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저는 당신의 접대부가 아닌 직장 동료입니다'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저는 당신의 접대부가 아닌 직장 동료입니다'

포스텍 여성 교수, 교내 통신망에 "미투(나도 당했다)" 폭로

여교수 "3년 전 고위 공무원이 택시 안에서 성추행"

 

경북 포항 포스텍(포항공과대)에서도 모 교수가 교내 통신망에 '미투'(Me too·나도 당했다)를 폭로한 글을 올려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이 교수는 26일 포스텍 교내 통신망에 '저는 당신의 접대부가 아닌 직장 동료입니다'라는 제목으로 "교내에서 소수자인 여성 교직원과 여학생에 대한 인식 전환과 사회 약자인 비정규직 교직원 인권을 신장하는 계기를 마련하기를 바라며 이 글을 올립니다"라고 적었다.

그는 "2015년 봄 A 교수에게서 정말 만나기 어려운 정치적 권력을 가진 분이 포항에 왔으니 '예쁘게' 하고 저녁 식사 자리에 오라는 전화를 받았다. 그날 따라 정말 쉬고 싶었지만 네트워킹을 게을리하면 안 되는 처지라 지친 몸을 이끌고 모 식당에 갔다"고 밝혔다.

그는 "A 교수 지인이라는 C씨는 고위 공무원이었다"며 "인사를 나누고 얼마 되지 않아 C씨가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만한 한 정치인에게 전화를 걸어 저를 바꿔줬고 전화를 끊고 폭탄주를 몇 잔 돌려 마신 뒤 A 교수가 저에게 '예쁘게 하고 오라니까 왜 이러고 왔어?', '평소에는 안 그러더니 치마가 이게 뭐야 촌스럽게…'라며 핀잔을 줬지만 분위기를 깨면 예의가 아닌 것 같아 불쾌한 내색을 하지 않으려고 애썼다"고 설명했다.

"식당을 나와 택시를 타고 국제관으로 오는데 C씨가 갑자기 제 손을 잡더니 주물럭거리기 시작했고 손을 빼려고 하니 C씨 손이 제 허벅지 부위로 제 손을 따라 왔는데 마침 목적지에 도착해 황급히 택시에서 내려 더 이상 추행은 피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다음날 C씨가 카톡으로 주말에 서울에 오면 단둘이 만나서 저녁 식사를 하자고 했지만 또 무슨 짓을 당할지 몰라 거절한 뒤 A 교수에게 전화로 사실을 말하고 화를 냈다"며 "A 교수는 자기가 대신 사과한다며 알아서 책임지고 처리하겠다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요즘 미투 운동이 언론에 나오는 것을 보며 그때 일이 떠올라 수면장애와 만성 위장병에 시달리고 있다"며 "내가 우습게 보이게 잘못 행동했는지 반문하면서 수치스럽기도 하고 비전임 교수라서 그런가 심한 자괴감마저 든다"고도 했다.

 그는 이어 "A 교수를 비롯해 저를 동료 교수가 아닌 성적 대상으로 보거나 고용 불안정을 악용해 무료 봉사를 시키는 등 사적인 이익을 취하려는 분들에게 '저는 당신 접대부가 아닌 당신 직장 동료입니다'라고 말하고 싶다"며 "학내에서 다시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기에 저의 아픔을 포스텍 구성원과 공유하기 위해 이 글을 올린다"고 말했다.

포스텍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익명의 제보는 대응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지만 사안 중대성을 참작해 대학 차원에서 즉시 조사에 들어가 진상을 규명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