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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도 안한 CTBT 비준, 北이 비핵화 '모범생' 될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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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도 안한 CTBT 비준, 北이 비핵화 '모범생' 될 상황?

"포괄적 핵실험 금지 관련, 국제적 바람과 노력에 동참할 것"

북한이 핵무기 실험의 전면적인 금지를 위한 전 세계의 노력에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 가입 의사를 시사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15일(현지 시각) 한대성 주 제네바 북한 대표부 대사는 유엔 군축회의에서 발언을 통해 "포괄적 핵실험 금지와 관련한 국제적인 바람과 노력에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국제무대에서 이같은 뜻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북한은 지난 4월 20일 열린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3차 전원회의의 결정서에서도 "핵시험 중지는 세계적인 핵 군축을 위한 중요한 과정이며 우리 공화국은 핵시험의 전면 중지를 위한 국제적인 지향과 노력에 합세할 것"이라며 이와 유사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한 대사의 발언을 두고 오는 6월 12일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북한이 CTBT 가입을 비핵화의 중대 조치 중 하나로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는 이와 관련 "북한이 핵실험을 영구적으로 중단하겠다는 진정성을 보여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이 조약(CTBT)에 가입하는 것이다. 노동당 결정서를 통한 정치적 선언, 풍계리 핵 실험장 폐기를 통한 물리적 조치에 이어 국제법적 구속력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 관련 기사 : 김정은의 비핵화 롤 모델은 넬슨 만델라)

지난 1996년에 만들어진 CTBT 조약은 166개국이 비준했지만 아직 발효되지는 않았다. 핵보유국과 개발 가능 국가 등 44개국이 비준 절차를 밟아야 하는데 미국과 중국, 이란, 이스라엘 이집트 등 5개국은 비준하지 않았고 북한과 인도, 파키스탄은 서명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북한이 CTBT에 가입한다면 북한을 제외한 나머지 나라들에게는 상당한 압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 대표는 "북한을 핑계로 CTBT에 가입하지 않았거나 비준하지 않은 나라들은 상당한 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만약 북한이 CTBT에 가입하면 대단히 흥미로운 장면이 연출될 것이다. 핵비확산 체제를 위태롭게 한 '주범'에서 핵비확산 체제 강화에 기여하는 '모범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군축회의에 참석한 로버트 우드 미국 군축담당 대사는 북한의 이러한 입장 발표를 환영한다고 화답했다. 그는 북미 정상회담이 역사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평화와 번영을 누릴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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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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