서, 이 판결도 오류였다고 비판했다. 이후 WTO가 GATT 체제 이후 지난 70여 년간 현명하게 피해온 국가안보 문제에 휩쓸려 들어가면서 관련 소송이 급증해 WTO가 심각한 위기에 봉착했다고 주장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국제통상위원장을 역임한 국제통상전문 송기호 변호사(법무법인 수륜아시아)는 "WTO를 통한 대일 압박에 중대한 변수가 발생했다"면서 미국이 일본 편을 들고 나선 배경에 대해 "트럼프 정부도 자국 안보를 이유로 철강 관세, 화웨이 축출 시도 등의 조치를 하고 있어 WTO에서 합리화를 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회의 요약본에 다르면, 한일 분쟁 패널에는 미국, 영국, 터키, 대만, 노르웨이, 싱가포르, 우크라이나, 유럽연합, 인도, 중국, 브라질, 캐나다, 러시아가 제3자국으로서 패널 절차에 참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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