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수도권 외 지역으로 확산하고 있고, 해외 유입사례도 늘어나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감염 경로가 불명확한 '깜깜이 환자'와 고령 확진자의 비율이 늘어나는 점도 향후 방역 관리에 고려할 중요 변수가 되고 있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차장은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수도권 감염 확산세가 꺾이지 않는 상황에서 수도권 외 지역으로 감염이 확산하고 해외에서 확진자 유입이 증가하는 등 현재 상황은 매우 엄중하다"고 진단했다.
박 1차장은 이어 "특히 금주 들어 수도권 이외 충청과 전북 지역 확산 양상이 나타나는 점은 새로운 위험요소"라면서 "서남아를 중심으로 해외유입 환자도 증가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중대본에 따르면 작은 규모의 모임과 시설에서 산발적 연쇄 감염이 계속되면서 최근 2주간 일일 평균 신규 확진자는 46.7명으로, 이전 2주간(5월 24일∼6월 6일)의 39.6명에 비해 7.1명 증가했다.
지역사회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최근 2주간 36.8명으로 직전 2주(33.6명)보다 늘었다. 해외 유입사례 역시 최근 2주간 9.9명으로 이전 2주보다 3.9명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른바 '깜깜이' 환자가 증가하는 점도 방역당국의 고민을 깊게 하고 있다.
최근 2주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654명 중 감염경로가 불명확한 경우는 10.6%(69명)로, 이전 2주간의 8.1%에 비해 2.5%포인트 높아졌다. 신규 확진자 중 자가격리 상태에서 확진된 사람의 비율을 뜻하는 '방역망 내 관리 비율'도 80% 미만이다.
박 1차장은 이런 통계를 언급하면서 "대규모의 급격한 유행 확산은 억제하고 있으나, 방역당국의 추적이 유행 확산을 충분히 따라잡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요양시설 종사자에서 시설 입소자로 코로나19가 전파되면서 확진환자의 발생연령이 높아진 것도 우려스러운 점이다. 고령자 비율이 늘면 중증환자 수가 증가하고 자칫 인명 피해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박 1차장은 "6월 셋째 주에는 확진자 중 절반이 50대 이상으로 중증환자가 증가할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대본에 따르면 확진자 중 50대 이상 비율은 지난달 둘째 주 11.7%에서 6월 셋째 주 50%로 약 5배 증가했다. 이에 따라 확진자 가운데 위중·중증 환자로 분류된 사람은 이달 2일 8명이었다가 20일에는 34명으로 약 4배 늘었다.
방역당국은 이런 감염 확산세를 저지하기 위해서는 방역수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현재 정부는 수도권에 대해 공공 다중이용시설의 운영을 중단하는 방역강화 조처를 내렸고, 대전시의 경우 다음 달 5일까지 지역 내 공공이용시설을 잠정 폐쇄한다는 '고강도 생활속 거리두기'를 시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박 1차장은 "앞으로 1주일은 여러분의 협조와 동참이 필요한 시기"라면서 "마스크 착용이 어렵고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음식점이나 주점 등의 방문을 최대한 삼가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이어 "국민의 참여를 끌어낼 수 있도록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의 단계별 조치사항을 재정비하고 있다"면서 "관계 부처 간 협의, 생활방역위원회 논의 등을 거쳐 이른 시일 내에 내용을 구체화하고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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