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송월 삼지연 관현악단 단장이 이끄는 북한 예술단이 강릉과 서울 공연을 마치고 북한으로 돌아갔다. 이 과정에서 탈북자인 김련희 씨가 북한 예술단의 복귀 경로인 도라산 남북 출입 사무소에 진입해 자신이 평양 시민이라며 집으로 보내달라고 시위를 벌였다.
12일 오전 10시 30분경 북한 예술단 137명을 태운 버스 및 차량이 도라산 남북 출입사무소에 도착했다. 현 단장은 강종석 출입사무소장 등 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귀빈실로 입장해 30분 정도 환담을 가졌다.
나머지 예술단원들은 버스에서 내려 출입사무소로 진입하고 있었다. 이 와중에 갑자기 탈북자인 김련희 씨가 나타나 예술단이 타고 있던 버스를 향해 달려갔다. 그는 한반도기를 손에 들며 예술단을 향해 "얘들아 잘가"라고 외쳤다.
김 씨의 갑작스러운 등장에 현장에 있던 정부 관계자들은 곧장 달려들어 그를 제지했다. 그러자 김 씨는 "(예술단을) 바래만 주러 왔다"며 저항했다.
현장이 소란스러워지자 예술단 중 7~8명이 출입사무소로 들어가려다가 멈춰 서서 김 씨를 바라봤다. 김 씨는 예술단원들을 향해 "평양 시민 김련희다"라고 외쳤다. 그러면서 김 씨는 "집에 빨리 보내달라"고 소리쳤다.
김 씨의 이런 모습을 본 몇몇 예술단원들은 다소 얼떨떨하다는 표정을 짓기도 했다. 일부 단원들은 김 씨를 향해 손을 흔들기도 했고 "네"라고 대답하기도 했다. 또 어떤 예술단원은 현장을 취재하고 있던 기자에게 "김련희 씨 북으로 가고 싶다는데 보내줘야 하는 거 아닙니까"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 씨는 지난 2011년 탈북해 남한에 거주하고 있는 탈북자다. 그는 탈북 직후 실수로 들어왔다며 다시 북한으로 보내달라고 주장해왔지만 당시 국가정보원은 그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후 그는 본인을 북한으로 보내달라는 내용의 인터뷰 및 기자회견을 꾸준히 가져왔다.
이에 평창 동계올림픽 계기 북한의 예술단과 선수단, 태권도 시범단, 응원단 등이 남한에 내려올 때 김 씨가 이에 맞춰 본인의 상황을 호소하는 시위를 벌일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기도 했다.
그런데 김 씨가 일반인들의 출입이 통제되는 출입사무소에 어떻게 진입했는지를 두고 의문이 커지고 있다. 출입사무소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파주시에 위치한 통일대교를 통과해야 하는데, 통일대교 이후로는 군사 지역으로 일반인들의 출입이 통제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출입사무소의 한 관계자는 "김 씨가 어떻게 통일대교를 통과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현재 정부 당국은 김 씨의 출입사무소 진입과 관련한 진상 파악에 착수했다. 일부에서는 김 씨가 근처 민가 주민의 차량을 얻어 타고 들어 왔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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