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민주당 대표와 박지원 민주당 전 원내대표가 통합야당 추진을 위한 절차에 극적 합의를 이뤘다. 각각 '원샷 통합전당대회'와 '투 트랙'으로 맞서던 두 사람이 절충점을 찾은 것이다.
이들은 27일 밤늦게 일단 12월 11일 민주당 전당대회를 열어 통합을 결의하고 12월 말이나 늦어도 1월에는 통합전당대회를 여는 것으로 공감대를 이뤘다.
손 대표는 통합을 자신의 손으로 이뤘다는 '명분'을 챙기게 됐지만 표면적으로는 박 전 원내대표에게 밀린 셈이다. 중재안이 절차만 놓고 보면 박 전 원내대표 측의 '3단계 통합론'에 더 가깝기 때문이다. 다만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새 지도부를 뽑지는 않고 통합만 의결하는 것으로 박 전 원내대표도 한 발 양보했다.
그러나 지도부 선출 방식에 대한 이견은 여전해 진통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통합전당대회는 언제?
손 대표와 박 전 원내대표는 이날 밤 만나 '선(先) 통합결의, 후(後) 지도부 선출'이라는 방안에 공감대를 이뤘다. 각자가 한 발씩 양보한 것이다.
지도부의 통합안에 가장 크게 반대했던 박 전 원내대표가 손 대표 측과 합의를 이룸에 따라 민주당 내 진통은 대폭 수그러들 것으로 보인다.
통합정당의 창당은 혁신과통합이 새 정당을 창당해 민주당과 통합하는 신설합당 방식으로 진행된다. 혁신과통합은 지난 24일 '시민통합당' 창당준비위원회를 구성했고 새달 8일 경 중앙당 창당대회를 치를 계획이다.
민주당도 통합전당대회에 앞서 12월 11일 단독전당대회를 통해 통합을 결의하고 수임기구를 구성해 통합전당대회 준비에 들어갈 것 예정이다. 박 전 원내대표 등 일부에서 지속적으로 제기해 온 절차상 문제점을 손 대표가 받아들인 것이다.
그동안 '원샷 통합전대'를 강하게 밀어붙여 온 손 대표가 한 발 물러선 데는 민주당 내 여론의 흐름 탓이 크다. 중앙위원회 뿐 아니라 지난 25일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도 "통합을 완료한 후 통합정당의 당헌당규에 따라 지도부를 선출하는 '선통합 후경선 방안'"이 다수 의원들의 지지를 받았었다.
손 "의견 모아지고 있다" vs 박 "의견 일치는 아니고 공감대 형성"
손학규 대표는 2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야권통합 방안을 위한 민주당 내 의견과 입장이 하나로 모아지고 있다"며 "대통합의 정신을 살리고 법과 절차를 지켜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고 당내 갈등의 소지를 없애는 방향으로 진전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전 원내대표도 이날 불교방송라디오 <전경윤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손 대표와 의견 일치를 본 것은 아니고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손 대표는 가급적 12월 17일에는 통합 전당대회를 열어 당헌당규를 확정했으면 한다고 했으나 저는 물리적으로 어렵다고 했다"고 밝혔다.
통합전당대회의 개최 일시에 최종 합의를 이루지는 못한 것이다.
통합전대 지도부 경선 방식도 남은 걸림돌이다. 민주당은 당원과 대의원의 의견이 다수 반영될 수 있는 방식을 원하고 있지만 혁신과통합 등은 시민참여형 경선을 주장하고 있다. 통합야당의 지도부는 6명의 최고위원을 경선으로 선출하고 원내대표와 청년대표 등 2명을 당연직 최고위원으로 하며 3명의 지명직 최고위원을 두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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