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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가족은 개가 날 무는 걸 보고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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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가족은 개가 날 무는 걸 보고 즐겼다"

[해외입양인, 말걸기] 해외입양의 부정적 외부효과

대부분의 사람들이 미시경제학에 관해 들어본 적은 있지만 미시경제학을 스스로의 삶에 적용하고 있음을 인지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Syracuse대학에서 MBA과정을 이수한 뒤, 나는 미시경제학의 렌즈로 세상을 바라보기 시작했으며 내 가족이 어떻게 소비결정을 내리는지를 살펴보았고 일련의 구매에 따른 실질적 비용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일상적 거래에서 나타나는 대부분의 비용은 충분히 대중에 개방되어있고 투명하다. 그러나 종종 진실된 가격이 생산자에 의해 은폐되며, 비용의 일부를 사회가 지불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부정적 외부효과의 예시로는 중국의 공장을 들 수 있다. 중국 공장들은 대기 오염을 유발하는데 이 오염에 대한 비용은 한국사회로 전가된다. 한국이 부담하는 이러한 비용들에는 호흡기질환의 증가, 높은 의료비용 소요, 삶의 질 저하, 맑고 깨끗한 공기의 감소 등을 들 수 있다. 상품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염은 공장이 지불하지 않아도 되는 비용인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버려진 한국 아동에게 가정을 제공하는 것을 긍정적인 거래로 본다. 그러나 지난 10년간 한국 입양인들이 성장하며 그들 자신들의 입양 과정에 대해 공개적으로 발언해왔고 이 과정에서 공유된 내용들이 모두 긍정적인 것은 아니었다. 나의 경우에는 스칸디나비아 출신의 미국인 불임 부부에 의해 입양되었다. 나는 미국의 중서부 지역으로 이주하였고 정신적 고통, 신체적 학대와 고된 육체노동으로 점철된 힘겨운 삶을 살았다. 나는 입양가정의 농장에서 기르는 소들에게 먹이를 주고 우유를 짜기 위해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도록 강요 당했다. 자신들을 나의 가족이라고 부르는 사람들로부터 나는 매일 질타를 받았으며 그들은 재미를 위해 개에게 나를 공격하고 물게 했다.

사회학 연구자들이 입양에 관한 통계를 산출해내고 조사 결과를 출판하면서 나의 사례와 같은 이야기들은 더욱 많이 수집되고 있다. 정책 입안자들과 입양을 하는 사람들은 인종 간의 입양이 특별하고 복잡한 사회적 쟁점임을 인식해야 한다. 입양은 매우 복잡한 문제이기에 다수의 입양인들은 입양이 언제나 정답이 될 수 없다고 논쟁을 벌일 수 있다. 법률 입안자들은 정책을 수립할 때 입양으로 발생하는 총비용을 계산해보아야 한다. 실제 입양비용은 아동이 외국으로 나가는 한 차례의 거래에 국한되지 않으며 오히려 그 실제 비용은 개인의 인생과 사회적 비용을 통해서 지불된다. 이 비용은 미래의 정책을 결정할 때 고려할만한 가치가 있다.

입양인의 부담 비용 측면에서 보면 많은 입양인들은 자신을 낳아준 가족에 대한 기록을 가지고 있지 않다. 입양인들은 개인의 병력(혹은 가족력)에 대한 정보가 없기 때문에 의술의 도움과 생활양식의 변화로 극복할 수 있는 위험요소를 모른 채 살아가야 하며 이는 불안과 두려움을 유발한다. 입양인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금전적 비용이 추가로 발생하는데 하나는, 입양인들이 정보 부족으로 보험에 돈을 더 쏟아 붓는 비용이며 다른 하나는, 개인 병력에 대한 정보 부족으로 의료보장을 받지 못할 경우 이로 인해 사회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다.

효율성의 측면에서 보자면, 많은 입양인들은 가족을 찾거나 자신들의 정체성과 문화를 알기 위해 수개월에서 심지어 수년의 시간을 모국(한국)에서 보낸다. 일반적으로, 다수의 사람들은 이러한 이유(가족, 정체성 찾기 등)로 수년의 생산적인 시간을 보내지는 않는다.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뿌리나 정체성을 찾기 위해 가정을 이루거나 공부하는 것을 차후로 미룰 뿐만 아니라 고액연봉의 취업기회를 거절하기도 한다.

가족의 부담 비용 측면에서 보면 이 문제의 이면에는 아이를 포기하거나 아이를 외국으로 보낸 한국 가정이 있다. 아이를 포기하는 여성은 종종 남은 삶에 걸쳐 우울증과 정신적 상처를 경험한다. 작가 Carole J. Anderson, M.S.W., J.D.는 저서 『여성의 영원한 학대: 입양 학대』에서 이런 경험을 가장 잘 묘사하고 있다. 작가는 "입양은 고통스러운 장의 끝이 아니라 아이를 궁금해하고, 걱정하고, 그리워하는 삶의 시작이다. 그것은 시간이 치유해 줄 수 없는 상처이다…이는 해결되지 않는 상실이다."라고 저서에서 언급한다. 나는 종종 친자식을 키우는 부모들에게 만약 당신의 자식이 납치당한다면 자식에 대한 생각을 멈출 수 있겠냐고 묻는다. 대부분의 평범한 답변은, 자식을 찾는데 얼마나 긴 시간이 걸리던지 간에 자식을 찾아 나설 것이라는 내용이다. 따라서 자식을 포기하도록 강요 당한 여성들이 긴 시간, 혹은 일생 동안 죄의식과 다른 부정적인 생각들에 사로잡히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입양에 관한 세 번째 문제에는 입양을 하는 (양)부모들이 있다. 이들은 외국에서 온 아이를 돌보면서 벅찬 감정을 가질 수 있다. 입양과정은 애완동물 또는 식물과는 다르게, 부모의 마음이 준비되어있지 않거나 아이에게 만족하지 못할 경우에도 아이를 다시 돌려보내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 또한 입양 부모는 건강에 관련한 위험 부담, 언어 장벽 극복에 대한 스트레스, 그리고 추후 아이가 자신의 정체성과 뿌리에 관해 물어보기 시작할 때 느끼게 될 거부감을 견뎌내야 한다. 많은 경우에 양부모들은 자신의 언어를 구사하지 못하는 아이와 대화하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 그리고 생물학적으로 다른 아이를 다루기 위한 준비에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한다. 당신이 양부모이고 인종에 관한 어색한 대화를 하게 되거나 질문을 받게 될 때 사람들과 아이들에게 뭐라고 설명할 것인가? 아이의 다른 생김새를 이유로 당신의 가족들에게 쏟아지는 사람들의 차가운 시선을 어떻게 견딜 것인가? 많은 부모들이 위와 같은 상황을 헤쳐나갈 준비가 되어있지 않으며 위와 같은 큰 스트레스는 결국 학대와 입양아 유기로 이어져왔다.

한국의 부담 비용측면에서 보자면 과거 50년 동안 한국은 입양을 통해 약16만 명의 아이를, 국제 결혼을 통해 15만9942명 이상의 한국 남성과 8만813명의 한국 여성을 이주시켰다. (이혜경 『국제결혼과 한국의 현실』) 이러한 최근 한국의 아동 및 여성인구 감소는 한국의 타 인종 인구를 증가시키며 문화적 지형을 다시 쓰도록 할 것이다. 한국의 소득 및 해외 교육 증가와 함께 외국인 신붓감을 찾는 최근의 현상(한국 내에서 신부를 찾을 수 없기 때문에)은 해외 여행과 국외 교역을 증가시킬 것이다. 태국, 미국, 유럽으로의 신혼여행은 더욱 빈번해지고 있는데 이러한 세계화 또는 한국의 "평준화(flattening)"는 Thomas L. Friedman의 책 『세계는 평평하다(The World is Flat.)』에서 묘사되어 있듯이 앞으로 더 가속화될 것이다. 이러한 여행 증가로 인해 경주와 제주도와 같은 국내 여행지로의 여행은 침체되거나 줄어들 것이며 이는 한국 지역경제가 이러한 인구학적 변화에 대한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에는 위에서 언급한 잠재적인 수입 손실 외에도 다른 문제가 있는데 이는 인구 감소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미 중앙정보국(CIA) 국가정보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출산율은은 선진국 중 가장 낮은 수치를 보이며 221개 국가 중 210위에 매겨졌다. 이 보다 더 낮은 랭킹을 매긴 UN에 따르면 한국 여성 1인당 출산율은 1.21명으로 이는 세계에서 네 번째로 낮은 수치이다. 이러한 현상은 다양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데 그 의미 중 하나는 한국 경제를 지탱하는 노동인구의 부족이다. 누가 고령화된 인구를 부양할 것인가? 국력 확장을 위한 노동력의 확대 없이 한국은 어떻게 성장하는 글로벌 국가(인구)들과 경쟁할 것인가? 하지만 한국은 계속해서 가장 중요한 자산인 아이들을 외국에 팔고 있고 반면에 외국에서 온 한국입양인들을 고용하는 기업은 거의 없다. 많은 한국 입양인들은 기본적으로 한글을 이해하고 있고, 외국 정책을 한국에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한국 문화에 대해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다. 즉, 이들은 한국이 영향력 있는 글로벌 국가로 유지하게 해주는 임시방편이 될 수 있다.

끝으로, 정책 입안자들은 올림픽 운동선수 토비 도슨(Toby Dawson), 미 상원의원 폴신(Paull Shin), 작가 제인 정 트렌카(Jane Jeong Trenka)와 같은 유명 입양인들의 조언과 이야기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입양인들은 정책 입안자들의 결정이 미치는 영향력을 이해하며 관련집단에 소요되는 비용을 알고 있다. 입양 총비용은 입양을 결정하는 서명을 할 때는 드러나지 않으며, 아이가 자라나고 입양의 의미를 알아차리는 수 년 혹은 수십 년이 지나서야 그 비용이 지불된다. 우리 중 많은 이들이 입양에 관한 현재의 법적, 사회적 이슈를 정확히 알고 있으며 변화가 가능할 때 우리의 조언이 적용될 수 있기를 바란다. 이를 위해 우리는 입양의 부정적 외부효과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Jayme K. Hansen은 한국 청주에서 윤동진이라는 이름으로 태어났으며, 현재 워싱턴 시애틀 근교에서 아내, 두 아이와 함께 살고 있다. 그는 미군 병원 감사원으로 일하는 유능한 군인이다. Syracuse 대학에서 경영(MBA)및 공공행정학(MPA) 석사, Clarkson 대학에서 학제간 사회학 학사 학위를 받았으며, Syracuse 대학의 국가 안보학 프로그램과 United Way의 프로젝트 리드(LEAD) 프로그램에서 인턴십을 실시했다. 그는 NGO와의 협업을 통해 한미친선협회(Korea America Friendship Society) 메달과 미국 적십자의 좋은 이웃상(Good neighbors) 등 많은 상을 수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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