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9주기인 23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노 전 대통령 묘역에서 열린 공식 추도식에는 범여권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노무현 재단은 이번 추도식의 주제를 '평화가 온다'로 정했다. 한반도 평화의 새로운 시작을 향한 시민의 염원을 모으고 노 전 대통령의 평화번영 의지를 되새기는 장이 되기를 희망한다는 취지다.
추도식에는 권양숙 여사 등 유족, 정세균 국회의장 및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홍영표 원내대표, 민주평화당 장병완 원내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 등 정당 대표, 노무현재단 이사장인 이해찬 의원 등 5000여 명이 참석했다. 김대중 대통령 유족을 대표한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과 정부 측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 등도 참석했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공식 추도사를 통해 "사람 사는 세상, 살맛 나는 세상의 문은 활짝 열렸지만 그 기쁨만큼이나 당신의 빈자리가 아쉽다"라며 "어떤 가치도 평화 위에 두지 않겠다는 당신의 말씀 깊이 간직하고 실현해 나가겠다"고 했다. 이어 그는 "구시대의 막내가 아니라 새 시대의 밀알로 거듭난 당신을 결코 잊지 않겠다"라며 "시민의 힘으로 열어나갈 대한민국의 새로운 내일을 지켜봐 달라"라고 말했다.
이해찬 이사장은 "우리 예술단이 평양에 가서 공연할 때 주제가 '봄이 온다'였는데 저희 재단은 '평화가 온다'로 주제로 삼았다"며 "이 자리가 우리 민주진영이 전진하는 자리가 되고, 평화가 오는 자리가 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6.15 정상회담, 노 전 대통령의 10.4 정상회담을 이어서 지난 판문점 회담을 문재인 대통령이 잘 해냈다"라며 "오늘 이 자리에 문재인 대통령은 안 오겠다고 했다. 모든 것을 일로써 바치겠다고 말씀하셨다"라고 전했다.
유족을 대표해 마이크를 잡은 노건호 씨는 "한반도의 평화 정국은 지금도 조마조마한 순간들을 헤쳐나가고 있다"며 "진중하고 결연한 의지로 북측의 우리 민족과 세계를 설득시켜 나가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그는 "내년 10주기에는 북측 대표도 함께할 수 있는 상황과 여건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했다.
박혜진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추도식은 국민의례,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가수 이승철의 추모공연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추도사 낭독, 추모 영상과 유족 인사말, '아침이슬' 추모공연, 참배 등 순서로 진행됐다.
이날 추도식에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보수야당 소속 인사는 아무도 참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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