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의 공범 '부따'의 신상정보를 공개했다. '부따'는 만 18세의 미성년자 '강훈'이었다.
'부따'는 조 씨가 박사방 공동 운영자로 언급한 인물 중 하나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피의자의 신상정보가 공개된 것은 조 씨에 이어 강훈이 두 번째다. 강훈은 미성년자의 신상정보가 공개된 첫 사례이기도 하다.
서울지방경찰청은 16일 강 군에 대한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이 같이 결정했다. 이날 위원회에는 경찰 내부위원 3명과 법조인, 심리학자 등 외부위원 4명이 참여했다.
강 군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지난 9일 구속됐다. 성착취 단체방 참가자를 모으고 입장료 등 범죄수익금을 관리한 혐의도 받고 있다. 특히 박사방 유료 회원들이 입장료 명목으로 암호화폐를 입금하면 이를 현금화해 조 씨에게 전달하는 일종의 '자금책' 역할을 한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위원회는 "피의자는 박사방 운영자인 조주빈의 주요 공범으로서 박사방 참여자를 모집하고, 성착취 영상물을 제작·유포하는 데 적극적으로 가담했다"며 "인적·물적 증거가 충분히 확보됐고 범죄 수법이 치밀하고 계획적이며 아동·청소년을 포함한 다수의 피해자에게 지속적으로 심각한 피해를 야기하는 등 범죄가 중하다"고 신상정보 공개 이유를 밝혔다.
위원회는 미성년자인 강 군의 신상을 공개했을 때 발생할 여러 문제, 특히 가족이나 주변인이 입을 수 있는 피해 등을 심도있게 논의했다고도 밝혔다. 위원회는 그러나 "국민의 알권리, 동종 범죄의 재범 방지 및 범죄 예방 차원에서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므로 이름과 나이, 얼굴을 공개하기로 심의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또 2001년생인 강 군이 아직 만 18세 미성년자긴 하지만, 법률에 '만 19세가 되는 해의 1월 1일을 지난 경우는 미성년자 예외조항을 적용하지 않을 수 있다'는 규정이 있는 만큼 경찰은 강 군 신상 정보 공개에 별다른 법적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강 군이 미성년자임을 고려해 사진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17일 오전 검찰에 송치할 때 마스크나 모자로 가리지 않는 방식으로 얼굴을 공개할 예정이다. 지난 9일 구속돼 종로경찰서 유치장에 수감 중인 강 군은 구속기간 만료로 오는 17일 오전 8시 검찰에 송치된다.
앞서 신상공개 결정이 난 조 씨가 검찰 송치에 앞서 포토라인에 서 짧게 심정 등을 밝힌 점을 고려할 때 강 군도 포토라인에 설 가능성이 크다.
한편 강 군은 '박사' 조 씨를 만나기 전부터 텔레그램 성착취방 중 하나인 '완장방'을 운영하면서 불법 성착취 영상을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씨가 본격적으로 박사방을 운영하는 시기에 합류해 박사방 이용자로부터 받은 가상화폐를 세탁해 전달하는 핵심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함께 박사의 여성 피해자를 미행, 협박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와 관련, 박사방을 비롯한 'n번방' 사건 가담자 전원의 신상을 공개해달라고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현재까지 200만 명 이상이 참여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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