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트럼프 조카 "트럼프 재선된다면 미국 민주주의의 종말"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트럼프 조카 "트럼프 재선된다면 미국 민주주의의 종말"

메리 트럼프 박사가 쓴 '소시오패스 트럼프 심리 보고서' <넘치지만 만족을 모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조카 메리 트럼프가 쓴 <넘치지만 결코 만족을 모르는 : 우리 집안은 어떻게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사람을 만들어냈는가?>는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의 책을 제치고 8일 현재 아마존에서 (예약 판매)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베스트셀러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하 직함 생략) 뿐 아니라 트럼프 집안의 다른 가족들도 유산 상속을 둘러싼 과정이 노출되는 것을 원하지 않아 뉴욕주 법원에 이 책의 출판금지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1심에서는 트럼프 가족들이 이겼지만, 출판사가 곧바로 제기한 항소심에서는 졌다. 항소심 결과가 나오자마자 출판사는 '독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반영하여 출간을 앞당겨 오는 14일 공식 출간할 예정이라고 밝힌 뒤 현재 예약 판매를 진행 중이다. 또 출판사는 7일(현지시간) 보도자료와 주요 내용을 담은 요약본을 언론 등에 제공했다.

이 책은 '조카가 삼촌에 대해 쓴 책'이라는 점에서 다른 트럼프 관련 책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신뢰도와 독창성을 가진 자료다. 폭압적인 할아버지, 못지않게 잔인한 삼촌, 그 틈바구니에서 견디지 못하고 결국 우울증과 알콜중독으로 40대에 일찍 세상을 뜬 아버지, 미국에서 손에 꼽히는 부유한 가문이지만 인색하기만 한 친척들...겉으로 드러난 사연만 보면 복수와 원한이 바탕에 깔린 '폭로'가 주목적인 책으로 여겨질 수 있다. 하지만 심리학 박사이자 임상 심리학자인 메리는 자신이 "진단"을 내리지는 않겠다고 밝혔지만, 이 책은 정치인 트럼프에 대한 심리분석서에 더 가깝다는 평이다. 이 책은 가족들의 압력에 묻혔더라면 은폐됐을 트럼프의 모습을 통해 미국식 자본주의와 민주주의의 한 단면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하는 "통찰력 있고 짜임새 있는 회고록"(CNN 8일자 서평, 마이클 단토니오)이다. 언론을 통해 보도된 이 책의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괴물' 트럼프는 '소시오패스' 아버지에 의해 만들어졌다

메리는 지금의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사람"을 만든 장본인으로 "고기능성 반사회적 인격장애자"(소시오패스) 아버지인 프레드 트럼프 시니어를 꼽았다. "프레드는 아들이 자신의 감정에 접근하는 것을 제한하고 상당 부분을 받아들일 수 없는 것으로 인식하게 함으로써 아들의 세계관을 왜곡했다."

독일 이민자 출신으로 부동산 사업가로 자수성가한 프레드는 아들들을 자신의 성취를 이어가고 이를 더 확장시키는 수단으로 여겼다는 것이다. 아버지의 '과도한 욕망'을 충족시켜야 인정받을 수 있는 아들은 결국 아버지의 인정을 받기 위해 "자아도취, 약자 괴롭히기, 떠벌림 등의 인성을 갖추게 됐다...도널드가 (프레디 주니어와) 똑같은 운명을 피한 유일한 이유는 그의 성격이 아버지의 목적에 맞았기 때문이다. 그게 소시오패스들이 하는 일이다. 그들은 목적을 위해 다른 이들을 가담시키고 무자비하게 이용했다. 반대나 저항은 용납되지 않았다."

특히 이런 아버지의 소시오패스적 성향은 자신의 형이자 메리의 아버지인 프레드 주니어와의 관계에서도 잘 드러난다. 프레드는 애초 장남인 프레드 주니어가 사업을 물려받기를 원했지만, 프레드 주니어는 그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그는 부동산 사업가가 아닌 비행기 조종사로서 삶을 선택했지만, 아버지의 노골적인 학대와 무시는 결국 그가 42세의 나이에 일찍 세상을 뜨는데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프레드 주니어는 오랫동안 우울증, 알콜중독, 심장 판막 이상증 등 지병으로 고통을 받고 있었다. 하지만 메리는 자신의 할아버지와 삼촌은 '실패한' 아들과 형을 돌보는데 자신들의 재산을 할애하는 것에 인색했다고 주장했다. 메리는 "전화 한통이면 어느 시설에서든 아들을 위한 최상의 대우를 보장했을 것인데, 전화 한통 없었다"고 밝혔다.

프레드 주니어는 결국 심장마비로 병원에 실려갈 때도 혼자서 갔고, 매우 위중한 상황이었는데도 그의 가족들 어느 누구도 병원을 찾지 않았다. 대신 도널드는 그의 여동생과 함께 영화를 보러갔다고 한다.

하지만 프레드는 결국 자신이 선택하고 만든 또 다른 소시오패스(도널드)로부터 말년에 학대를 받았다. 메리는 프레드가 자신이 창조한 아들에 의해 친절하게 보답받지 못했으며 치매가 진행되자 무시를 당했다고 밝혔다.

도널드의 입시부정..."정직은 그에게 허용되지 않았다"

메리는 소시오패스 아버지와 관계에서 이상 형성된 도널드 성격의 특징 중 하나로 "현실 세계와의 단절"을 꼽았다. "정직한 일은 결코 그에게 요구되지 않았고, 아무리 심하게 실패해도 거의 헤아릴 수 없는 방법으로 보상을 받았다...1980년대 사업이 기울자, 프레드는 아들 도널드의 조악한 서투름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아버지는 투자를 계속하는 것 외에는 대안이 없었다." 프레드는 자신의 가문의 성공 신화가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해 도널드의 사업 실패를 보상해줬다.

이런 도널드의 성향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메리는 도널드의 '입시 부정'을 처음으로 폭로했다. 그는 펜실베이니아대 경영대 와튼스쿨에 들어가기 위해 공부를 잘하는 친구 조 셔피로에게 대학입학자격시험(SAT) 대리시험을 보게 했고, 거액의 돈으로 보상했다. 또 도널드의 누나이자 자신의 고모인 메리앤이 도널드의 숙제를 대신 해줬다. 도널드는 2016년 대선에서 자신이 "안정적인 천재"라고 주장하면서 그 근거로 명문대학인 와튼스쿨 출신이라는 사실을 자랑했었다.

조카의 가슴을 보고 감탄한 도널드...그에게 여성은 "대상"일 뿐이다

도널드의 여성 대상화는 잘 알려진 문제다. 2016년 대선 때도 숱한 성추문이 불거졌다. 도널드는 모든 성폭력 의혹에 대해 부인했고, 그의 지지자들은 딱히 '도덕성'을 그에게 기대하지 않았다. 메리는 도널드가 아버지와의 관계 때문에 어머니에게서 사실상 양육을 받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그의 집안은 철저하게 성별에 따라 분리된 가정이었으며 "프레드와 그의 부인은 (평등한 관계의) 파트너가 아니었다는 것은 분명하다...딸들은 어머니에게서 길러졌고, 아들들은 아버지의 것이었다."

프레드와 도널드는 대상화된 '여성관'을 공유했다. 메리는 프레드와 도널드가 자신의 아버지의 장례식 직후에도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행동했다"며 "그들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뉴욕 정치, 사업, 못 생긴 여자들에 대해 대화했다"고 말했다.

또 메리는 자신이 12세 때 자신의 할아버지인 프레드가 그의 지갑에서 나이가 많아야 18세 정도 되어 보이는 여성의 나체 사진을 꺼내서 보여줬던 일을 폭로했다. 메리는 어떻게 반응해야할지 몰라서 삼촌인 도널드를 쳐다봤더니 그는 그저 사진을 쳐다보았을 뿐이었다.

메리는 또 몇십년 후 도널드를 플로리다의 마러라고 클럽에서 만났을 때 일화를 소개했다. 수영복을 입은 조카를 보고 도널드는 "이런 세상에 메리, 가슴이 크구나(Holy Sh*t, Mary. You're stacked)"라고 반응했다.

트럼프가 재선된다면, 미국 민주주의의 종말이 올 것이다

메리는 2016년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이 당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래서 대선 당일 파티에 초대됐으나 가지 않았다. 메리는 "그 자리에서 클린턴의 당선이 발표됐을 때 나의 환호를 감출 수 없었을 것이고, 나는 그 정도로 무례하고 싶지는 않았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그의 예상은 빗나갔다. 메리는 "유권자가 이 나라를 나의 고약한 기능부전 집안의 확대판으로 만들려는 선택을 한 것 같았다"며 "우리(미국)는 더 가혹하게 심판당해야 한다. 우리 나라를 위해 애도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오는 11월 3일 대선을 앞두고 있는 미국을 향해 메리는 경고했다.

"만약 그에게 두번째 임기가 허락된다면, 그것은 미국 민주주의의 종말이 될 것이다."

▲메리 트럼프의 책 표지 ⓒCNN 화면 갈무리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전홍기혜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