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비핵화가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비핵화 속도와 구체적 행동에 관한 미국 주류의 비판이 거세지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이에 직접 반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전면적 비핵화(Total denuclearization)로, 이미 일어나기 시작했다"며 "북한은 (핵문제를) 끝내기를 원하고 우리도 원한다. 우리는 매우 빨리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대북 매파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이 전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북한의 신속한 비핵화 조치를 촉구하며 "길게 늘어지고 지연되면 회담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했던 발언과 다른 뉘앙스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은 엔진 실험장을 파괴하고 있다"며 "이미 대형 실험장 가운데 한 곳을 폭파했다. 실제로는 실험장 4곳"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는 지난달 24일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조치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어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면서 "북한과의 관계는 매우 좋다. 그들은 탄도미사일을 포함해 미사일 발사를 멈췄고 엔진 실험장을 파괴하고 있다. 3명의 인질도 돌아와 가족들과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전쟁 당시 미군 전사자 유해 송환 문제에 대해서도 "그들은 전쟁 기간 북한에서 전사한 우리 위대한 영웅들의 유해를 이미 보냈거나 보내는 과정에 있다. 돌아오는 과정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반도에 전쟁이 발발하면 수만 명의 사망자가 나올 수 있다는 점을 재차 언급하며 "나는 우리가 문제를 해결하는 데 매우 근접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북한이 정상궤도에 오르도록 돕고자 한다. 북한은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고 김정은 위원장도 그렇게 생각한다"며 체제안전 보장과 경제적 보상 방침도 확인했다.
그는 "상황은 변할 수 있다. 어쩌면 충돌로 귀결될지도 모르고, 아닐지도 모른다"면서도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과 내가 김 위원장을 비롯해 그의 참모들과 가진 관계는 매우 좋고 굳건하다. 이것이 엄청난 성공으로 이어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서도 "이 문제를 풀기 위해 진짜로 열심히 추진해왔다"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다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대해선 "매우 중요한 시기에 (북한과의) 국경이 매우 강력하게 지켜진 데 대해 감사하고 싶다"면서도 "유감스럽게도 현재 국경이 조금 약해졌지만 괜찮다"고 말해 최근 북중 정상회담에 대한 경계심을 보인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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