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고 나서야 미국 백악관에서 직원들에게 의무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
백악관은 지난 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인 시중을 드는 업무를 맡았던 해군 출신 직원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대변인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허술한 방역 실태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케이트 밀러 펜스 부통령 대변인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 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 소장 등 백악관의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소속의 보건당국 수장 3명도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밀러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정책을 설계한 것으로 알려진 스티븐 밀러 백악관 선임보좌관의 부인이기도 하다.
백악관 직원들 사이에서 "출근하는 것이 두렵다"는 말이 나온다는 언론 보도가 있을 정도로 내부 불안감이 고조됐다고 한다. 또 만에 하나 트럼프 대통령이 감염될 경우 국가 안보에 영향을 끼칠 뿐 아니라 당장 11월에 있을 대통령 선거에도 치명적이기 때문에 '초비상'이 걸린 상태다.
상황이 이렇게 악화되고 나서야 백악관 직원들에게 마스크 착용 지시가 내려졌다. CNN은 11일(현지시간) "오늘 웨스트윙(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건물)에 출입하는 모든 직원들은 얼굴을 가려야 한다는 내용의 메모가 백악관 직원들에게 전달됐다"고 보도했다.
직원들에게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지킬 것과 방문객을 제한할 것도 지시했으며, 특히 가능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일하는 집무실에 접근하지 말라는 지시도 내려졌다. 또 대통령 및 오벌오피스(집무실)의 근접거리에 있는 비밀경호국(SS) 요원들도 마스크 착용 지시가 내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직원들에게 마스크를 쓰라고 지시했느냐는 질문을 받고 "맞다. 내가 요구했다"고 답했다.
그러나 백악관 내 마스크 착용 지시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예외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브리핑에 마스크를 쓰지 않고 참석했으며,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 고문을 포함한 다른 백악관 참모진들은 마스크를 쓴 채 배석했다.
트럼프 "중국에 가서 물어봐"...백악관 무역국장 "중국, 코로나 피해 배상해야"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 경제가 몇달 안에 나아질 것이라며 “위대함으로의 전환”이 될 것이라고 밝힌 뒤 “내년에 우리는 지금까지 본 적이 없는 최고의 해 가운데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중국에 좀 더 유리한 조건으로 무역협상을 재개하고 싶어한다는 보도가 있다. 관심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전혀 없다. 관심 없다. 중국은 수십년간 미국을 이용해왔다"고 중국에 대한 불만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또 미국이 하루 30만 건의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하는 등 세계에서 가장 많은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경제를 재개할 수 있다는 설명 뒤에 중국계 미국인 기자가 '검사를 많이 해도 코로나 희생자가 가장 많다'고 지적하자 "전 세계에서 매일 많은 사람들이 죽는다. 그건 중국에 가서 물어보라"고 윽박지르기도 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에게 신망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피터 나바로 미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은 이날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중국에 대한 청구서가 나와야 한다며 "중국을 벌주는 문제가 아니라 중국 공산당이 책임을 지도록 하는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가 이 전투를 치르기 위해 책정해야 했던 비용은 10조 달러에 가깝다"면서 구체적인 액수까지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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