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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승준 "삼성전자 국민연금 지분이 이건희 보다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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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승준 "삼성전자 국민연금 지분이 이건희 보다 많다"

대통령 직속 미래위, 삼성 등 대기업 질타하며 연기금 역할 확대 주장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인 곽승준 위원장이 있는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가 대기업에 대한 국민연금 등 공적연기금의 경영개입을 주장했다.

미래기획위원회는 "대기업·중소기업의 동반성장, 대기업의 미래전략사업이 아닌 중소기업업종으로의 문어발식 확장 등의 문제에 대해서도 정부의 직접 개입보다는 공적 연기금이 보유한 주주권 행사를 통해 접근하는 것이 보다 효율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곽승준 위원장은 "국민연금은 국내 주요 기업의 1·2대 주주다. POSCO, KT, KB금융, 하나금융 등의 최대주주"라면서 "삼성전자 지분(5.00%)도 이건희 회장(3.38%)보다 많다"고 강조했다.

미래기획위원회의 주장대로 공적연기금의 권한과 경영참여는 국제적으로도 날로 확대되가는 추세다. 주주로서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제언 뿐 아니라 지분을 보유한 대기업에 대한 감시, 사회적 책임 추구, 불법적·비도덕적 행위 제어 등 공적연기금의 활동 폭은 매우 넓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남의 나라 일'에 불과했다.

미래기획위원회의 주장은 분명히 일리가 있지만, 임기 말 대기업 압박용이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세무조사 등 최근에 벌어지는 '군기잡기'와 같은 맥락 아니냐는 시각이다.

"삼성전자, 예견됐던 아이폰 쇼크에 당황"

곽승준 위원장은 26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3차 미래와 금융 정책토론회 기조연설에서 재벌 및 대기업을 질타하며 연기금의 역할 확대를 주장했다.

곽 위원장은 "기업이 그 사회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한 조건으로서, 이윤 극대화 뿐만 아니라 공동체에 대한 관심과 유대가 강조되고 있다"며서 "오늘은 자본주의와 시장경제의 기본원리에 충실한 방법으로, 공적 연기금의 건강한 주주권 행사를 통해 우리 경제의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발전을 도모할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선진국의 주요 연기금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좋은 기업지배구조의 정착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 강화를 통한 시장 신뢰를 확보하기 위하여 경영자 협의나 이사후보 추천 등 주주 제안 및 의결권 행사 등의 방법으로 주주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하고 있다"면서 "삼성전자의 경우에도, 현재 국민연금이 2대 주주로서 보유지분(5.00%)이 이건희 회장(3.38%)보다도 많은데, 경영진에 대한 견제와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제대로 해 왔는지 매우 의문시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건희 회장보다 국민연금의 권한이 더 크다는 이야기다.

그는 "삼성전자는 수년 전부터 스마트폰 시대의 도래가 예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핸드폰 시장에 안주해 온 결과 아이폰 쇼크에 당황해 하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국내의 인재와 자원이 집중되고 있는 대기업이 우리 국민들의 미래 먹거리가 될 신수종 분야의 개발이나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에 미온적인 것이 과연 합당한 것인지, 국가 전체적으로 고민이 필요하다 하겠다"고 압박을 가했다.

그는 "우리 경제는 아직 노블리스-오블리주 구현을 위한 성실 납세, 동반 성장 등이 취약하고, 정부의 요구가 있어야 마지 못해 움직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면서 "또한, 우리 경제는 대기업 위주의 과점체제와 수직 계열화의 확대 등으로 경제 전체의 창의력과 활력이 약해지고 있으며, 이러한 문제는 30~40년 시야에서 장기적으로 투자하는 공적 연기금에게도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 내 진보파 곽승준에, MB 의중 실려있을까

그는 "현재 이미 거대 권력이 된 대기업을 견제할 효과적인 수단으로는 자본주의 원칙에 입각한 공적 연기금의 주주권 행사가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못을 박았다.

진보적이기까지 한 곽 위원장의 이날 주장은 상당한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곽 위원장은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이 주창했지만 재계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던 초과이익공유제에 대해서도 힘을 보탠 바 있다. 말하자면 현 정부 내 진보파라는 이야기다.

곽 위원장의 주장에 이명박 대통령의 뜻이 실려 있는지, 이같은 방향으로 실제로 공적연기금이 움직일지는 아직 미지수다. 재계는 물론, 관료집단, 보수 언론의 반발이 만만찮을 것은 불문가지다. 또한 연기금의 주주권 행사 과정에 부당한 정치적 압력을 배제시킬 제도적 장치 역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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