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이 잇단 총선 후보들의 막말 파문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전북 군산시 지역구 후보로 출마한 미래통합당 이근열 후보의 선거 공보물에 '중국 유곽 조성' 공약이 제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유곽은 성매매 영업을 하는 업소나 집결지를 일컫는 말이다.
앞서 미래통합당에서는 김대호 후보와 차명진 후보가 각각 세대 비하 발언과 세월호 유가족과 관련된 막말로 홍역을 앓았다. 당 내부에서도 더 이상의 막말이나 구설에 오르는 일을 막아야 한다는 기조가 강한 상황이다.
참여자치 군산시민연대도 9일 논평을 내고 '미래통합당 군산시 후보자 공약을 비판한다'고 밝혔다.
군산 참여연대는 "이 후보가 '군산의 새로운 랜드마크 군산 차이나타운'을 제안하고, 5개 조항을 공약으로 내놨다"며 "하지만 공약 가운데 '중국 유곽'이라는 내용을 보고 무지를 넘어 군산역사를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군산 참여연대는 "유곽의 사전적 의미는 예전에 관(官)의 허가를 받아 일하는 창녀들을 두고 손님을 맞아 매음(賣淫) 행위를 하게 하는 집이나 그 집들이 모여 있는 구역을 이르던 말"이라며 "이런 공간을 군산에 조성하겠다는 것이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군산은 성 매매집결지로서의 아픔과 상처를 가진 곳이다. 일제강점기 시절 '군산 유곽', 미군 주둔으로 '군산 아메리카타운', 대명동·개복동 성 매매집결지와 화재 참사로 많은 희생과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지역"이라며 "이 후보 공약은 역사 인식의 부재를 넘어 여성과 인권에 대한 감수성마저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30~40대 폄하, 세월호 막말로 국민으로부터 질타받는 미래통합당은 이 문제를 단순한 경솔함으로 치부하지 말고, 당의 품위에 맞는 대책을 군산시민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통합당 이 후보 측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편집 과정에서 (실수로) 공보물이 작성됐다"며 "적어도 중국식 유곽이라고 명시해야 했다"고 사과했다.
이 후보 측은 "실수라는 변명보다는 거듭 확인하지 않은 경솔함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지난해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 청년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해 당시 불거진 5·18 폄훼 논란에 대해 초·재선 의원들이 간단한 말실수를 한 것 같다고 말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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