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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화약고, 지하철 혼잡율을 줄이는 방법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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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화약고, 지하철 혼잡율을 줄이는 방법 있다

[기고] 코로나 팬데믹 시대의 대중교통운영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5월 6일부터 사회적거리두기 지침을 완화하는 생활방역체계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지역사회 감염을 현재의 방역 및 보건의료체계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는 전제 아래 일상생활과 경제활동이 조화를 이루게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태원발 코로나19 감염 확산사태로 인해 다시 위기가 고조 되고 있다.

생활방역체계가 제대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밀접 접촉 환경을 대폭 줄여야 한다. 그러나 거주인구가 2000만 명이 넘는 수도권은 밀접 접촉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중에서도 콩나물시루로 비유되는 출근길 대중교통 현실은 심각하다. 최근 서울교통공사를 비롯한 지하철 운영기관은 차내 혼잡율 150% 이상을 기록할 때 모든 승객들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바이러스 전파를 막기 위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지하철 이용객은 열차 탑승을 거부당할 수 있다.

차내 혼잡율 150%는 대략 전 좌석에 승객이 앉고 입석 승객이 차내 모든 손잡이를 점유하는 정도이다. 승객으로 인해 열차 내 이동이 제한을 받을 정도로 가까이 붙어있게 된다. 심각한 문제는 시간대과 구간에 따라 차내 혼잡율이 급격히 증가하게 되는 경우다. 180%만 넘으면 이동 자체가 힘들고 200%선이면 그야말로 압착단계가 된다. 이 같은 지하철 환경은 자칫 폭발적인 바이러스 확산을 불러올 수 있는 화약고가 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보다 적극적인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

▲대중교통 이용시 생활 속 거리두기 방안이 실시된 13일 오전 서울 광화문역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역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바로 시차제 출근을 도입하는 것이다. 한국에서 시차제 출근은 1년에 하루 수능 시험일에 시행되고 있다. 그것도 대중교통 이용을 줄이기 위해서보다는 교통정체로 인한 수험생 지각 사태를 막기 위한 목적이 크다. 시차제 출퇴근은 국가적 중요 행사에나 적용된 제도이지만 지금 같은 코로나19 위험시기에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한 한 가지 방법일 수 있다.

공공기관과 기업들은 9시 출근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때문에 이 시간에 집중적으로 출근 인파가 몰리게 된다. 기관이나 기업들이 8시, 9시, 10시 출근제를 도입한다면 그만큼 출근 인파를 분산해 지하철이나 버스의 혼잡율을 줄일 수 있게 된다. 대중교통 운영기관은 아침 집중 배차 시간을 연장해 열차나 버스 공급을 늘려 혼잡율을 줄이는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꼭 코로나 바이러스가 아니더라도 시차제 출근은 메가시티의 출근 혼잡을 줄이는 용도로 도쿄 같은 거대 도시에 적용되는 제도이다. 하물며 지금 같은 비상시기에는 적극적으로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시차제 출근으로 인한 혼란은 기관이나 기업별로 일정 기간 순환하는 방식을 택함으로써 최소화할 수도 있다. 또 이참에 오전 9시출근 – 오후 6시 퇴근이라는 관례를 털어버리고 노동시간을 단축해 그만큼 일자리를 늘리는 기회로 활용할 수도 있다. 한 기업에서도 8시 출근 – 4시 퇴근, 9시 출근 – 5시 퇴근, 10시 출근 – 6시 퇴근의 형태를 도입해 업무 공백도 막고 감염병의 위험도 낮출 수 있다.

코로나19는 전 세계적인 실업을 양산했고 이는 경제 위기의 또 다른 뇌관이 되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그린 뉴딜"도 결국 일자리 만들기가 중요한 목표이기도 하다. 코로나19는 공동체에 새로운 질서를 요구하고 있다. 어려운 시절일수록 나눔이 중요하다. 새로 만드는 것 못지않게 노동시간 단축으로 있는 일자리에서 더 만들어 내는 것도 필요하다. 이미 일부 선진국에서는 주 35시간 노동제나 주 4일 근무제, 하루 7시간 노동제 등으로 일자리를 나누고 있다. 언제까지 세계 최장 노동시간의 굴레를 명예로 여기며 살 것인가? 코로나19 시대 이후의 삶을 제대로 이어나가기 위해서라도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 노사정이 사회적 대타협의 새 모델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기회가 지금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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