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4일 밤 문재인 대통령에게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처를 위한 의료 장비 지원을 요청했다.
한미 정상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긴급 제안으로 23분간 전화 통화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두 정상간 통화는 올해 들어 처음으로, 문 대통령 취임 이후 23번째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미국의 코로나 대처를 위해 의료장비를 지원해줄 수 있느냐"고 물었고, 문 대통령은 "국내 여유분이 있으면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했다.
다만 문 대통령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절차가 필요할 수 있다"고 말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중 승인이 될 수 있도록 즉각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코로나19의 국제적 확산에 대한 우려를 공유하는 한편, 이를 극복하기 위한 양국 간 협력 방안에 대해 협의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코로나19 확진 상황에 관심을 보이면서 "굉장히 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요청한 의료장비는 코로나19 진단키트로 추정된다.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24일(현지 시각) 기준 5만 명을 넘어서면서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새로운 진원지가 될 수 있다’는 경고장을 받아 든 상태다. 이에 다급해진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진단 능력을 폄하했던 입장을 뒤집고 한국 측에 긴급히 의료장비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26일 개최될 주요 20개국(G20) 특별 화상정상회의에선 세계 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방역활동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무역 활성화와 기업인의 활동 보장 등 협력 방안이 심도 있게 협의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화상정상회의에서 잘 대화해 보자"고 화답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스페인, 사우디아라비아 정상과의 통화에서 G20 특별화상정상회의를 통한 코로나19 국제 공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G20화상회의는 문 대통령이 처음 제안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