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판결에 한 번, 재판 거래에 두 번 울었다"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판결에 한 번, 재판 거래에 두 번 울었다"

재판 거래 피해자들 양승태 등 고발...법률가 시국농성

"군부독재 시절 법원이 권력의 폭압에 굴복하여 그릇된 재판을 한 역사는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사태와 같이 법원이 제 이익을 위하여 스스로 정권에 부역한 적은 없습니다."

법률가들이 법원 재판 거래 사태를 규탄하며 시국 농성에 돌입했다.

법학 교수, 법학자, 변호사로 구성된 ‘대법원 사법농단 규탄 법률가 일동'은 5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천막을 치고 시국 농성을 하겠다고 밝혔다.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대법원이 박근혜 정부 청와대와 재판을 거래 수단으로 삼은 데 대한 비판이다.

이들 법률가들은 "변호사로서, 독립성과 공정성을 내팽개쳐 버린 법원에서 재판을 할 수는 없다", "교수로서, 스스로 헌법과 법률을 부정하고 독립성을 포기해버린 법원이 권력과 유착하는 사회에서 법학을 연구하고 가르칠 이유가 없다"며 시국농성을 선언했다.

▲대법원 사법농단 규탄 법률가 시국농성. ⓒ오민애 변호사

이들은 "대법원이 정권의 하수인이 되었다. 강요에 의한 굴복이 아닌 자발적·적극적 부역이기에 이는 조금도 감경될 수 없고 오히려 가장 엄하게 가중처벌 되어야 할 역사범죄"라며 "법관 비리나 개별 재판의 문제와 같은 일상적 사건·사고가 아닌 이 사안의 엄중함에 대해 알리기 위해 대법원 앞에서 법률가 시국 농성을 선언한다"고 했다.

특히 법원이 거래한 재판들이 노동자, 사회적 약자가 억울함을 호소했던 사건들이라는 데 분노했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특별조사단이 지난달 25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대법원이 거래 대상으로 삼은 사안은 △KTX 해고 무효 소송 패소, 과거사 국가배상권 소멸시효 3년 제한, △민주화보상금 등 수령자의 국가배상권 부정, △진실규명 신청하지 않은 과거사 피해자의 국가배상권 부정, △이석기 전 의원 등 내란선동죄 유죄, △키코 통화옵션계약 불공정 행위 불인정, △쌍용차 정리해고 파기환송 판결, △전교조 법외노조 판단 등 십수 건이다.

이들은 △판사 사찰, 재판 거래 관련 모든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할 것, △사회적 중립기구를 통해 그 진상을 철저하게 규명할 것, △양 전 원장 등 관련자 전원을 구속해 수사해 엄중 처벌할 것, △범국민적 참여와 시민사회 주도로 사법부를 개혁할 것 등을 촉구했다.

시국농성단에 이름을 올린 법률가들은 총 119명이다. 이들은 요구 사항이 받아들여질 때까지 대법원 앞 천막에서 24시간 숙식하며 농성을 이어간다고 밝혔다.

이날 재판 거래 의혹 피해 당사자들은 양 전 대법원장 등을 고발했다.

KTX 열차승무지부 전국철도노동조합, 사단법인 인권의학연구소·김근태기념치유센터 '숨' 등 17개 피해단체는 이날 대법원 앞에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양 전 대법원장, 박병대 전 대법관,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이규진 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 등 관련자들을 직권남용 및 증거인멸죄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고발인들은 "법원은 우리를 한 번 판결로 좌절시켰고, 재판 거래 의혹으로 두 번 눈물 흘리게 했다"며 "지금 이 사태에 가장 책임있게 사죄해야 할 양 전 대법원장은 태연히 자신의 집 앞에서 본인에게 아무 잘못이 없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사법부는 세 차례에 걸쳐 조사를 했음에도 결국 관련자에게 면죄부만을 줬을 뿐"이라며 검찰의 엄중한 수사를 촉구했다.

고발인들은 검찰을 향해 "삼권분립, 법관의 독립, 국민의 재판청구권, 헌법에 쓰여 있는 글자들이 그저 장식이 아님을 증명하라"며 "더 이상 사법농단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신속히 조사에 나서라"고 말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