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중순 이후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도가 다시 빨라지면서 현재 상태로 방치할 경우 신규 확진자가 하루 10만 명에 이를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백악관 코로나 태스크포스(TF) 핵심 멤버인 앤서니 파우치 미국 알레르기.감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은 30일(현지시간) 미국 상원에서 열린 청문회에 참석해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을 준수하지 않고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지 않는다면 현재 하루 4만 명 수준인 신규 확진자 숫자가 10만 명으로 증가할 수도 있다며 "상황이 매우 안 좋아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파우치 "상황 더 악화될 수도"...CDC 부소장 "이제 시작에 불과"
파우치 소장(이하 직함 생략)은 백신 개발 이외에 코로나19 사태의 궁극적인 해결책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모든 미국인들이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하지만 이런 백신을 가질 수 있을 것이란 보장은 없다"고 밝혔다. 때문에 백신 개발 이전에 최대한 감염 예방 수칙을 지키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6월 들어 새로운 ‘핫스팟’이 된 캘리포니아, 텍사스, 플로리다 등은 보건 전문가들의 ‘경고’가 현실이 된 경우다. 파우치 등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 재개를 서두를 때 이에 대한 위험성에 대해 공개적으로 발언한 바 있다.
최근 하루 신규 확진자가 5000명 이상 발생하고 있는 텍사스는 지난 4월말 가장 일찍 경제활동을 재개한 주 중 하나다. 공화당 소속 댄 패트릭 텍사스 부지사는 지난 3월말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경재 재개를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코로나 19로 위축된 경제 회복을 위해 노인들이 기꺼이 목숨을 걸어야 한다"고 말해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등은 20-30대의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지 않으면서 감염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지역이다. 현재 하루 3000명 수준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는 로스앤젤레스는 새로운 진앙지가 됐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앤 슈챗 수석 부소장은 현재 미국 전역에서 코로나19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이제 시작이다"라고 매우 우려 섞인 전망을 '미국의사협회저널'과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는 "나는 너무나 많은 희망에 기댄 생각이 미국 전역을 지배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지난 몇주 동안 드러난 상황을 보면 이 바이러스가 지속적으로 퍼질 것이라고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신규 사례가 빠르게 파악되고 모든 연락처가 추적돼 격리되고 아픈 사람과 노출된 사람이 격리돼 상황을 통제할 수 있는 뉴질랜드나 싱가포르, 한국 상황이 아니다"라면서 "앞서 뉴욕 코네티컷, 뉴저지 지역에서는 강도 높은 개입, 통제 조치가 있었다. 하지만 다른 주에서는 이런 조치들이 없었고 현재 바이러스가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결과적으로 우리는 전국에 너무 많은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게 됐고 정말 지금이 시작에 불과하다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모든 사람이 마스크 쓰라는 연방정부 메시지 필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지난 26일 백악관 코로나 브리핑에서 트럼프의 ‘업적’이라 칭찬하며 코로나 대응 성공을 주장했지만 이에 동의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 코로나 사태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경제 재개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사실상 민주당 대선후보로 확정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30일 델러웨어주 월밍턴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트럼프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바이든은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이 무엇이든지 간에 효과가 없다. 주별 접근법은 혼란만 낳고 어떤 진전도 가져오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경제 재개를 위해 전국적인 기준과 통일된 계획과 지침이 필요하다"며 연방정부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모든 사람이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는 연방정부 최고위층의 절대적이고 분명한 메시지가 필요하다"면서 정치적인 이유로 마스크 착용을 거부하고 있는 트럼프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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