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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룬 다이아' 의혹 증폭 …'왕차관' 박영준의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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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룬 다이아' 의혹 증폭 …'왕차관' 박영준의 몰락?

배영식 "박영준 재직 시절 주가조작 사건이 판을 쳐"

해외 자원 개발 관련 주가조작 의혹 등에 연루된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의 위상이 한없이 추락하고 있다.

한때 이명박 정부 '권력 사유화' 논란의 핵이었으며, '왕차관', '실세 차관'으로 불렸던 그는 한나라당의 묵인 하에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됐다. 박 전 차관이 연루된 카메룬 다이아몬드 광산 개발 사업 주가조작 의혹은 여야 합의로 감사원 감사를 받게 될 지경에 처했다.

특히 박 전 차관의 국감 증인 채택과정에서 "한나라당 친박계 의원들이 묵인했고, 일부 친이계 의원들은 증인 채택을 강조했다"는 뒷얘기도 흘러 나왔다. 청와대가 박 전 차관 경질을 검토했다는 소문이 돌던 시점이었다. 박 전 차관이 출마를 준비 중인 대구 중남구 현역 국회의원인 친이계 배영식 의원은 박 전 차관이 연루된 자원 외교 실태와 관련해 '저격수'로 나섰다. 박 전 차관의 '정치 진로'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총리실 민간인 불법 사찰 의혹'의 늪에서 가까스로 탈출한 박 전 차관이 이번에는 '자원 외교 비리 의혹'의 수렁에 빠진 것이다. 이명박 정부 출범의 '대주주' 중 한 명으로 각종 '논공행상' 과정에서 이름이 빠지지 않았던 박 전 차관의 위상이 급속히 추락하고 있는 모습이다.

"외교부, 1800만 캐럿을 4.2억 캐럿으로 20배 뻥튀기"

▲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뉴시스
특히 카메룬 다이아몬드 광산 개발 관련 'C&K 인터네셔널(전 코코엔터프라이즈)' 주가조작 사건은 연일 새로운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 김재균 의원이 19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8일 카메룬대사가 외교부 에너지기후변화환경과장 앞으로 보낸 '다이아몬드 개발권 획득(민관합동 자원개발 모델)'이라는 제목의 비공개 문서에서 "주재국(카메룬) 광업국장은 C&K사가 2009년 5월 제출한 최초 탐사보고서에는 1800만 캐럿이 매장돼 있는 것으로 기재돼 있다고 언급함"이라고 보고했다.

당초 외교부는 매장량이 4억 2000만 캐럿(우리 돈 50조 원 상당)이라고 공시한 C&K의 자료를 그대로 인용해 지난해 12월 17일 보도자료를 냈다. 그러나 우리 정부 보고서에 기재된 카메룬 정부 광업국장의 말이 사실이라면, C&K는 1800만 캐럿을 4억 2000만 캐럿으로, 20배나 '뻥튀기'했다는 게 된다. 4억 2000만 캐럿은 전 세계 연간 총 다이아몬드 생산량인 1억 8000만 캐럿의 2.5배에 가까운 양이다.

이 공문으로 추정할 수 있는 사실은, 17일 보도자료를 낸 후 늦어도 11일 후에는 매장량이 4억 2000만 캐럿이 아니라 1800만 캐럿이었음을 외교부가 알게 됐을 것이라는 점이다. 그럼에도 추가로 실사를 하거나 시정하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외교부는 개미 투자자의 손실을 방조하고 키웠다는 의혹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됐다.

"'대박' 홍보하던 시점에 헐값 주식 매각…공무원 로비 자금?"

실제로 17일 외교부의 보도자료 배포 이후 3000원 대였던 C&K의 주가는 다음해 1월 10일 1만6000원 대로 급등했다. 이후 7140원 대까지 급락했지만, 올해 8월 19일에는 1만8500원까지 급등하는 등 등락을 거듭하며 개미 투자자들 상당수에 피해를 입혔다.

민주당 신건 의원에 따르면, 외교부가 보도자료를 낸 시점을 전후로, C&K 오덕균 대표가 신주인수권(워런트) 172만 주를 제 3자에게 헐값에 팔았다. C&K 주가가 폭등하기 전인 지난해 12월 이전 처분단가는 1262원이다. 지난 8월 최고가를 찍었을 때(1만8500원) 매각했을 경우, 약 300억 원에 이르는 시세차익이 가능했다고 계산할 수 있다.

신 의원은 "회사에서 (외교부 등을 통해) 사업 성공 가능성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과정에서 대표자가 상식에 맞지 않는 워런트 헐값 매각을 단행한 것은 회사의 사업 진행과 주가 폭등에 도움을 준 관계 공무원, 또는 특정인에게 부당한 이득을 제공하기 위한 편법이 아니었는가 하는 의심을 가지게 한다"고 주장했다. 주식 등이 정관계 로비 자금으로 쓰였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

민주당 김재균 의원은 "이 사건은 현재 C&K 계열사 고문으로 재직하고 있는 이명박 정부 초기 총리실장을 지낸 조중표 전 실장과, 총리실 비서관 출신인 김은석 외교부 에너지대사, 그리고 총리실 차장 출신인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연루돼 있는만큼 권력형 비리 의혹이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나라 배영식 "박영준 재직 시절 주가조작 사건이 판을 쳐"

국지식경제위 소속 한나라당 배영식 의원은 "2009년 1월~2011년 8월 현재 자원을 개발하겠다고 공시한 기업은 총 17개인데, 이들 기업의 대부분은 금감원의 승인을 받아 거액의 유상증자로 자금을 확보한 뒤 몇 개월 뒤 부도를 내거나 대표이사가 자금을 빼돌려 해외로 도피하는 등 투자자 손실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배 의원이 지적한 시점은 박영준 전 차관이 총리실장으로 임명된 시점(2009년 1월), 그리고 총리실장에서 지식경제부 2차관으로 옮겨 아프리카 자원외교에 전념하던 시점(2010년 8월~올해 5월)과 대부분 겹친다.

배 의원은 이어 "이들 기업은 회사가 파산직전에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광물개발명분을 앞세워 허위공시를 한 뒤 유상증자를 통해 대규모 투자자금을 끌어들였다"며 "특히 이들 기업은 허위정보를 유포 고의적으로 회사주가를 띄워 거액의 시세차익을 챙긴 뒤 파산 수법을 활용했다. 이같은 수법이 판을 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C&K 마이닝과 비슷한 사례들이 포착되고 있다는 것.

특히 배 의원은 "총리실은 자원외교라는 명분으로 지난 2008년부터 9월 현재 20회나 자원외교 출장을 승인해줬는데, 이 출장보고서를 분석하면 대부분 주무부처가 주도하고 총리실은 명분세워주기 위해 고위공무원이 동행하고 있다"며 "어떤 출장은 특정기업 또는 특정인의 이익을 대변하고 이들의 이익을 챙겨주고 있는 것으로 이미 보편화된 소문이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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