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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신부' 문정현, 벌금 대신 노역 택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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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신부' 문정현, 벌금 대신 노역 택한 이유

문 신부 "김득중 단식 28일째, 할 수 있는 일이 이것 뿐"

문정현 신부가 벌금 80만 원을 내는 대신 노역을 자처해 수감됐다. 노역은 피고인이 벌금을 내지 못할 경우 하루당 일정 금액을 환산, 그 기간 동안 교도소에 수감되는 것을 말한다.

앞서 문 신부는 2011년 6월 11일 한진중공업 85호 크레인에 올라 고공농성을 벌이던 민주노총 부산본부 김진숙 지도위원을 응원하기 위해 '희망버스'에 참여했다. 이 과정에서 문 신부는 한진중공업에 무단 침입한 혐의(공동주거침입)로 기소됐고, 지난해 2월 부산지방법원에서 벌금 80만 원을 선고받았다.

문 신부는 이러한 판결에 벌금을 낼 수 없다며 25일 저녁 7시 서귀포경찰서에 출두, 이날 밤 9시께 제주교도소로 이송돼 수감됐다. 하루 노역 시 10만 원이기 때문에 문 신부는 8일 동안 교도소에 수감될 예정이다.

문 신부가 노역을 자처한 이유는 쌍용자동차 김득중 지부장의 네 번째 단식을 지지하기 위해서다. 김 지부장은 쌍용차에 해고자 전원복직 약속 이행을 요구하며 평택 쌍용차공장 앞 천막에서 26일째 단식투쟁을 진행하고 있다.

아래는 문 신부가 노역에 들어가기 전 올린 글.

저는 오늘 희망버스 벌금 노역에 들어 갑니다.
지난 2011년 한진 중공업의 정리해고에 맞서
크레인 농성중이던 김진숙을 지원하고 함께 해야 겠다는 마음에 저도 희망버스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벌금 80만 원을 선고 받았습니다.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함께 지키자는 연대가 죄가 될 수 없기에 벌금을 내지않고 버텨 왔습니다.

전직 두 대통령이 감옥에 가고 많은 사람들의 피눈물어린 외침이 헛된 것은 아니었다는 생각도 합니다.
그런데, 쌍용자동차 김득중 지부장은 네번째 단식을 하며
회사의 해고자 복직 약속을 지키라고 위태롭게 하루를 버티며 오늘 25일째가 되었습니다.
예수님의 수난을 기억하는 부활을 앞둔 오늘.
쌍용자동차 김득중을 기억하며 기도 하겠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이것 뿐입니다.
제주도 남쪽은 부쩍 따뜻해 벚꽃이 피고 있습니다.
걱정마시길

2018년 3월 25일
문정현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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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환주

2009년 프레시안에 입사한 이후, 사람에 관심을 두고 여러 기사를 썼다. 2012년에는 제1회 온라인저널리즘 '탐사 기획보도 부문' 최우수상을, 2015년에는 한국기자협회에서 '이달의 기자상'을 받기도 했다. 현재는 기획팀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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