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청와대 접견 및 오찬이 10일 오전 11시 시작됐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형성된 남북 관계 개선 움직임이 절정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북한 고위급 대표단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여정 노동당 제1 부부장,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회 위원장,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으로 구성됐다.
이날 오전 워커힐 호텔을 출발해 청와대에 도착한 이들을 현관 밖에서 임종석 비서실장이 먼저 맞았다. 임 실장은 첫 번째 차량에서 내리는 김영남 위원장과 두 번째 차량에서 내리는 김여정 부부장을 차례로 맞은 뒤 이들을 현관 안으로 안내했다.
현관에서 이들을 맞은 문 대통령이 "(어제) 밤 늦게까지 고생하셨다. 추운데 괜찮으셨나"라고 안부를 묻자 김영남 위원장은 "괜찮다"고 답했다.
이어 문 대통령이 김여정 부부장에게도 "추운 날씨에 밤 늦게까지 고생 많으셨다"고 하자 김 부부장은 "대통령께서 마음을 많이 써주셔서 괜찮았다"며 적극적으로 답을 하기도 했다.
간단한 인사가 끝난 후 문 대통령은 김영남 위원장 및 김여정 부부장과 기념촬영을 갖기도 했다. 김 부부장은 다소 긴장한 듯 했지만 시종 미소와 여유를 보였다.
이후 김 위원장과 김 부부장은 조명균 통일부 장관의 안내를 받아 접견실로 이동했으며, 이 때 북측 최휘 위원장, 리선권 위원장도 접견실로 입장해 문 대통령을 기다렸다.
김여정 부부장은 착석 과정에서 김영남 위원장에게 먼저 앉으라고 권하는가 하면, 김 위원장의 의자를 정돈해주며 예우했다.
접견실에서 문 대통령을 기다리는 동안 김영남 위원장은 조명균 장관에게 "서울과 평창의 기온 차이가 얼마나 되느냐"고 묻는 등 날씨를 화제에 올리기도 했다.
곧이어 11시 10분 경 입장한 문 대통령은 최휘, 김영남, 김여정, 리선권 순으로 북측 대표단과 악수하고 인사를 나눴으며 북측 대표단도 미소를 지으며 문 대통령과 인사했다.
북한 고위급 인사들이 청와대를 방문한 것은 지난 2009년 8월 23일 김기남 노동당 비서와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등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북한 조문사절단 이후 8년 6개월 만이다.
이날 접견과 오찬에 우리 측에선 임종석 비서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조명균 장관, 서훈 국정원장 등이 배석했다. 청와대가 미리 발표한 접견·오찬 참석자 명단에 없었던 서훈 원장이 배석한 점이 눈에 띈다. '평창 이후'를 위한 남북 간 의미있는 대화가 오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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